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약, 보덕사태 외길선택의 양면성대한약사회(회장 김구)가 보덕메디팜의 한양대병원 앞 약국개설 시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 동안 추이를 관망해 오던 약사회가 도매업체 대표의 친인척 약국개설을 금지하는 법 개정까지 추진하겠다는 등 본격적인 개입의사를 밝힌 것은 강력한 승부수로 읽히지만, 거꾸로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오히려 도매자본의 약국개설을 허용하는 명분을 주는 꼴이라는 점에서 대약은 외길을 가게됐다.
약사회 "도매자본 약국 진출 싹 자른다…고발할테면 하라"10일 약사회는 2010년도 최종이사회를 통해 성동구약과 보덕메디팜 임맹호 대표와의 갈등을 도매자본의 약국개설이 표면화된 사례로 규정하고 약국개설 시도의 즉각적인 중단과 함께 강도 높은 대응방침을 천명했다.
최종이사회를 통해 약사회는 ▲도매자본의 약국개설 불가 및 엄정 대처 ▲보덕메디팜의 약국개설 시도 즉각 중단 ▲도매업체 대표 친인척 약국개설 금지 약사법 개정 추진 ▲도매직영 의심약국 조사 및 리스트 공개 등을 공식 입장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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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대한약사회가 최종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배포한 공식 입장 |
이 자리에서 김구 회장은 "도매자본에 의한 약국 개설은 어떤 형태로도 불가하다"며 "약사법을 개정해서라도 도매업체 대표의 친인척 약국개설을 금지토록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인춘 부회장은 발언의 강도를 더욱 높여 "보덕메디팜 사태는 (도매자본의 약국 개설이라는)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대표적 사례"라며 "지역 약사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한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것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대응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약권을 세우기 위해 우리가 의지를 보여야 할 때가 왔다"며 "전국적으로 도매 직영이 의심되는 약국을 철저히 조사해 명단을 공개하고 설사 공정거래법에 위반돼 고소를 당하더라도 불매운동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약사회, 보덕메디팜 사태 공식 개입…"약사회 힘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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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최종이사회를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한 초강경 대응입장을 공식화했다. |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개입을 자제해 오던 약사회가 강도높은 대응방침을 천명하고 나선 것은 해당 부지의 소유권이 약사 출신인 임 대표의 두 며느리에게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사실상 약국 개설이 기정사실화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 대표가 부지 소유권자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사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도매업체 대표가 아닌 약사와 약사회가 약국 개설 여부를 놓고 맞붙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성동구약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지에 약국이 개설될 경우 향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도 중앙회 차원의 개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가 보덕메디팜의 약국개설 시도 중단과 함께 도매업체 대표 친인척의 약국개설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서울시약사회 이사진의 도매자본의 약국개설 반대 결의에도 불구하고 임 대표가 오히려 성동구약에 법적 대응 등으로 역공을 가하면서 자칫 약사회가 도매업체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일정부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 이광민 정책이사는 "약사 출신 며느리가 소유권을 획득한 것은 결국 성동구약의 우려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 같은 행위를 한다는 것은 도매업체의 문전약국 개설이 상당히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박인춘 부회장도 "보덕메디팜 문제는 분업 이후 도매가 약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의 문제"라며 "도매가 숨어서 약국을 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도록 힘을 보여줘야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성동구약, 약사회 개입에 고무…"박인춘 부회장에 100% 공감"약사회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그 동안의 활동에 불구하고 불구하고 약사 출신 며느리의 부지 소유권 획득 등으로 다소 궁지에 몰려있던 성동구약은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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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동구약 양호 회장 등은 이번 사태에 대한약사회가 개입할 것을 촉구하며 약사회관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약사회가 도매업체 대표 친인척의 약국개설 금지로 사실상 약사 출신 며느리에 의한 약국 개설까지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하면서 임 대표와의 갈등이 명분있는 싸움으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약사회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매 직영 의심약국들을 조사해 불매운동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보덕메디팜에 대한 성동구약의 거래중단 유도 활동 등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양 회장은 "일단 대한약사회가 전면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보고 있다"며 "최종이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는 없었지만 박인춘 부회장이 100% 입장을 대변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결국 이 문제는 회원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결 여부가 달린 것 같다"며 "법적인 문제 보다는 그 동안 약국과 도매가 공유해 온 정서와 도덕적인 선이 무너지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규정했다.
보덕메디팜 사태, 도매업계 전체로 '불똥'…임맹호 대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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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맹호 대표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성동구약에 법적 대응 입장까지 밝힌 바 있다. |
반면 약사회의 개입으로 약사 출신 며느리들에게 해당 부지의 지분을 완전히 이전하는 것으로 논란의 핵심에서 한 발 물러서고자 했던 임 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약사회의 결정으로 인해 자칫하면 보덕메디팜과 임 대표가 도매직영 약국개설의 대표적인 사례로 약사 회원들에게 각인될 수도 있다.
더욱이 약사회가 이번 사태를 특정 업체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도매업계 전반의 직영약국 개설로까지 확산시키면서 도매협회 부회장으로서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약사회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도매직영 약국들을 조사해 리스트를 공개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현실화 할 경우 도협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협 거래질서위원회 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임 대표가 약사회와 도협의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이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대한약사회의 개입이) 부담이 안된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시각차는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임 대표 "부지 소유권자는 약사 며느리들…약사회에 해명할 것"특히 임 대표는 약사회의 약국개설 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지의 소유권자는 약사 출신 며느리들로 도매 자본의 약국개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최종이사회 직전 임 대표의 두 며느리들이 회의장에 나타나 부지 소유권자는 자신들로 보덕메디팜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전달한 것도 이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에 임 대표는 약사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즉각 호응해 구체적인 약사회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약사회가 도매 직영약국 개설을 차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자신은 이와 무관하며 약사회가 언급한 직영약국의 개념도 해석에 따라 달리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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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약사회 최종이사회에 앞서는 약사인 임 대표의 두 며느리들(사진 좌측)이 약사회관에 직접 나와 이사들에게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각 성동구약도 이사들에게 호소문을 전달하며 피켓시위를 진행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
임 대표는 "약사회가 약사 출신 며느리의 약국 개설 중단하라는 것인지 우선 구체적인 입장이 무엇인지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약사회가 입장을 설명하고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그러나 "약사회의 뜻은 결국 도매 직영약국을 막겠다는 것이고 이번 논란은 직영약국 개설과는 엄연히 다르다"며 "우리나라 약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약사회가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일단 설명을 들어보고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이후에 약사회의 입장을 수용할 것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의견이 좁혀진다면 적정선도 마련될 것이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답을 할 시기가 아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