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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이스북 Brian Baewon Koh
이번 현대 + 엘지엔솔 배터리 공장 불체자 단속에 관해서
왜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가장 잘 설명한 글이라서 퍼왔어.
조지아 주의 한국 기업 현지공장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수 백명이 미 이민국 단속에 걸려
구금 중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미국 상황과 한국 기업 상황을 다 경험하고 있다보니,
이번 단속에 대한 저만의 뇌피셜과 함께 이런 방식의 한국
기업 현지화에 우려를 전하고자 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이나 지사를 짓는 게
상당히 늘었습니다.
L모 그룹이 미국법인 본사를 짓는 공사 때부터,
N사의 미국 공장 부지를 알아보는 것, H사의 미국 진출 시도
또 다른 L사의 제2공장, Y사의 공장 등,
미국에서 건축사로 설계를 하는 저에게 직간접적으로
문의나 도움 요청을 보내온 곳들이 몇 됩니다.
현지에 파견 온 분들과 땅도 보러 다니고,
주 정부에 연결해서 미팅도 하고,
전화로 궁금해 하시는 점들 답도 해 주고,
제안서도 써서 계약 얘기도 오가고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한 번도 실제 계약으로 이뤄진 적은 없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들은 얘기들과 현실만으로도
오늘의 단속 사태에 대한 제 나름의 이야기는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요.
우선, 미국에서 돈을 버는 행위를
외국인이 하려면 취업비자가 있어야 하죠.
최소한, 취업비자 절차를 밟으면서
워킹퍼밋이라도 있어야 하죠.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때, 미국 건설사에 발주하고
미국 건설사가 다시 협력업체를 계약해서
공사하는 방식으로 해 보니, 한국 기업 입맛에도 안 맞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발주처 맘대로(?) 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 시공사는 사소한 것도 다 청구하고,
설계 변경하려면 설계변경요구서를 정식으로
한국 기업한테 문서로 받아서 건축사에게 보내고,
건축사는 이것에 대한 비용을 계산해서 청구하고,
이를 다시 발주자인 한국 기업에 보냅니다.
한국 기업은 '어, 이게 뭐지? 이딴 작은 변경도 말 안듣고
왜 우리한테 변경요구서부터 작성하라고 하지?
청구서부터 들이민다고?'라고 반응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제대로 된 건설사나 건축사는
발주자의 문서로 된 설계변경 승인 없인 움직이지 않죠.
서류 오가고 이 견적이 맞냐 아니냐 이러다보면
시간이 훅~ 지나죠. 문제는요.
한국 기업에서 파견나온 "담당자"가
이런 미국 건설산업 규정과 문화를 모른 채,
한국에서 하던 방식만 생각하고 당황한다는 거구요,
그러니 제대로 의사결정을 못합니다.
한국 방식으로 하려다가 안되니,
시간이 늘어지고 결국엔 싸인을 하게 되죠.
그 다음부터는 프로젝트 지연을 책임지기 싫은데,
미국은 이렇게 한다는 걸 습득하게 되니,
설계변경 승인을 따져 묻지도 못한 채 몇 번 합니다.
미국 건설사가 이걸 빠르게 간파합니다.
그 때부터는 설계변경 청구가 더 많이 날아듭니다.
결과요? 공사비가 엄청 늘어나죠.
담당자와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절차를 모른 채 상정해 놓은
공사기간과 예산은 애초부터 무리였던게 80% 정도라면,
이를 간파한 미국 건설사의 이익 극대화 행위가 20% 정도
기여하면서, 결국 프로젝트는 늘어지고 비용도 올라가죠.
이를 경험한 몇 기업들의 소문이 퍼지고,
한국 기업들은 "한국 방식"대로 할 수 있으면서도
미국 절차를 아는 교포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아마 그 과정에서 저도 접촉 대상이 몇 번 된 거 같구요.
그래서 미국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교포분들이
하나 둘씩 한국 기업 공사를 수주합니다.
그리고, 어떤 기업은 아예 한국 협력업체들을
미국에 데리고 갑니다.
정식으로 미국 지사를 설립하게 하기도 하구요,
아니면, 본인들 기업 이름으로 공사는 하면서
협력업체 직원들을 관광비자로 오게 해서 최대 90일
머무는 기간동안 일하고 귀국하게 하죠.
숙식을 제공하더라도, 미국 건설사들하고 일하는 거보다
소통도 잘 되고 일시키기도 좋고
미국 건설노조에 가입도 안 되어 있고,
하청 대금은 한국에서 지급하면 되니까 그렇게 많이들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 업체들이 참 빠르죠.
한국 기업 입장에선 속이 후련한거죠.
그런데, 이게 사실 불법인거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죠.
사람은 한국에서 불러다 쓰고 교포들 회사도 데려다 써도,
미국 현지에서 인허가 받은 도면과 시방서는
어쨌든 영어잖아요. 이 영어도면을 받아든 한국 협력업체들과 직원들. 칫수도 다 인치와 피트로 되어 있고.
게다가, 한국 기업들 중, 제조와 연관된 기업은
제조장비를 한국에서 제조하던 기기들을 발주해서
갖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미국하고 안 맞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쉽게 예를 들면, 한국에서 900 mm 로 제작된 기계가
미국에선 정확히 36인치가 아닌거죠.
그런데 도면은 36인치로 표기되어 있고,
미국에서 구한 부품은 36인치짜리에 연결하는 부품인데,
한국에서 공수해 온 기기는 900 mm니까, 35.43인치.
헉! 하는거죠.
기기는 이미 와 있고, 부품 정도는 미국에서도 생산되는 거니
별 생각없다가 현장에 딱 놓고 연결하려니까 안 되는거죠.
그럼 부랴부랴 35.43인치와 36인치를
연결하는 전환 부품을 주문해서 만들죠.
비용은 늘고, 기다려야 하니 공기도 늘고.
이건 제가 쉽게 설명하려고 만든 얘기지만,
실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 한국 대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 공사를 하려고 주재원을 파견합니다.
많게는 수십 수백명입니다. 공장 기획부터 완공까지 3-4년이 걸리죠. 영어를 아주 잘하는 분들도 있지만,
공사 관리와 발주처로서의 업무를 하셔야 하니
영어보다는 해당 업무의 전문성이 우선시되어
뽑히는 것 같긴 합니다.
이 분들은 영어가 서툰 분들이 많아요.
미국 건설사와 소통이 어렵죠.
법도 모르겠고, 한국에선 되는데 왜 안된다고 하는지도
이해가 안가고. 반대로 미국 건설사 입장에선 말도 안되게 요구하는데다 설명도 잘 못 알아들으니 답답하죠.
그래서, 건축, 회계, 공무, 건설관리를 전공한 한인 유학생들을 찾습니다. 중간 역할 하라고요.
그런데, 한국 유학생들 입장에선 굳이 미국 유학까지 와서
내가 왜 한국회사에 들어가지? 공사 끝나면 나와야 하는 임시직이나 다름없는데? 하며 잘 안 가죠.
더 큰 문제는요. 그렇게 파견나와서 2-3년 버티면서
그래도 부딪히고 익히면서 좀 알만해 지면,
한국 본사에서 부릅니다. 귀국하라고요. 왜냐하면,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래토록 주지 않고,
이걸 돌아가면서 합니다. 다음 주재원으로 뽑힌(?) 직원은
현지에 와서 이전 직원이 겪은 걸 또 그대로 반복합니다.
심지어, 이런 경우도 들었어요. 제2공장을 짓던 기업인데요.
제1공장 지을 때 파견나왔던 팀들이 전부 귀국하고, 제2공장 파견팀이 새로 꾸려졌더라고요. 제1공장 하면서 공사비가 당초 예산보다 1.5배인가 두 배인가 들었다고 하던데,
그 비용들여가며 배웠던 팀은 주재원 생활 접고,
새로운 팀이 들어와서 2공장 하고 있었는데
이미 거기도 비용이 두배를 넘어선 상황에서
제가 간접적으로 컨택이 된 거죠.
저보고 도대체 시공 기간 중 미국 건축사법이나
시공 계약에서의 건축사의 역할, 그리고, 시공사가 제시하는
변경금액과 공기 연장 요구사항이 맞는 지 아닌지를
기술적인 검토는 가능한데 법규적인 그리고 문화적인 검토가
잘 안되니 저보고 해 달라는 요청이었죠.
이미 하루에 수 억씩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니,
저보고 현장에 상주하면서 1년 정도를 관리하는 것을
발주처 입장에서 도와달라는 거였어요.
제가 다른 프로젝트들도 있고, 한국 일들도 있는데
상주하는 건 도저히 못하니, 문서 검토는 원격으로 해도 되니
상시로 하고, 현장은 한 달에 한 번 가서 1주일 상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제안했지만 그 이후 아무 답이 없어
더 이상 그 프로젝트가 어떻게 끝났는지는
듣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미국 시공사가 말을 안 듣는데, 미국에선 건설관리 회사를
발주처의 대리인으로 고용해서 발주처의 입장을 대변하고
시공사를 관리하도록 하는 방식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모 기업은 CM사를 고용했습니다.
발주처인 한국 기업 입장에선
시공사에 휘둘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미국이든 한국이든 사람사는 세상 다 비슷하잖아요?
미국에서 그 시공사와 CM사 간에 연결고리
(대학 동문, 시공사 출신이 그 CM사에 가 있거나 뭐 이런저런 연결고리들)가 왜 없겠습니까?
반면,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꾸준히
건설발주를 하는 고객도 아니고,
한두개 공장 짓고 기숙사 짓고 끝일텐데,
수 십년 관계가 엮여있는 건설사와 CM사가
한국 기업 눈치를 보거나 말을 순순히 듣겠습니까?
그들이 "합리적인 선" 안에서 업무를 하는 방식은,
돈 주고 내 대리인으로 고용했으니
시공사를 잘 주무르겠지 하고 기대했던
한국 기업에겐 둘이서 짜고 친다는 느낌이 든거죠.
제가 좀 과하게 얘기한 것도 있고,
저의 직간접적 경험에 국한된 뇌피셜이긴 하지만,
문화적 차이, 관행의 차이, 법적인 차이 등에서
발생한 일들입니다.
이런 종합적인 것들이, 결국 한국에서 사람들 불러다가
일을 시킨 이번 사태가 된 겁니다.
오늘부로 미국에서 한국행 비행기표가 불티가 나겠네요.
한 공장 공사에서만 3백명이 단속에 걸렸으니,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러 현장이 수 천명일텐데요.
다 일시 귀국시키겠죠.
정부가 나서서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건,
구금된 근로자들을 무사 귀국시키는 일이지,
미국의 이민법을 바꾸진 못할 거구요,
더 나아가서 외교적으로 외국기업투자촉진협정 같은 것에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기업의 공사현장에 관련된
공사인력에는 특별한 워킹퍼밋을
부여한다는 것을 넣어보는 외교력을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이도 미국 내 일자리를 뺏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서
트럼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제부터라도 시공비와 공기를 미국 현실에 맞게 책정하고,
설계 단계부터 시공까지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루에 수 억을 까먹고 있으면서도,
제가 제안한 20억 안팎의 용역비도 많다고 하던
그런 마인드로는 더 이상 안되구요.
한국 협력업체들과의 종속 관계를 이용한 이런 식의 공사는
더더욱 안됩니다. 관광비자로 와서 공사하다가 사고라도 나서
인명피해 발생하면 보험도 안되는 미국 땅에서 어쩌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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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장안에서 인명피해가 있었는데 불체이고
체류에 맞지 않는 비자를 갖고 있어서
신고 할 수 도 없었다고 해. 한달전에 내부고발자가
미국 정부에 신고했고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 정말 최악이라고 진술했대.
아이고 이렇게 된 일이었구나…
기업이 책임져라…
이 글에 따르면 미국 시공사도 과청구를 하는게 문제라면 문제라는거 아니야?
하 그래도 적법한 선에서 해야지 한국인들 미국여행가기 어려워지겠내
헐
역시 한국기업이 문제일 줄 알았어 유투브가면 우리나라 기업이 투자해줬는데 비자를 왜 안내주냐 이런 답답한 댓글 너무 많음 ㅜㅜ
주재원은 대체 왜 로테이션을 시키는거야...? 우리나라 사람들 효율적으로 일하는줄 알았는데 본문보니 그거도 아닌듯 비용 줄이는게 젤 중요한거 아녔어??
몇년 이상 일하면 영주권 신청할 수 있는데 자녀 있는 주재원들은 보통 영주권 따서 미국 현지로 이직하고싶어해서 그거 막으려고.. 한국기업스럽지^^...
@오래오크림치즈와플 22 맞어. 영주권 신청때문이더라. 영주권 신청하려면 경력증명서도 떼야하는데 일부러 안해줌….
현대정도면 미국에서만 사업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알기로도 다른나레에서도 막무가내로 노동자들 무시하고 일하다가 돈 많이 날리고 소송까지 간걸로 아는디 저 방법을 고집하는건 회사가 개 썩어서 그런거겠지 ㅋㅋㅋㅋ
한국유학생 고용하지도않잖아..영주권못해준다고 고용안하던데
F1 비자로 고용 못하지 않아?
ㅁㅈ 대신 E2 비자로 전환해준다고 (유학생들한텐 노예비자라고도 불려) ㅈㄴ 꼬시지 영주권 안된대도 어쨌든 거주는 가능하니 울며겨자먹기로 가는 유학생들 존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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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09월 07일 06시 → 인기글 25위 달성!
와.......
우리나라한테만 현지업체들이 그러겠냐고ㅋㅋㅋ 다른나라 기업들도 저런 거 다 감수하면서 법 지켜서 할텐데 우리나라만 유난떨면서 한국에서 하던 짓거리 그대로 하려 하니까 이 사달이 나지 아 진짜 징그러움
기업들 회장 나와라 하청에 떠넘기지 말고
시공/건설 현장에서 안전 장치없이 저런 식으로 일을 시키다니.. 결국 돈 안쓰고 ㅈ대로 하고 싶은 기업 탓이네
한국식으로 하다가 제대로 좃된거맞네..
한국이 한국했네 진짜.... 책임져라 기업이... 이참에 기업문화도 바뀌어야됨
헐..
개빡치는게 이래놓고 뭐 하나 잘못되길 기다렸다는듯 정부탓이다 대국민사과 해라 이러니까 너무 짜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