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의 밤노래
괴테
모든 산봉우리 위에는
정적이 감돌고,
모든 나무 꼭대기 속은
쥐죽은 듯
고요하구나.
숲속의 새들도 입을 다문게지.
기다려라, 머지않아
너 역시 쉬리니.
이 지구상에 수 많은 인생들이 살다갔고, 지금도 수십억의 인생들이 살고 있지만, 삶의 행로는 제각각 다르다. 각자의 인생은 항상 원점에서 자신의 새로운 행로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탄생과 함께 우리는 끊임없이 허공 속 방황하는 미지의 순례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그 어느 날 산봉우리의 정적과 나무 꼭대기의 고요에 도달할 때까지, 그냥 묵묵히 새로운 길을 헤치며 우리는 살아갈 뿐이다. 나에게는 처음 가는 새로운 길이기에 우리의 발걸음은 늘 설레임과 아름다움 그리고 두려움과 고통이 동반된다. 내 삶의 길목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온갖 도전에 열심히 직면하다 보면, 그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안식의 날에 다다르게 된다. 그날까지 우리는 모두 어둔 밤의 숲을 헤쳐 나가는 고독한 방랑자이다. ‘기다리라, 머지않아 나 역시 쉬리라.’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우스트 박사는 권력이나 부, 명예 등 삶의 온갖 즐거움을 누리다가 노년이 되어 다시 한 번 남녀간의 육감적 사랑을 맛보기 위하여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살인 등 온갖 죄악을 저지르게 된다. 그러나 괴테는 이 작품에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수하게 마련인 것이 인생이고, 그러면서도 인간이 성실히 노력하면 끝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낙관적 인생관을 피력한다. 파우스트가 악마와의 계약에 따라 영혼을 빼앗기려는 순간 천사들이 내려와 보위하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른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진하는 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의 영혼은 결국 구원된다.(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