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과 애너하임의 경기는 오늘 양 팀이 통틀어 무려 22개의 안타와 19점을 뽑는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보스턴으로서는 믿고 영입한 제프 수판이 5이닝 7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면서 상대 타선에 농락을 당했고, 애너하임으로서도 올스타 출신으로 올 시즌 0점대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는 불펜의 에이스 케빈 도넬리를 내고도 그가 점수를 허용해 상대에게 리드를 허용하는 등 양 팀 투수들이 정신없이 맞고 있었던 경기. 그 와중에 ‘9회의 지배자’ 김병현이 마운드에 올랐고, 그는 애너하임의 달아오른 타선, 그것도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시즌 8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것. 게다가 그는 앞에 0.2이닝을 스캇 윌리엄슨이 투구하게 만든 뒤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세이브를 기록해, 셋업맨 윌리엄슨-마무리 김병현 카드가 확실하게 성립되었음을 다시 한 번 보였다.
9회초 김병현이 등장해 처음으로 상대한 타자는 팀 새먼이었다. 오늘 두 개의 안타에 타점도 하나 기록하고 있었을 정도로 타격 감각이 좋았던 선수. 그러나 김병현은 초구를 파울로 만들어 낸 뒤, 2구째에 헛스윙 스트라익, 그리고 3구째에는 슬러거 답지 않은 어정쩡한 스윙을 하게 하는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내 3구 삼진을 잡아내며 상대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그리고 오늘 홈런도 기록하고 있던 다음 타자 개럿 앤더슨은 초구에 1루 땅볼로 잘 유도해 투아웃까지 확실하게 처리한 상황. 그리고 역시 오늘 홈런이 있었던 스캇 스피지오를 상대로 해서는 2스트라익 1볼의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아낸 뒤, 4구째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해 쉽지 않은 타선을 쉽게 요리해내는 위력을 선보였다. 보스턴의 34,678명의 홈 관중들은 김병현의 매 투구에 열광과 기립 박수를 보내면서, 그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초반 리드를 잡은 쪽은 애너하임이었다. 2회초 스피지오의 시즌 11호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아담 케네디의 시즌 9호 솔로 홈런으로 추가 점수를 얻고, 3회초에는 앤더슨의 땅볼과 스피지오의 적시타, 그리고 제프 다바넌의 희생 플라이로 5:0까지 앞서나간 것. 그러나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라는 그 화끈한 공격력을 3회말 제대로 보여줬는데, 토드 워커의 땅볼로 1점을 추격한 그들은,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시즌 19호 3점 홈런과 케빈 밀라의 시즌 18호 3점 홈런을 연이어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스코어를 7:5로 역전시키면서 그 위력을 과시했다.
이후로는 일진 일퇴의 공방전 양상. 4회초 데이브 엑스타인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격한 애너하임은, 5회초에는 앤더슨의 시즌 25호 솔로 홈런으로 또 동점을 만들어 내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보스턴이 5회말 매니 라미레즈의 적시타와 데이빗 오르티즈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도망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애너하임은 6회초 바뀐 투수 토드 존스를 상대로 대런 얼스태드의 적시타와 새먼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면서 경기를 다시 9:9 동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보스턴이 7회말 트롯 닉슨의 적시타로 1점을 리드를 잡은 이후로는 윌리엄슨-김병현의 확실한 마무리 조가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 결국 10:9 힘겨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오늘 기대를 모으고 등판한 보스턴의 선발 제프 수판은, 보스턴 복귀전서 5이닝 7피안타 7실점 4탈삼진의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을 보이면서 일단 낮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그가 지난 6번의 등판에서 5승을 거두고 있었고 또 13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었을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기에 아직 속단은 이른 상황. 다음 몇 경기를 더 지켜봐야 그의 정확한 실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는 가르시아파라가 5타수 2안타 3타점, 라미레즈가 2타수 1안타 2볼넷 3득점 1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반면 애너하임에서는 스피지옥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가운데 새먼이 4타수 2안타 1타점, 케네디가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그 뒤를 받쳤지만, 선발 존 랙키가 4이닝 9피안타 9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데다가 믿었던 도넬리도 무너져 아쉬운 패배를 감수해야만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50이닝에서 단 2실점만을 허용하며 철벽 투구를 보였던 도넬리는, 그 이후로는 4.2이닝에서 3실점을 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에이피어의 방출로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그렉 존스는, 오늘 릴리프로 등판해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였다.
첫댓글 와~~~~~~~~~~~ 김병현!!!!
"9회의지배자 김병현"? ㅋㅋㅋ 죵나 머싯네
ㅡㅡㅋ 9회의 지배자..;;;; 암튼 수식어하나는 정말 잘갖다 부치네여;;; 기분은 좋지만-ㅋ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