조재호 목사
2002년이 5개월을 지나 6월로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2002년의 6월 한 달은 우리나라로 보면 중요한 달입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월드컵이 6월말까지 진행이 되고, 13일에는 구·시의원과 구청장과 시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는 6.6 현충일과 민족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6.25가 있습니다.
5월이 가정과 가족을 생각하는 달이라면 6월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바른 사회의 기초가 되고 한 국가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한편 거꾸로 국가와 사회가 불안하지 않고 안정되며, 불의하지 않고 정의로우며 어둡지 않고 밝고 비전이 있고 강해야, 그 울타리 안에서 사는 백성과 가정이 보호받고 행복합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우리 개인은 사회와 나라의 울타리 밖에서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자신과 교회를 위해서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사는 백성이지만 이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도 늘 기도해야 합니다.
담임목사가 성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늘 바쁘시죠?"
그럴 때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면, "괜찮아요" 입니다.
늘 바쁘다고 하면서 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바빠서 교회에 못 가요. 나중에 나이 들어 한가해 지면 가보도록 생각하지요'
'지금 바빠서 예배에 참석할 수 없어요' '무슨 일이신데요. 등산가기로 정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죽어 하나님 앞에 불려 갔습니다. 갔더니 하나님 손에 한 권의 책이 들려져 있었습니다. 생명책이었습니다. 이 사람 잔뜩 기대합니다. '그래도 집사람이 가끔 기도할 때 내 기도했으니까'
그래서 하나님에게 물어봅니다. '하나님 저 어떻게 됐습니까?' '미안하다. 네 이름이 여기 없구나. 내가 그만 바빠서...'
우리의 신앙생활은 시간이 남고 한가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결단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서를 통해서 불신앙과 타락으로 말미암아 고난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바로 섬기는 믿음의 옳은 길을 선택하도록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택하신 백성들을 향하신 미래 복된 계획하심과 축복과 비전을 늘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땅에 씨를 뿌리면 내가 비를 내릴 것이다. 광활한 목장에서 가축들을 먹일 것이다. 산과 들에 가로지르는 개울에 물이 흐르도록 할 것이다"
가장 크신 은혜의 말씀은 백성들을 직접적인 말씀입니다. "그 백성의 상처를 싸매시며 그들의 맞은 자리를 고치시리라" (26)
'상처를 싸매고 맞은 자리를 고치리라' 치유의 말씀이 여러분들과 이 나라에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1. 상처 입는 나라, 상처 입은 심령이 있습니다.
상처란 무엇입니까?
상처란 다쳐서 나중에 생긴 자국들입니다.
아이가 방문간에 매달아 둔 그네를 타다가 뒤로 넘어지면서 문지방에 뒤통수가 깨졌습니다. 병원 응급실로 업고 뛰었고 의사가 하얗게 벌어진 상을 꿰매더니 "곧 나을 것입니다. 이마였으면 상처가 보일텐데 뒤라서 머리카락으로 가려지니 다행입니다. "
여자들은 넘어져 다리에 상처 나면 아프고 절뚝거리는 것보다 나중에 상처 남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우리 몸에 남는 상처는 옛날에는 다치고 아팠으나 이제는 다 나았다는 증거입니다.
문경세제 등산 중에 누가 "저것 좀 보세요"해서 보았더니 '상처난 소나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길가에 늘어선 큰 소나무들 밑동에 하나같이 깊게 패인 V자 자국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상처였습니다.
일본이 이 땅을 지배했을 때, 기름이 부족하니까. 소나무 밑동에 V로 깊이 파고 송진을 채취한 흔적입니다. 우리 땅과 마음이 아픔을 당한 상처였습니다.
나라와 사회, 국민이 상처를 받습니다.
몸의 상처보다 심각한 것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상처입니다. 내면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명성왕후' TV 극이 인기라고 하는데 몇 년 전에 '명성왕후' 오페라를 보았습니다.
1894년, 일본 공사(公使) 미우라고로[三浦梧樓]가 8월 2일 일본 깡패를 궁중에 침입시켜서 민비를 난자시해(亂刺弑害)하고 시신은 궁궐 밖으로 운반 소각한 사건입니다.
나라가 힘을 잃으면 검은 수건으로 얼굴 가린 깡패들의 칼 앞에서도 힘없이 무너집니다.
36년 간의 일본 침략은 이 땅과 백성에게 수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6.25의 동족상잔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북이산가족 만날 때마다 눈물 바다를 이루는 것은 묻어 두었던 상처를 씻어내는 한 많은 눈물들입니다.
나라가 엉성하고 힘이 없으면 백성이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습니다.
2.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내면에 남아 있는 상처가 특이한 것은 내가 남에게 준 상처는 잘 기억하지 않지만 받은 상처는 잘 지워지지 않고 늘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내면의 상처를 받으면 그 상처는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결과를 낳습니다.
첫째로 내면의 상처는 상처 입는 그 사람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부모 밑에서 부정적인 자녀가 성장합니다. 야단 맞고 자란 자녀들에게 상처가 자꾸 쌓여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꾸 쓴 뿌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잘못된 가시가 박혀 있습니다.
둘째로 내면의 상처는 그 사람에게서 평안을 빼앗아 가고 상한 감정과 불안을 안겨 줍니다.
셋째로 내면의 상처는 인간관계에 여러 가지 장애를 가져옵니다.
넷째로 내면의 상처는 생명력을 빼앗아 갑니다.
하나님은 상처를 치료하시고 아픔을 치유하시는 전능자이십니다.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출 15:26)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백성의 상처를 싸매시며, 그들의 맞은 자리를 고치시며" (26)
하나님은 우리의 내면 세계를 중시하십니다.
모아서 소유하게 된 재산보다 지니고 있는 육체적인 건강보다 힘겹게 이룬 사회적인 지위보다 일 구워 낸 사업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의 건강입니다.
하나님은 상처를 치유하시고 하나님의 은혜는 그 상처를 승화시키십니다.
믿음이 강한 사람, 은혜로 무장한 사람은 작은 일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아버지 심부름 갔다가 붙잡혀서 구덩이에 빠지고 죽음 앞에서 건짐을 받고, 아버지에게로 가지도 못하고 다른 나라에 종으로 팔려 갔습니다.
평생에 형들로부터 받은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갔겠습니까? 고관 집에 종으로 최선을 다해 살았으나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옥살이했으니 그 얼마나 상처가 되었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평생의 상처와 아픔을 믿음으로 극복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극복했습니다.
"형들 걱정 마시오. 내가 아버지와 가족의 품을 일찍이 떠나 이곳에 오게 된 것은 형들이 팔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 신 것이오. 안심들 하시오"
어떤 사람의 간증입니다.
오래 전 '싫어 마을'에 살았습니다. 일그러진 얼굴, 가시돋힌 말, 짜증나는 말을 들으며 살다가 '무뚝뚝 마을'에 월세로 1년 간 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표정 없고 화난 듯, 대답도 대화도 희미했으며 잘못하면 폭발하는 곳이었습니다. 30대 초반에 '해야지 마을'로 이사를 했습니다. 하지는 않으면서 걱정과 염려와 근심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강에 배를 타고 강 건너 마을인 '서로 마을'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서로를 붙들어 주고 서로 이해하며 서로 위로하는 곳이었습니다. 표정과 말이 밝고 건강, 행복한 마을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당장 아내에게 이야기합니다. '여보 우리 이 마을로 당장 이사 옵시다' 아내가 이렇게 반문합니다. '전세 값이 비쌀텐데' 남편이 이렇게 마무리짓습니다. '땅이 얼마든지 있어서 집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데'
하나님이 용서와 치유 마을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이 돌보십니다.
우리의 믿음을 강하게 만들고 우리를 영적으로 강한 사람되게 하십니다.
믿음으로 남을 용서하고 은혜로 용서받고 치유 받아 건강하게 사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