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말이 없고 / 황금찬
얼음이 풀린 논둑길에
소리쟁이가 두 치나 솟아올랐다.
이런 봄
어머님은 소녀였던 내 누님을 데리고
냉이랑 꽃다지
그리고 소리쟁이를 캐며
봄 이야기를 하셨다.
논갈이의 물이 오른 이웃집
건아 애비는
산골 물소리보다도 더 맑은 음성으로
메나리를 부르고
산수유가 꽃잎 여는 양지 자락엔
산꿩이
3월을 줍고 있었다.
흰 연기를 뿜어 울리며 방금
서울행 기차가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도시에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정순이의 마음은
3월 아지랑이처럼 타고 있었다.
이 3월이
두고 온 고향에도
찾아왔을까
천년 잠이 드신 어머님의 뜰에도
이제 곧 고향 3월을
뜸부기가 울겠구나.
고향을 잃어버리면
봄도 잊고 마느니
우리들 마음의 봄을 더 잃기 전
고향 3월로 돌아가리라.
고향의 봄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바람사이 길에서 옮겨 옴-
[ 시낭송 ] 3월의 노래 이강흥 낭송 전필주
https://www.youtube.com/watch?v=1az7FWulpQo
따슨 온기 넘친다
봄 봄 봄
일어나니 다섯시가 넘었다
잠을 푹 잤건만 몸상태는 별로
코감기가 심해질려나?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몸이 지랄 같아 운동하기 싫다
다시 잠 한숨 더
여덟시가 다 되간다
몸이 왜 이러지
관절 마디도 모두 아프다
몸살 감기 들려나 보다
식은 밥 데워 한술
밥을 먹어야 기운 차리겠지
집사람도 감기 들려는지 가래 나오고 삭신이 아프단다
나에게서 옮겨 갔나 보다
어쨌든 이겨내려면 잘 먹어야한다고
아침 일찍 조문 다녀오자니 오전엔 하우스 좀 치우잔다
하우스를 빨리 치워내야 그 자리에 하우스를 지을 수 있겠다
몸살기가 있어 하기 싫은데 저리 하자고 하니 관 둘 순 없고 말 들어야겠지
어젯밤 살짝 이슬비 내렸는지 눈이 녹기시작해 미끄러지진 않는다
동물들 챙겨 주었다
거위가 알을 십여개 낳아 놓았다
좀 오래된 알은 꺼냈다
그동안 추웠기 때문에 알이 얼어 버렸을 수도 있다
얼었던 알은 부화가 안된다
이번에 새로 낳은 알 두 개만 놔 두었다
달걀도 두 개 낳았다
오늘부터 알을 모아야겠다
집사람이 나와서 하우스 안을 치운다
나도 거들어 같이
뭐가 그리도 많이 들어 있을까?
쓰지도 않는 물건은 이번 기회에 모두 없애 버려야겠다
브로크도 열댓장이나 들어 있다
모두 꺼내 한쪽에 쌓아 두었다
못쓰는 예초기 날도 2-30개나 있다
책상도 쇠로 된 다리는 분리하여 버리고 상판은 언덕 비탈에 놓아 두었다
이러면 잡초가 덜 나올 것같다
한쪽 구석에 만들어 놓았던 병아리장도 철거
판자는 비 맞지 않게 안으로 들여 놓았다
새로 하우스 지으면 이걸로 다시 병아리장 하나 만들어야겠다
걷어낸 비닐과 차광막도 개어서 묶어 놓았다
집사람이 야무지게 일을 잘한다
나 그저 건성건성
온몸이 쑤시고 아프니 하기도 싫다
이러다 감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어느 정도 치우고 나니 몸이 지친다
11시가 훌쩍 넘었다
집사람도 더 이상 못하겠다고
그래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못하는 일을 억지로 하다보면 몸이 고장날 수 밖에
12시 넘어 광주로 조문 갔다
내가 넘 좋아했던 형님이 갑작스럽게 떠나다니 꿈만 같다
그 형님은술담배 안하시며 소식하시고 깐깐해 몸관리를 잘하시어 수 하시리라 생각했는데...
참 알 수 없다
인식형님께 전화
왜 필수 형님이 그리 허망이 가셨냐고
병원에 몇 달 입원 하셨었단다
면회 사절이라하여 형님도 만나질 못했다고
어느새 우리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떠날 때가 됐나 보다
건강 관리 잘하시고 올해는 얼굴이라도 한번 보자고 했다
필수형님을 올핸 꼭 찾아뵈려 했었는데 뵙지도 못하고 그냥 떠나 버렸다
보고 싶을 땐 미루지 말고 찾아가 뵈야겠다
장례식장에 가니 형수님이 깜짝 놀래신다
어떻게 알고 찾아 왔냐고
이런 일이 있었으면 당연히 내가 찾아 와야지
영정 사진을 보니 만나면 피식하고 웃으시는 듯한 모습이 떠오른다
한때는 매주 함께 난 캐러, 조개 잡으러 그리도 쏘다녔는데...
퇴직하고 내가 시골로 들어오면서부터 만남이 뜸 해졌다
함께 하지 못한 세월이 10여년이 훌쩍 넘은 것같다
시간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보고 싶을 땐 주저하지 말고 바로 찾아 나서야한다
형님!
아픔없는 천국에서 영면하시길 빕니다
식사하면서 형수님과 지난 이야길 나누었다
하나하나가 새록새록
젊었을 적 그때가 좋았지만 현재도 떠날 때까진 잘 살아 가야겠지
나와 정주고 사시던 분들이 한둘 떠나가니 마음이 넘 아프다
언젠가는 헤어지겠지만 넘 빨리 헤어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네 인생 참 알 수 없다
집에 오니 두시가 넘었다
오늘은 바둑 모임
좀 쉬었다 바둑 휴게실로
김사범님과 재봉동생 김작가 전총무가 나와 바둑을 두고 있다
잠시 쉬고 있으니
김작가가 한수 두어 달란다
나에게 두점 바둑
나의 승률이 좋았는데 지난번엔 1승 1패 였다
화점에 걸쳐가니 한칸 낮은 협공
양걸침을 하여 정석대로 두었는데 바로 또 협공 들어 온다
협공 들어 온 돌을 옆구리 붙여 일으켜 세운뒤 되협공 들어가니 거기서부터 어떻게 받을지 모르고 난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 틈을 타 몰아 부치며 주도권을 잡았다
흑돌을 우격다짐으로 가두었는데 흑이 받는 방법을 몰라 갇힌 돌이 죽어 버리니 더 이상 둘 데가 없다며 투석
흑이 조금만 더 생각해 가면서 두었으면 살아나가는 방법을 찾았을 건데 따라 두다 놓쳤다
협공은 급전을 유도하게 되니 어떻게 두겠다는 자기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협공해야한다
다시 한판
이번엔 화점에 걸치고 2선으로 미끌어져 들어가니 걸친 돌에 바로 붙여 급전을 유도한다
공격하는 방법을 잘 알면 손해가 없겠지만 잘못하면 주도권을 뺏기며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몇 수 두다 받아야 할 곳을 받지 않고 손을 돌려 버려 백이 중앙에 벽을 쌓게 되었다
흑이 갈라친 돌을 살려 나가며 백을 양단해 승부를 보려고 한다
좀 어거지 수이지만 흑이 두자마자 바로바로 놓아 버리니 흑도 따라 바로바로 두어간다
어? 이럼 걸려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급하게 두다 연단수를 보지 못하고 두어가길래 바로 잡아 버리니 투석
내가 빨리 두어도 따라 두질 말고 천천히 생각해 가면서 두라고
상수를 따라 두면 질 수 밖에 없다고
두판을 두었는데 머리가 띵
감기 기운이 있어 바둑을 더 두기 어렵다
집에 가서 쉬는게 나을 것같아 집으로
아래밭에 풀이 넘 많다
어제 사 온 제초제를 뿌려야겠다
농약통에 제초제를 타서 압력을 가하고 코크를 열어 보니 약이 나오질 않는다
저런 겨우내 쓰지 않아 어디가 막힌 것같다
여기저기 분해해 보니 노즐이 막혔다
노즐을 바꿔 끼워 아래밭에 제초제를 뿌렸다
풀이 죽고 나면 퇴비를 미리 뿌려 놓아야겠다
올핸 고추 심을 곳에 계분과 유박을 충분히 뿌려 주어야겠다
작년엔 퇴비가 부족하여 고추가 잘 안되었던 것같다
전총무 전화
식사라도 하시제 왜 먼저 들어가셨냐고
감기 기운이 있어 먼저 들어 왔다며 자네들끼리 먹으라고
빨리 나으시란다
임사장이 준 김만수 프로의 유에스비가 있어 지금 가져다 주겠다고
한사람이라도 더 보면 좋을 것같다
집사람이 오면서 미역국 끓이게 국거리를 사 오란다
정읍식육점에 가서 국거리를 사고 바둑휴게실 들러 전총무에게 유에스비를 주었다
식사하고 가라는 것을 내가 몸이 좋지 않아 안되겠다고
집사람이 사 온 국거리를 넣고 미역국을 끓였는데 맛이 없단다
국거리는 기름기가 좀 있는 양지쪽으로 사야하는데 대퇴부 살을 사왔단다
이건 기름기가 전혀 없어 맛이 안난다고
내가 그걸 알았어야지
또 식육점도 그렇다
국거리라도 맛있는 부위를 써야지 그렇지 않은 걸 쓰다니
뭐 별 수 없지
그대로 먹는 수밖에
입맛 없지만 뜨끈한 미역국 한그릇을 억지로 먹었다
이렇게라도 먹어야 감기가 빨리 낫겠지
유트브 보다가 8시 못되어 잠자리로
몸이 좋지 않을 땐 잠을 푹 자야한다
가로등 불빛이 뿌옇다
새벽 안개 이나보다
님이여!
오늘은 삼일절 106 주년
아직도 우리 주위엔 일제의 잔재가 춤추는 걸보니
그날의 함성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구국의 길을 생각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온갖 만물이 소생하는 춘삼월처럼
님의 가슴에도 힘찬 생명력이 용솟음쳐 오르며
이달에도 늘 건강하고 무탈한 일상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