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인구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우려는 단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당면한 현실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구의 위기는 이미 지난 80년대 이후 합계 출산율이 1명대로 떨어지면서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이 같은 추세는 전후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드는 2020년을 기점으로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베이붐 세대의 은퇴가 몰고올 이 시기의 급격한 변화와 충격을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물론 저출산과 고령화는 전국적 혹은 전 지구적 현상인 동시에 가장 구체적인 지역의 문제다. 특히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인구의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지난 70, 80년대의 인구의 도시집중에 따른 급격한 인구 감소에 뒤이은 제 2차 충격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강원도에도 전 방위적인 여파가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위기의식과 대비가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지역의 교육거점의 붕괴는 인구의 위기가 몰고올 변화 가운데 하나이자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령인구(6~21세)는 지난해 914만여 명에서 2060년에는 488만 명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이미 대학이 양적 조정의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 같은 여파는 전 교육과정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올해 강원 도내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만1645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638명이 줄었다고 한다. 미래의 세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근본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초등학교 가운데 19곳은 신입생이 아예 없고 입학생이 1명인 곳도 28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의 경고대로 절망적인 상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교육문제만 해도 그저 변화를 뒤좇기에 급급한 처지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과 자치단체가 최소한의 교육거점을 확보할 창조적 발상과 장단기 종합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앉아서 최악의 순간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