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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좋은 술이다. ‘막 걸러내어 만들었다’해서 막걸리라는 한량 느낌 물씬 풍기는 어원부터가 감동이고, 남녀노소에서 ‘소’만 빼고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아가페 혹은 겸애(兼愛)와 버금가는 넓은 아량 또한 예술이다. 비만 내리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막걸리를 떠올리며 침을 흘리니 한국인에게 막걸리는 피할 수 없는 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걸리가 암을 유발한다면?
전통막걸리는 자연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발암물질 따윈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막걸리의 약 80%는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바로 인공첨가물 ‘아스파탐’이다.
1965년 미국의 한 화학자가 만들었다는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가 넘는 단맛을 낸다. 덕분에 낮은 칼로리로도 단맛을 즐길 수 있어 ‘제로콜라’를 만든 1등 공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MSG가 그러하듯 인공첨가물은 건강에 해롭기 마련이다. 아스파탐 또한 신경손상과 뇌손상을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롭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하지만 과거 미국에서 임산부가 담배를 피워댔던 것도 ‘해롭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미 외국에서는 아스파탐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애초에 술에 아스파탐을 넣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기도 하다. 아스파탐이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를 마셔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다행히도 국내에는 아스파탐이 들어가지 않은 막걸리가 있긴 하다. 전북 태인의‘송명섭막걸리’, 전남 함평의 ‘자희향’,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 국순당의‘국순당 옛날 막걸리’ 등 4가지가 그것들이다.
송명섭막걸리나 자희향은 시중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다. 둘 다 특정 식당에서만 판매하거나 택배로 손수 주문해서 마셔야 한다. 나이 지긋하신 애주가 분들에게는 어울리지만 젊은 도시인들에겐 별로다. 오히려 느린마을 막걸리나 국순당 옛날 막걸리가 차라리 낫다.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의 제품이 모두 ‘기업이 만든 술’이긴 하지만 아스파탐 무첨가 막걸리는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공장냄새가 덜하다.
‘국순당 옛날 막걸리’는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도 전통누룩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시중 막걸리는 우윳빛을 내기 위해 일본식 쌀누룩을 사용하지만 국순당 옛날 막걸리는 송명섭막걸리처럼 전통방식인 밀누룩을 사용해 진한 볏짚색을 띤다. 전통누룩을 사용한 덕분에 다른 막걸리에 비해 10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갈증해소에 좋다.
‘어차피 술 마시면 건강에 해로운데 아스파탐이 좀 들어가면 어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스카이다이빙이 목숨 걸고 하는 스포츠라고 해서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진 않는다. 마찬가지다. 이왕 즐기는 술, 덜 해롭게 마셔서 나쁠 건 없다. 아스파탐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막걸리가 있다는데, 기피할 이유 또한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