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운전을 하다가 깜빡이 표시도 하지 않고 갑자기 차 바로 앞으로 끼어들어오는 차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항상 방어운전을 하고자 전후좌우를 살피고 안전거리를 확보하기에 이런 일로 사고 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한동안 방향지시등 위반 단속을 집중적으로 한 적이 있었지요. 2년쯤 전으로 기억됩니다. 안전벨트, 운전 중 통화 등 집중단속 목표가 정해지면 다른 위반 건은 대부분 간과해 버립니다. 이 모든 것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들임에도 말입니다. 한정된 인력으로 단속을 하려면 특정 위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이 이해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집중단속 기간 중의 해당 단속 내용 건수를 채우기 위하여 거기에만 집중하고 다른 위반사항을 지나치는 건 잘못된 일이라 생각됩니다. 재작년 11월, 경부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로를 변경한 승용차 때문에 뒤따라가던 관광버스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었지요. 기본을 지키는 일이 생활화되어 있어야 하건만 대부분이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사회는 기대난망인 걸까요? 신호조작 불이행으로 딱지를 끊긴 분들은 대부분 좌회전 신호 시 방향지시등 미사용에 따른 법규 위반 건입니다. ‘어차피 좌회전 신호인데 굳이 깜빡이를 켜야 하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좌회전 전용 시는 물론이고 직좌차로 진입 시에도 방향지시등으로 진행방향을 꼭 알려야 합니다. 몰라서 못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알면서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이처럼, 당연히 해야 하지만 ‘다 아는 데 그걸 왜 해?’ 하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는 일들이 헬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냥 일회성의 서운함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쌓이고 쌓여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한이 되기도 하고 사이가 멀어지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주고받는 말로 예를 들면, ‘감고미안’이 그렇습니다. 말 안 해도 알 거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를 너무나 과감히 생략해 버리시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벗에게, 이웃에게, 동료, 선후배에게 너무나 이런 말에 인색합니다. 특히 가족 간에 ‘사랑합니다.’란 말을 지나치게 아낍니다. 윗분들께 ‘존경합니다.’란 말 또한 너무 아낍니다. 좌회전 차선에 있으면 당연히 좌회전하는 거니 좌측 깜빡이를 넣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인간관계법은 없지만 있다면 이 또한 위반 사례가 되겠지요. 부처님과 가섭존자 정도의 분들이 아니면 ‘염화시중의 미소’는 통하기 어렵습니다. 심심상인, 교외별전, 불립문자도 도 깨우치신 분들께나 통하는 얘기입니다. 자동차 운전에 있어 신호가 소통 수단이듯, 관계에 있어서 말과 표정, 행동이 소통 수단입니다.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 게 이런 말입니다. 진정성까지 담으면 더 좋겠지만 최소한 말만이라도 그리 하다보면 서서히 진정성이 담기게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위안은 됩니다. 돌아보면 저 또한 이런 표현에 서툴렀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주변분들께 더 자주, 더 많이 이런 말씀들을 건네야겠습니다. 진솔하게 다가서야겠습니다. 진정성을 담아서 말입니다.
서두에 깜빡이 관련 말씀을 드렸으니 관련법규를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도로교통법 제38조 1항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 우회전, 횡단, 유턴, 서행, 정지 도는 후진을 하거나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또는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주행 중 차선을 이동할 시 일반도로에서는 차선 변경 30m 전부터, 고속도로에서는 100m 이상 전부터 방향지시기를 조작하여야 합니다만 열에 아홉은 그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는 셋 정도는 켠다고 하네요.
인생살이에는 이런 법규가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만들어가는, 마음이 지키는 심법이 있을 뿐입니다. 자연에는 이런 이치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자연을 찾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안식을 얻습니다.
오랜만에 공기 맑은 날, 금오산 올레길을 돌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1289581356
도개 문수사 너럭바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맑은 기운을 느꼈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1285755932
이런 마음을 품고 어제는 말년휴가 나온 아들, 어학연수 준비 중인 딸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평소라면 닭살 돋는다며 마음 속에만 품었던, 아끼던 말을 원 없이 했습니다. “우리에게 자식으로 와 줘서 고맙다.”, “반듯하게 커 줘서 고맙다.”, “말 안 해서 그렇지, 언제나 사랑과 믿음이 넘치는 것 알고 있지?”... 마냥 좋았습니다. 평소보다 더 훈훈했습니다. 이러한 말들의 효용을 실감했습니다.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모셔온 글)===============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듯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두려울 것도 더 바랄 것도 없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된다.
열매가 자라기 시작하면 꽃잎이 떨어진다.
영혼이 자라기 시작하면
우리의 약한 모습도
그 꽃잎처럼 사라진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일이다.
몸이 불편한 이
영혼이 가난한 이
부유하고 비뚤어진 이
버림받은 이
오만한 이까지도
모두 사랑하라.
진정한 스승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사랑은 우리 영혼 속에 산다.
타인 또한 자신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람은 오직 사랑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