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은 예배시간에 계집종이란 단어가 이유도 없이 강하게 뇌리를 스쳤나이다 날 한번도 그리는 불러본 적 없었기에 맞지 않는 옷의 어색함이 첫인상으로 다가왔으나 왠지 의미심장하여 묵상하여 볼수록 마음에 파장이 일어났나이다
계집종이란 말 그대로 낮은 자의 신분으로써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같이 내 영혼의 주인으로부터 은혜 입기를 간절히 바라며 섬기기 위하여 출생한 자이겠지요 그 사랑이 속살에까지 파고들어오는 짜릿함으로 이 땅엣 것들 다 배설물로 여기고 오직 한분만을 바라보리니 내가 없는 상태로까지 온전히 죽어져 자존심일랑 없는 모습으로 사랑하기를 기뻐하는 자이겠지요
사랑받고 있기에 그 사랑의 힘이 심장을 움직여 만나는 이웃에게 생명을 전하고 베풀기를 즐거워하면서 섬기고자 두 팔을 걷는 자이겠지요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영혼을 귀히 여길 수 있다면 왕자님처럼도 공주님처럼도 누구에게든 대할 수 있으리니 이 땅은 비록 그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하늘의 눈만은 그를 알아주시고 임재의 손으로 보살펴 주시겠지요
언젠가 한날은 주의 계시가 사뭇 그리워 자정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다급해지던 중 깜빡 잠이 들었을 때 꿈을 꾸었나이다 시원한 공기가 만져질 것 같은 냉장고 맨 윗칸에 김치 한포기가 덩그러니 올려져 있었는데 옆으로 옮기었더니 바닥에 빨간 양념이 스윽 그어진 것을 보았지요
또 다른 꿈에선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냉장고 앞으로 갔다가 자석처럼 뒤를 돌아다보는 순간 자연바람이 아님이 분명한 신비한 바람이 너그럽고도 재빠르게 불어왔나이다 영혼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주실 것이란 증표로 냉장고를 보이신 줄 믿사오며 일곱번 죽어야 김치가 된다는 말처럼 십자가에서의 온전한 죽음을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리란 놀라운 메세지를 읽을 수 있었나이다
나는 죽고 예수로만 사는 순간 경험해 보지 못한 가장 큰 행복을 맛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을.. 내 안에 내가 사라지는 순간 가장 신선하고 깨끗해진 감각을 느끼는 특별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을.. 내가 없어진 자리에 성령님만 계시는 순간 나와의 싸움이 사라졌기에 아무런 갈등이 없어 놀라운 평강의 도가니에 빠져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깨달았나이다
이러한 순간이 연속될 수만 있다면야 가장 멋진 인생의 수를 사는 축복으로 정신없이 두손 들고 찬송하오리니 최고의 진리를 터득하는 경지에 이른 자는 그의 아름다움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리이다 진정 살기 원하네 예수로 살기 원하네 나의 원함이여 더욱 간절한 빛을 발하라 보좌에 앉으신 왕의 눈에 간택 받으면 우리의 푸르른 침상에서의 은밀한 합궁 입으리 생동하는 진리에 입맞출 때에 아카시아 향내 토하는 영혼 되어 사랑의 생명력이 춤을 추리니 주위를 온통 전염시키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