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이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전북은 K리그 22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강한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다. 8월은 클래식 팀들에게 잔혹한 달이다. 왜냐하면 사흘에 한 번 꼴로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에게는 호재다. 두터운 선수층 덕분에 주중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전북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최강희 감독이 창시한 "닥치고 공격" 전술은 이 기본틀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닥공이 기지개를 피고 일어난 시점은 2009년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최감독이 처음으로 K리그를 재패한 해다. 하지만 닥공이 완성된 해는 2011년이다. 전북이 역사상 가장 강했던 시기다. 중동의 과학 축구가 아니었다면, 2006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시아챔피언 자리에 앉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2014년의 전북이 3년 전보다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기세대로라면, 올해 리그 타이틀을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불어 FA컵도 가시권 안에 있다. 지난해 포항스틸러스처럼 더블을 달성할 수 있다.
최감독의 <4-2-3-1>은 각 포지션마다 기용되는 선수의 특색이 매우 뚜렷했다. 왼쪽 날개는 킥과 주력이 좋은 공격성향 짙은 플레이메이커. 오른쪽 날개는 직선적이고 지칠줄 모르는 준마. 최전방 공격수는 타켓 역할과 연계 플레이가 되는 피지컬이 우수한 선수. 양쪽 풀백은 공격과 투지가 넘치는 혈기왕성형 선수. 공격형 미드필더는 자유분방하고 다소간 이기적이지만 기술이 뛰어나고 팀에 창의력을 더하는 선수. 센터백은 다혈질이만 팀을 독려하는 리더형 선수였다. 또한 각 위치에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을 두 명 이상 확보함으로써 전반과 후반 그리고 전반기와 후반기에 동일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성공적인 팀에서 항상 가장 나중에 그 공적을 평가 받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운전대' 역할을 한다. 시야가 열려 있는 상태에서 공격의 방향을 결정한다. 발은 느리더라도 머리 회전은 빠르다. 잦은 경합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몸이 탄탄하다. 경험이 많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선수가 이 자리에 선다. 닥공 시즌1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이었다. 김상식은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고, 재빠른 판단으로 전방을 향해 짧고 긴 패스를 뿌렸다. 정훈은 모든 부품에 윤활유를 뿌려서 연결과 작동이 매끄럽도록 도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신형민과 이재성의 조합이다. 신형민은 김상식, 김남일 또는 지난해의 정혁처럼 상대의 역습 끊기를 자주 시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형민은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을 등지고 교통을 정리한다. 밀도가 낮은 곳으로 공격 방향을 바꾸는 역할에 충실한다. 신형민이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공수 흐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동료들이 상대 진영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닥공의 진화이며, 시즌1과 가장 다른 면모다. 전북은 지난 8월 6일 수원삼성블루윙즈와의 맞대결에서 두 번 실점했지만, 상대 역습 상황에서 터진 골은 없었다.
특히 수원이 오른쪽 측면의 서정진을 활용해 역습을 시도하려 할 때, 전북의 왼쪽 풀백 이주용은 그가 곧바로 돌아서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했다. 결국 서정진은 중앙으로 몸을 틀어야 했는데, 이미 이재성이 이주용을 도우러 왔기 때문에 길 잃은 양이 됐다. 전북은 상대가 중앙선을 넘기 전에 공을 탈취해서 신형민에게 넘겨준다. 신형민은 시야가 확보된 상태로 공을 받고 다시 공격을 시작한다. 쉼 없는 프레싱과 방향 전환으로 공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새로운 닥공이다.
만약 상태 스트라이커가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공을 받으려 한다면 위에서 이주용이 한 역할을 윌킨슨이 대신한다. 이것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실험된 움직임이다. 나는 전주성을 찾을 때마다 윌킨슨의 지나친 전방 압박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시는 전북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근시안적인 생각이 강희대제의 혜안 앞에서 너무나 부끄럽다. 전북이 시도하는 첫 번째 압박은 상대와 몸을 부딪치고 넘어뜨릴 정도로 강하게 가해진다. 우선적으로 공격수가 돌아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상대가 중앙에 위치한 조타수에게 정확한 패스를 넘겨주지 못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012년에 녹색 유니폼을 입게 된 레오나르도는 오랫동안 에닝요의 그늘 속에서 살아야 했다. 에닝요가 전북에서 세운 위대한 업적은 분명히 레오가 넘어야 할 산이다. 입단 첫 해 많은 비교를 당했다. 그러나 이듬해 자신만의 빛을 발했다. 날카로운 킥과 득점력 게다가 순도 높은 정확한 패스는 팀의 많은 득점으로 이어졌다. 7골 13도움. 레오가 2013 시즌에 기록한 20개의 공격 포인트는 위태로운 전북에 큰 힘이 됐다.
갑오년 청마의 해, 팀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레오는 전반기에 교체 투입되는 경기가 많았다. 혹은 선발로 출전해도 90분을 모두 소화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봉동이장은 레오가 집중력을 가지고 짧고 굵게 활약하도록 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다르다. 레오는 에닝요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압박과 팀을 위한 헌신이다. 이전의 전북은 상대에게 몇 골을 내주어도 그보다 한 골 더 넣으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에닝요와 루이스 같은 선수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옛날 닥공은 빠른 역습이 주무기였다. 그러나 신식 닥공은 신속한 압박이 핵심이다. 레오는 열심히 수비한다. 그것은 반드시 높이 평가 받아야 할 대목이다. 또 한 명의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카이오도 수비 기여도가 크다. 후반에 카이오가 교체 투입되면, 이동국은 밑으로 쳐진다. 카이오는 상대 골키퍼와 풀백들을 1차적으로 압박한다. 그리고 공격 상황에서 상대 센터백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어 2선에 위치한 이동국에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수원 전에서 이동국이 터뜨린 역전 결승골은 그 결실이다.
오래 전 닥공은 내려 앉은 팀을 상대로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에워싸고 두들겨 패기였다. 후반에 김상식을 빼고 정성훈을 투입한다면, 이동국과 장신 수비수 한 명을 추가해 세 명의 타워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아드는 크로스에 머리를 들이미는 축구였다. 반면 요즘 닥공은 왼쪽, 오른쪽 그리고 가운데 중에서 빈 곳을 파고드는 머리를 쓰는 축구다. 이것이 진일보한 스마트 닥공이다.
이제 이동국과 함께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플래시 세례를 받을 주인공은 에닝요가 아닌 다른 브라질리언이 될 것이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선수는 레오이며, 카이오도 충분히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카이오가 현재까지 기록한 6골은 녹색전사의 1위 수성에 매우 큰 힘이 됐다.
원문 보기 ☞ G.U.T [목소리] "전북현대모터스의 새로운 닥공 무엇이 다른가? <1>공간과 압박"
사진 출처 : 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 페이스북 페이지, 전북현대모터스축구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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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진짜.. 전북 스쿼드 아직 너무 얇은거 같아요 ㅠ_ㅠ
아직도!? 행복한 비명이 아닐까요. :-) 9월이면 전역자들이 합류합니다!
우리팀 올해는.더블 내년엔 트레블 합니다
지난 포항 전 승리로 K리그 클래식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FA컵에서도 이제 전력을 다하면, 두 대회 석권이 거의 확실한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