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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동원 투수 (다른 호칭보다 이렇게 부르고 싶네요.) 의 발인식이 있었습니다.
최선수가 투병 중이라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막상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정말로 아깝고 아쉽고 안타깝더군요.
어제는 퇴근 길에 세브란스 병원 옆을 지나면서 잠시 속도를 줄이고 창 밖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지만
한때는 롯데팀 경기 스케줄에 따라 주말 스케줄을 잡았었던
자칭타칭 롯데 골수팬이었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답니다.
경남고 시절부터 시작해서 연대를 거쳐, 서울 토박이인 저를 롯데 팬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물론 최선수였지요.
김용희 선수도 좀 보태긴 했지만...ㅎ
그랬던 저였지만, 최선수를 비롯한 프로야구 1 세대들의 은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저의 관심도 스러져갔는데
최선수의 타계가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야구에 관한 제 열정(?)을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아래 글은 최선수를 추모하며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 중에서 퍼 온 글인데
읽다보면 84년 코리안 시리즈의 그 때 그 시간들이
그야말로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펼쳐지면서
11번 배번의 유니폼을 입고 역투하던 최동원 투수의 특유한 투구 폼이 눈 앞에 떠오르실 겁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 이하 펌 글 -
단추를 잘못 꿴 시리즈'라고들 말했다.
롯데 강병철 감독은 에이스 최동원을 1·3·5·7차전에 내세워 승부를 걸겠다고 공공연히 밝혔고
객관적으로도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었다.
최동원 외에 규정투구이닝을 넘긴 투수로는
10승9패를 거둔 임호균(任昊均), 6승5패의 배경환(裵景煥) 등이 있었지만
삼성 마운드와는 폭과 깊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삼성에는 뭐니뭐니 해도 19승11패2세이브의 김시진과
16승10패3세이브의 김일융 등 두 거물투수가 축을 이루고 있었고
황규봉(10승2패4세이브), 권영호(6승8패2세이브)도
아직 녹슬지 않은 어깨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롯데 강병철이 최동원을 어떻게 이용하겠다고 카드를 오픈한 마당이라면
그와 맞상대할 투수로 김시진과 김일융 중에서 누구를 고르고,
'거저먹기'나 다름없는 최동원이 빠진 경기는
누구를 내세워 승리를 낚는다는 계산이 나올 법도 했지만
김영덕이 최동원을 상대로 내세운 카드는 김시진이었다.
결과론이지만
롯데타선을 상대로 강점을 가진 김일융을 1번카드로 활용하면서
최동원과 대결시키고 김시진에게 쉬운 승리의 기회를 주었더라면
삼성구단이나 김시진 개인의 운명이 크게 달라졌으리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질없는 결과론이었다.
그보다는 한국시리즈 무대에는 처음 나서는
김시진이 그토록 무참하게 무너지리라고는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당장은 김영덕 감독의 '한국시리즈 징크스'는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1차전]
최동원은 정규시즌에서 삼성에 2승4패3세이브로 미미한 성적을 올렸지만
그래도 롯데로서는 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9월 30일 대구구장 1차전.
삼성은 경기가 벌어지기 직전까지 좌완 권영호를 선발로 내세울 듯한 눈치를 보이다가
결국 김영덕은 김시진을 택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나쁘더라도 신임이 더 가는 곳은 그쪽이었다.
롯데는 2회초 박용성(朴庸成)이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리고
4회초 김용희의 좌월 적시2루타와 적실로 2점을 보태 4:0을 만들며 김시진을 강판시켰다.
릴리프 권영호는 4회 이후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김시진의 선발기용을 더더욱 안타깝게 했다.
삼성도 최동원을 7안타로 두들기며 안타수에서는 타이를 이뤘으나
이날따라 롯데 수비진의 움직임이 기민했다.
4:0의 리드를 안고 수비강화를 위해 박영태(朴榮泰) 대신 2루로 들어간 이광길(李光吉)은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배대웅의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했고
교체좌익수 김재상(金在相)도 장태수(張泰洙)의 안타성 타구를 멋지게 건져올렸다.
삼성은 6, 8회말 2사후 2안타를 연결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번번이 정영기(鄭永基)의 철벽수비에 막혔다.
최동원은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4:0으로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의 완봉승을 기록했다.
[2차전]
10월 1일 대구 2차전. 필승을 기약한 삼성은 김일융을 내세워 8:2로 완승을 거두었다.
장효조는 1:1 동점이던 3회말 2점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고
7회말 포볼 2개를 끼우며 4안타를 집중시켜 4득점, 승세를 굳혔다.
롯데는 좌완선발 안창완(安倉完), 우완 임호균, 좌완 천창호(千昌浩), 우완 배경환을
번갈아 내세워 저항하면서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1패를 당하고
이틀간 휴식을 취한 최동원에게 3차전을 기대했다.
[3차전]
10월 3일 부산 구덕구장.
또다시 최동원-김시진의 선발대결이 펼쳐졌다.
두 투수는 7회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서다 8회말 엉뚱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산발 5안타로 호투하던 김시진이
홍문종의 총알 같은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아 들 것에 실려나가는 불상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제대로 몸이 풀리지 않았던 구원투수 권영호는 8회의 고비는 무사히 넘겼으나
9회말 1사2루에서 정영기(鄭永基)에게 끝내기 좌전적시타를 허용, 3:2로 무너지고 말았다.
정영기는 폭넓은 수비 외에 결정적인 일타로 공격에서도 수훈을 세운 것이었다.
최동원은 이 게임도 산발 6안타로 완투하면서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시리즈 2승째를 올렸다. 완투승
[4차전]
2승1패로 우위에 선 롯데는 임호균을 선발로 내세워 여유있는 경기를 펼쳤고
한발 뒤진 삼성은 김일융으로 필승을 기약했다.
투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장악한 삼성은
5회까지 임호균으로부터 3점을 빼앗으며 승기를 잡아갔고
7회초 송일수(宋一秀)의 솔로홈런, 정현발의 2점홈런 등으로 4점을 보태 70으로 완승했다.
3색 커브(커브, 느린 커브, 더 느린 커브)의 위력을 떨친 김일융은
8이닝 동안 8탈삼진 속에 산발 4안타 무실점으로 가볍게
롯데 타선을 요리한 후 황규봉에게 9회말의 뒷처리를 맡겼다.
이렇게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양팀은 3전2선승제로 좁혀진 서울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5차전]
하루 이동일을 가진 후 10월 6일 잠실에서 펼쳐진 5차전.
이번에도 롯데는 '외길 수순’으로 최동원을 선발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고
삼성은 비로소 카드를 바꿔들었다.
김시진이 3차전에서 당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에
좌완 권영호를 선발기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권영호는 또하나의 좌완 김일융과 2인3각을 이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무쇠팔 최동원은 5회까지 3안타 무실점 행진을 계속했다.
그 사이 롯데는 5회초 한문연(韓文挻)의 솔로홈런과 6회초 적실로 1점씩 뽑아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무쇠팔도 한계가 있었다.
6회말 홍승규(洪勝奎)에게 좌중월 3루타를 허용한 최동원은
장효조에게 중전적시타를 얻어맞아 1점을 뺏겼고
2루를 훔친 장효조 는 적시타로 살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 최동원은 무원고립 상태에 빠진 반면
삼성은 김일융으로 마운드를 수혈,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삼성은 6차전 선발요원 김일융을 끌어다 쓰더라도
이 게임을 이긴다면 6차전으로 시리즈를 종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닌게아니라 삼성은 7회말 1사후 대타 정현발(鄭鉉發)이 최동원과 풀카운트 씨름 끝에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김일융은 무실점으로 3이닝을 막았다.
3:2로 삼성 승리.
이것으로 판세가 완전히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완투패
[6차전]
10월 7일 잠실구장.
일요일의 야간경기는 3만5천명이라는 정원초과의 입장객을 끌어모았다.
잠실의 정원은 3만5백명이었다.
이 게임이 끝난 뒤 삼페인을 터뜨리려는 삼성,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려는 롯데,
그리고 시즌의 마지막 승부를 지켜보려는 팬들은 한덩어리로 어울려
가을의 축제다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삼성은 발목부상 상태가 호전된 김시진이
기어코 1승이라도 올려 에이스로서의 체면을 세우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전날 최동원을 완투시킨 롯데는 어쩔 수 없이 임호균을 선발로 올려놓고
전세를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4회초 빗맞은 내야안타로 나간 홍승규를
이만수가 좌전적시타로 불러들여 순조롭게 끝내기 수순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김시진의 운이 거기까지였을까,
롯데는 4회말 1사후 조성옥(趙城玉)이 4구를 골라나가자
홍문종 김용철 김용희로 이어지는 간판 트리오가
3연속안타를 터뜨리며 3점을 뽑아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투수 로테이션을 돌볼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임호균에게 1승을 맡겨볼 여유 또한 어디 있겠는가.
당장 내일이 없는 롯데 강병철은 리드를 잡자마자
5회초부터 지체 없이 최동원을 투입했다.
그리고 최동원이 그렇게 잘 던지지라고 예상한 사람은 또 어디 있었겠는가.
눈에서 불똥이 튀는 듯한 투지를 보여준 최동원은 젖먹던 힘을 다해
삼성의 강타선을 착실히 막아갔고
대포알 같은 그의 강속구 앞에 여섯 타자가 차례차례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이 그에게서 뽑은 수확은 득점없는 산발 3안타.
롯데 타자들은 최동원의 역투에 대한 보답으로 8회초 집중 3안타 3점을 보탰다.
6-1. 어처구니없는 삼성의 패배였다. 완투한 김시진은 시리즈 2패째를 당하고 있었다.
5회초 등판 승
[7차전]
또 하루의 휴식. 9일 최종 7차전을 기다리는 최동원과 김일융.
3승씩을 챙긴 사람들. 최동원은 어깨가 무거웠고 김일융은 마음이 무거웠다.
때마침 방한중이던 미국 LA 다저스 피터 오말리 구단주의 부인 애니트의 시구로
막을 열고 보니 최동원은 구위가 말이 아니었다.
이틀 전 필사의 기백으로 공을 던지던 때와는 투구내용이 판이했다.
삼성은 2회말 1사만루의 찬스에서
배대웅의 내야 땅볼과 송일수(宋一秀)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선취했다.
롯데는 3회초 김재상의 중전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삼성은 6회말 오대석이 최동원을 좌월 솔로홈런으로 두들겨 4:1을 만들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롯데는
7회초 중전안타로 나간 유두열(柳斗烈)을 한문연(韓文挻)이 우월 3루타로 불러들이고
한은 정영기의 우전적시타로 생환, 4:3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 득점은 한국야구사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가 되는 대역전극을 낳는 전주곡이었다.
이 무렵부터 김일융은 팔을 제대로 치켜들지도 못할 만큼 피로에 지쳐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그를 그대로 마운드에 세워두었다.
이렇게 긴박감에 찌들린 상황을 타개해낼 투수는 삼성 김영덕 감독의 머리 속에는
따로 떠오르지 않았다.
운명의 8회초.
롯데는 1사후 김용희와 김용철이 연속 중전안타로 1·3루에 포진하면서 김일융을 괴롭혔다.
김일융은 연방 덕아웃을 쳐다보며 SOS를 쳤다.
그러나 김영덕은 이를 외면했다.
타석에는 유두열.
전광판에 새겨진 그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20타수 2안타. 겨우 1할이었다.
그러나 그가 힘껏 끌어당긴 김일융의 제3구는
커다란 아치를 그리며 훨훨 날아가 좌측 스탠드 중단에 떨어졌다.
3점홈런.
스코어는 당장 6:4로 뒤집혔다.
김영덕은 그제서야 황규봉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이미 승부는 물건너가고난 다음이었다.
삼성은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입술로 최동원을 압박,
8회 1사3루, 9회 2사3루의 기회를 잡으면서 집요하게 재역전을 노렸지만
최동원은 시리즈 1차전에서 삼진으로 제1아웃의 제물로 삼았던 장태수를
삼진으로 장식하면서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롯데의 품에 안겼다.
삼성은 우승이라는 지상목표를 위해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
파트너를 골랐으나 이 시리즈를 놓친 원인이 바로 그 져주기에 있었다고 반성하고 있다.
완투승
◇ 롯데 한국시리즈 출전자 명단
▲감독=강병철 ▲코치=도위창 이희수 서말구 ▲투수=최동원 임호균 배경환 이진우 천창호 안창완 이문한 조용철 ▲포수=심재원 한문연 ▲내야수=김용철 김용희 박영태 정영기 이광길 김민호 김성호 ▲외야수=김성관 유두열 홍문종 박용성 김재상 조성옥 김석일 김한조
첫댓글 아~ 최동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동원 선수!!!
영원히 잊지 못할 우리 시대 영웅입니다.
고교 야구의 황금기를 거쳐
프로야구의 전성기를 만든...
그러나 야합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반듯하고 올곧고 착한 그에게
세상은 너무 잔인하고 각박했습니다.
야구계의 선비였던...
'아 바보...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를 보내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그와 갑장들인 58년 개띠들에겐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sophee님!!!
그를 기리는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온몸을 이용해서 공을 던지는 무쇠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저에겐 희열과 열정을 주고 우상이였던 분입니다..왜 이리 빨리 가시는지..좋은 곳에서 영원한 야구인으로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타격왕 장효조님의 영면소식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또 투수왕 최동원님이 고인이 되었다니..
야구계의 양대 큰 별이 진 충격적인 소식이었어요.
우리나라에 야구 팬들을 존재하게 한 전설적인 분들인데...아무쪼록 아픔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그 많은 영광을 내버리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후배들의 인권을 위해 선수협의회를 만들려다 삼성으로
방출되고, 삼성에서는 노조는 안된다는 경영철학(?)으로 인해 야구계에서 배척당한 방랑아 최동원...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원칙과 상식의 참다운 프로야구를 위해 고인의 헌신적인 정신은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겁니다!
부디 평안히 영면하소서~~
내가 칠께..니가 던져라..아마 장효조님과 그곳에서도 야구를..
정말 야구를 사랑한 진정한 야구인..업적이야 말할것도 없구요~
앞으로 큰일을 더하셧어야 했는데..넘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