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요구, 韓은 거부" 조갑제닷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문제와 총선 공천 방식 등을 두고 여권 수뇌부가 갈등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대혼란에 빠졌다'는 표현까지 썼다. 중앙일보는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고 했고, 동아일보는 인터넷판에서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요구...韓 "할 일 하겠다" 거부>라는 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총선을 80일 앞둔 21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수뇌부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자기 정치용 사천(私薦)이 우려된다’며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할 일을 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고 단정적 보도를 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여당 측 주류 인사는 이날 오전 한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그만 물러나야 할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전날(20일) 일부 참모들에게 “한 위원장이 자기 정치용 사천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한 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앞서 사퇴 요구를 받은 직후에도 주변에 ‘당 대표로서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 동아일보의 보도이다. . MBC는 여권 관계자들을 인용, 오늘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여권 주류 인사가 배석한 가운데 한 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 사퇴요구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중앙일보는,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21일 오전 대통령실 핵심 인사와 한동훈 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가 비공개 회동을 했고, 한 위원장이 최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아쉬운 부분 있다” “국민 눈높이”라고 말하면서 여권 내 난기류가 형성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선 한 위원장의 최근 공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동아일보나 MBC보도보다는 덜 단정적이다. 이날 회동을 두고 '여권에서 한 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왔다'라는 보도가 오후 늦게 나왔다. 이에 한 위원장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고, 대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을 기자단에 공지했다. 한 위원장의 입장이 나오자 대통령실도 즉각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대응했고 “이른바 논란이 되는 ‘기대와 신뢰’ 철회 관련해선 이 문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언론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낙하산 공천 논란으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보냈던 기대와 지지를 철회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한동훈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충분하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실에선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 출마자로 깜짝 소개할 때부터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기존 당협위원장인 김성동 전 의원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부르는 등 한 위원장의 ‘자객 공천’이 사천(私薦) 논란으로 번지자 용산에선 “당에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 논란을 원천 차단하며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었다. 국민의힘에선 “김경율 비대위원이 연일 김 여사를 공격한 게 대통령실의 반발을 불렀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이 지난 17일 유튜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한 게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한동훈 사퇴설이 나오는 데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과 한 위원장의 김경율 띄우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수영에 출마하려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는 사기 몰카 취재에 당한 피해자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이용당한 파렴치한 범죄 피해자”라며 “왜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하느냐. 사과는 가해자가 해야 한다”고 했었다. 21일엔 국민의힘 의원 단체 채팅방에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한 이용 의원이 이날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지지 철회’ 취지의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전날에도 이 의원은 ‘사과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단체 채팅방 상황과 관련해 영남권 의원은 “이 의원 글이 올라오자 몇몇 의원이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며 “김 여사를 옹호하는 글 외에 이견은 공개적으로 표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은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원천 배제)를 결정하는 여론조사를 시작하기 하루 전이라 4·10 총선에 출마하려는 예비 후보자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 한 위원장은 취임 전엔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을 강조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오후 “기본적으론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한 위원장의 이른바 ‘자객 공천’에 대한 불만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김경율 비대위원을 내세운다고 공표했었다. 수도권 의원은 중앙일보에 “현역 의원 반발을 한 위원장이 부추긴 꼴”이라고 말했다. 증잉일보는 <총선을 80일가량 남겨두고 터져나온 혼란상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이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 문제를 더 키우면 여권이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