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를 입양한지 3년 3개월 됐는데 어제 9월 9일 오전 9시 30분 경 고양이 별로 떠났습니다.
병명은 신우신염으로 인해 췌장염이 발생했고 급성신부전증이 발생하면서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이 추론을 했는데 전 믿어지지가 않아서 오후에 제가 아는 의학박사를 만났습니다.
대체 왜 죽었는지 이해가 안가서 추석인사를 하려고 방문하면서 바비가 죽은 원인을 알아봤습니다.
사람의 경우, 신우신염은 바이러스로 감염된다고 합니다. 감기바이러스가 신우신염을 일으켰는데
이게 췌장염을 유발했다고 합니다. 췌장염은 사람도 신중하게 치료해야 하는데 만일 신우신염과 췌장염이 같이 왔다면 치료하기 힘들었을거라고 하네요. 지난 주 목요일부터 구토를 하길래 사촌형인 수의사에게 물었는데 밥을 물을 말아서 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구토를 이틀간 심하게 하고 토요일에는 밥을 안먹고 물도 안먹어서 일요일 아침에 충현동물병원에 입원해서 췌장염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그날 저녁에 복부초음파를 찍었는데 콩팥에 염증이 보였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수액에 항생제를 섞어서 투여를 했는데 크레아틴이 13점대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크레아틴이 13점대면 신장기능은 10%미만으로 남아있다는 얘기입니다. 고양이는 신부전증을 많이 앓습니다. 사람은 13점대면 요독증이 와서 현기증, 구토, 메스꺼움, 수면 장애 등 온갖 장애가 발생합니다. 이럴 경우 동정맥루 수술을 통해 긴급혈액투석을 한 뒤 항구적인 혈액투석 또는 복막투석을 통해 요독증을 완화할 수 있는 신대체요법을 시행합니다. 한데 고양이나 강아지는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사람처럼 혈관을 찾기가 쉽지 않고 투석을 견딜 체력이 안됩니다.
크레아틴 수치가 수요일 조금 떨어졌다가 저녁부터 폐부종이 오고 알부민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알부민을 이틀에 걸쳐서 투여했는데도 크레아틴 수치가 다시 오르면서 신장이 망가졌다는 결론에 달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병원을 방문했더니 호스피스를 하라고 권하더군요. 만 48시간을 케어했지만 숨이 헐떡였습니다. 일요일에 바비를 아는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바비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어제 아침 9시 30분 전후로 마지막 숨을 내뿜고 고양이 별로 떠났습니다. 8월달에 특별히 이상한 건 없지만 평소보다 밖으로 안나오고 TV뒤로 숨는다든지 밥을 좀 안먹는다, 기침을 좀 한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정말 특별히 아픈 느낌은 없었습니다.
바비가 죽은 다음 다른 고양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아롱이천국에서 화장을 하고 이제 집에 돌아왔습니다. 제가 가장 이뻐한 고양이, 막내딸처럼 여겼던 바비가 떠나니 멘붕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여름에 17년을 키운 포미는 폐렴, 위양성종양, 장염, 신부전증 진단을 받았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항생제 투여와 약물치료를 통해 이겨내고 살아남았는데 바비는 못이겨냈습니다. 포미는 피똥을 싸고 밥을 안먹는게 눈에 띄게 보여서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강아지는 자기가 아프다는 걸 외부로 표현하는데 고양이는 끝까지 숨기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바비를 화장하고 오면서 아내와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조건 8살이 넘은 아이들은 일년에 한 번씩 피검사와 폐사진을 찍어서 잔여 신기능과 몸상태를 확인해보자고 했습니다. 올해는 17살 요크셔 포미를 빼고 코카 초코와 코숏 미미가 8살이 됐습니다. 이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바비사진들을 보면서 "왜 못알아 봤을까" "조금만 일찍 알아서 병원에 갔다면 살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저를 짓누릅니다. 지난 10년간 요크셔 미미와 아파트 입구에서 구조한 요크셔 가을이를 보냈고 어제는 2016년 6월에 입양한 샴고양이 바비를 보냈습니다.
허탈합니다. 3.2킬로 나가던 막내딸 바비가 세상을 떠나니 정말 허탈합니다. 어깨에 걸치고서 산책을 나갔고 가방에 넣어서 제주도 비자림을 같이 걸었던 추억이 생각나는 거에요. 팅커벨 회원님들은 자기들이 아끼는 아이들이 죽었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같이 있게다고 약속했고 태어날 때 같이 있지는 않았지만 죽을 때는 반드시 같이 있게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아플 때 아이들이 곁에 있었기에 암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처럼 아프면 아프다고 얘기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강아지처럼 아프다고 표현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키우는 총 8마리 중 샴 바비를 떠나보냈고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17년 이상된 요크셔 포미를 올해나 내년에 떠나보내야 합니다. Pet Loss는 정말 극복하기 어려운 병같습니다. 샴 바비를 막내딸처럼 사랑했고 아꼈습니다. 하나님께 바비를 살려주시라고 기도했지만 정말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닌 하나님이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바비를 떠나보내면서 마음이 찢어집니다.
첫댓글 바비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고양이별에서는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하길..
바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을 드립니다. 바비는 2016년 2월에 동구협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고양이입니다. 그후 입양센터 고양이방에서 돌보다가 알렌님이 입양을 하신 후 3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생활을 하다가 고양이별로 떠났네요.
구조당시부터 나이가 꽤 많았던 바비를 잘 돌봐주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신 알렌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음 잘 추스리시기 바랍니다.
바비는 가족들과의 행복했던 추억들만 가지고 고양이별로 긴 여행을 떠났을거예요. 알렌님 가족분들 모두 기운 내세요.
마음이 아파요~
너무 자책마세요,많이 노력하셨어요.
바비를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주셨어요.바비가 고양이별에서 그 사랑을 기억하며 행복할 거예요.
알렌님 무슨말이 위로가 될까요.. 바비는 알렌님 덕분에 너무도 행복했을거예요 힘내세요
바비가 갔군요.. 저도 작년 봄에 갑작스레 고양이 베리를 떠나보내고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도 이 글을 읽으며 우리 베리가 떠올라 눈물이 나네요.. 펫 로스를 이겨내는 방법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남아있는 다른 아이들이 있어서 기운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달까요?
작년에 베리를 떠나보내자 마자 수의사쌤께 남아있는 오목이, 블리 건강검진 해달라고 했더니 우선 제 마음부터 추스리는 것이 먼저라시더라구요.. 올 초에 두 아이 건강검진 싹 했네요. 고양이들이 워낙 티를 안내서.. 집사가 미리 챙겨서 케어 해줘야 하는 것 같아요.. 두서없는 댓글이 되어버렸는데 가족들, 남아있는 아이들과 함께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제가 관리하던 학생동아리가 있습니다.
그학생이 이런말을 하더군요
어릴때부터 동물과 함께 자랐습니다.
강아지 .고양이가 항상 함께였는데
어머님께서 사람의 평균수명이 동물보다 긴것은
잘돌보다 잘보내줘야하기때문이라고
순간 머리를 쎄개 맞은것 같았습니다.
바비가 사는동안 잘 돌봐주시고
또 잘떠나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비가 떠나는 순간까지 외롭지 않고
알렌가족님들 사랑 가득 품고 소풍길 떠났을겁니다.
글 읽는내내 마음이 너무 너무 아픕니다.
저도 두냥이 집사 입장으로. 어제 큰녀석이 토를 해서.
너무 놀랬었거든요. 힘내세요.... 뭐라고 위로에 말씀을 드려야 할지...
항상 아이들을 먼저 떠나보낸다는걸 알면서도 막상현실이 되면 그 슬픔이 얼마나
큰지.. 바비가 가족분들 사랑 기억하며 떠났을겁니다. 남은 아이들 생각하시고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어떤 말을 해야 위로가 될까요....
바비를 아끼고 사랑하고 의지하셨던 그 맘이 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ㅜㅜ
저도 급성신부전으로 강아지를 잃고 한동안 아무데서고 아무때고 울면서 지냈었답니다..
근데 급성신부전으로 신장기능이 얼마남지 않았을태 의사쌤이 그러셨어요.
아이가 굉장히 고통스러울거라고...
나는 맘이 찢어질듯 하지만 그래도 우리 똘인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겠구나.. 생각하니 조금이나마 견디기가 낫더군요..
바비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으니 넘 자책하지 마시고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막둥이 바비도 그걸 바랄거예요..
바비가 아무 고통 없이 즐거웠던 기억 행복했던 추억들만 생각하며 가족들 천천히 오라고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어요. 글만 읽어도 바비에 대해서 무척 아끼고 사랑하셨다는 게 느껴져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생각하게 됩니다. 바비가 건강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어떤 위로도 잘 전해지지 않을 것을 알아서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