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해저탐험

김씨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추락하는 중이였지만.    김씨는 점점 푸른 바다를 향해 공중에서 떨어져갔다.    물에 빠지면 죽지는 않을 것이다. 김씨는 떨어지면서 곧 맞이하게될 푸른 바다를 보며 생각했다.    뭘 잘 못 먹어서 이렇게 공중에서 바다로 추락하게 되었는지 김씨는 몰랐다. 뭘 잘 못 먹어서 이토록 어지러운지.    결국 김씨는 바다에 빠졌다. 충격도 없었다. 마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다이빙을 하듯이    김씨는 깊고 푸른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김씨는 이내 숨이 가빠지는걸 느끼며 수면으로 올라가려고 하였으나 어쩐 일인지 팔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허우적 거리며 김씨는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간 익사할것이라고.    김씨는 상황이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물이 났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있을까.    갑자기 하늘에서 바다로 추락하다니. 비현실적이였다. 김씨가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될 무렵.    김씨는 한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이것은 꿈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말이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김씨는 바다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올라가고 싶었던 수면을 올려다보니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구름은 바다와 같이 푸르고 구름은 조용히    그 위를 수놓고 있었다. 김씨는 이 꿈이 마음에 들었다. 어찌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꿈을 꾸면서    그것이 꿈인걸 알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해저탐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김씨는 바다로 점점 들어갔으며 여러가지 생물들을 보았다. 오색빛이 나는 물고기들과 크고 아름다운 돌고래들.    심지어 무서운 상어들 조차도 김씨와 함께 수영을 하였다. 은빛이 나는 작은 물고기떼들이 하나의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고 햇살을 받은 산호들은 불꽃놀이보다도 화려한 우주사진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황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좀 더 깊이 해저로 들어가자 어둠이 찾아왔다. 김씨가 어둠속을 계속 헤치고 나가자 멀리서 빛이 보였다.    커다란 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수박보다 큰 진주가 빛을 내고 있었다.    점점 가까이 다가가니 그런 조개가 한둘이 아니였고 진주들이 내는 빛으로 바다가 환하게 밝아졌다.    김씨가 영롱한 빛에 취해있을 무렵. 인어가 다가왔다. 정말 아름다운 미인이였다. 미인이라고 표현하기 부족하여    여신으로 표현해야 할 만큼 아름다운 인어가 김씨와 함께 춤을 추었다.    김씨는 무척 행복했다.    많은 인어들이 나타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물속에서 다른 액체를 마신다는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김씨는 그들이 주는 달콤하고 맛있는 술도 받아 마셨다.    김씨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갑자기 큰 오징어가 다가왔다.    커다란 머리에 다리가 다섯개인 오징어가 촉수를 휘둘러 김씨를 잡아서 때리기 시작했고          " 컥! 컥! 와악! "    " 이제야 정신이 드나보군. 응 ? "    " 이새끼 지독한데요 형님 ? "    " 봐봐. 또 기절한거야 뭐야 ? "    김씨의 뺨을 후려치던 사내가 조그마한 손전등을 들고 김씨의 눈에 비추기 시작했다.    " 동공이 좀 풀린거 같기도 하고.... "    " 뭐야 ? 이새끼 정신차릴때까지 또 후려쳐! "    " 원 오줌을 갈기고 뺨까지 갈겨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다니 "    계속 되는 싸대기에 김씨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 헉...헉...무슨... 누구...? "    김씨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짐과 동시에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자신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사내 둘을 올려다보았다.    " 하... 이새끼 봐라.  계속 해 "    " 네 형님 "    부하로 보이는 사내가 김씨의 머리채를 붙잡고 다시 변기물에 처박기 시작했다.    " 이새끼야. 빨리 빨리 끝내자. 어서 니 통장 비밀번호를 불어! "      김씨는 다시 해저로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빌며 계속해서 변기물에 머리가 처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