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것’ 안 하고 회전교차로 지나가면 무조건 과태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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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안 하고 회전교차로 지나가면 무조건 과태료 ‘맞습니다’

김근우 기자 님의 스토리


10년 만에 20배 늘어난 회전교차로
운전자 3명 중 2명, 정확한 통행법 몰라
깜빡이 한 번이 사고를 막는다

사진 출처 = ‘경기도청’

국내 회전교차로는 2010년 108개에 불과했으나 2015년 500개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1,564개, 2023년 말에는 2,525개까지 늘어났다. 불과 10여 년 만에 2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회전교차로는 신호 대기를 줄이고 교통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차량 충돌 시 정면충돌을 피하게 해 사고 피해를 줄여준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 조사에 따르면 설치 이후 교통사고 발생은 평균 30~40% 감소했고, 사망자는 70% 이상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 인식 부족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진입과 진출 시 방향지시등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된다.

회전교차로 깜빡이 미사용, 법 위반시 최대 4만 원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사고의 대표적인 문제는 방향지시등, 즉 깜빡이 미사용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38조는 회전교차로 진입과 진출 시 방향지시등 사용을 의무화한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3만 원, 영상 단속으로 적발될 경우 과태료 4만 원이 부과된다. 승합차는 범칙금 4만 원, 이륜차는 2만 원으로 세부 차등이 있으며, 상용차의 경우 과태료도 더 높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회전교차로의 정확한 통행 방법을 숙지하고 있는 운전자는 36% 수준에 불과하다. 많은 운전자가 “잠깐이라 괜찮다”는 생각으로 깜빡이를 생략하고, 이로 인해 뒤차가 진행 방향을 오해해 추돌하거나 측면 충돌로 이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보행자가 진입하는 순간이라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깜빡이 사용, 단순하지만 사고 막는 첫걸음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사진 출처 = ‘도로교통공단’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피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회전교차로에 진입할 때는 진입 방향을 미리 알리기 위해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그리고 진출할 때는 나가려는 출구 직전에 우측 깜빡이를 켜는 것이 원칙이다. 이 두 가지 규칙만 지켜도 법규 위반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단속 방식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적발 외에도 CCTV와 무인 장비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블랙박스 영상 제보도 단속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한 운전자가 회전교차로에서 깜빡이를 켜지 않고 빠져나가는 장면이 신고되면,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 고지서가 발송된다. 경찰청은 회전교차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영상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 제도가 상대적으로 엄격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영국의 공식 도로교통 지침서의 Highway Code에서는 회전교차로에서 출구 직전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도록 규정하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없어 지키지 않는 운전자가 많다. 미국 오리건, 아이오와, 캘리포니아주 역시 진출 시 신호 사용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약 100~200달러 수준의 벌금을 부과한다.

일부 주에서는 운전 기록에 위반 점수가 부과돼 보험료 인상으로까지 이어진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규정은 분명하지만 실제 단속은 드물고, 주로 면허 교육 과정에서 강조하는 수준이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범칙금과 과태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현장 단속과 영상 단속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제도 운영이 더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운전자 인식이다. 
깜빡이는 단순한 불빛이 아니라, 도로 위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의도를 알리는 최소한의 약속이다.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 억지로 켜는 신호가 아니라, 모두의 안전을 위한 기본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큰 사고를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운전자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