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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09
씬1. 종혁의 집 전경(마당에서 본)
씬2. 종혁의 거실1
종혁 : (미스 장 앞 세우고 내려오는)....
장 : 서재에 계세요.
종혁 : (서재 앞으로) 아버님.
최회장 : (E) 그래.....(잠시 있다가 나와서 앞 서 주방으로)
종혁 : (따르고)
씬3. 주방.
@ 들어오는 부자.
@ 미스 장은 표안나게 뒤로 움직이고 제천댁과 노여사 아침상 마무리 중.
노여사 : 어서 오세요 회장님.
최회장 : 식당 개업했어? 뜬금없이 어서 오세요는 뭐야. (웃지는 않지만 부드럽다)
종혁 : (조금 비죽이 웃고)
노여사 : (남편 말에 대꾸/집안에서 조끼는 벗어 주세요) 매일 아침 똑같은 손님 싫증나서 말이라도 새로운 기분 들려구요.
최회장 : 싫증나기는 마찬가지야. (제천댁 뒤에서 웃고) 웬 재첩국이야. (앉으며)
노여사 : (종혁도 앉고/앉으며) 한 동안 안 드셔서 올려보내라 그랬어요.
최회장 : 잘했군. (밥그릇 뚜껑 열며)
노여사 : 칭찬 받으니 좋으네요. (뚜껑 열며) 먹자.
종혁 : 네...
@ 식사 시작하는 세 사람
@ 잠시 조용히 먹기만 하는데.. 간난아이 울음 소리가 시작된다.
종혁 : (먼저 듣고 엄마 보는)
노여사 : ? (하고 제천댁 황급히 뒤로 들어가고).....(최회장 눈치 보는)
최회장 : (아직 모르고)....
노여사 : (눈치보며 먹는데)
아예 불이 붙은 듯 울기 시작
최회장 : ?....이게 무슨 소리야.
노여사 : 무무무슨 소리기는 간난쟁이 우는 소리네요.
최회장 : 이 집에서 간난쟁이 우는 소리가 왜 들려.
종혁 : 제천 아줌마 딸이 해산했대요 아버님. 몸조리할 데 마땅치 않아서 어머님이 데려 오라 그러셨나봐요.
최회장 : ....(가만히 아내 보면서)
노여사 : 여기가 애 엄마 친정인 셈 아니에요.
최회장 : 쯔쯔쯔쯔 (애 울음소리 아웃)
노여사 : 제천댁이 좀 잘해요. 벌써 우리 집에서 몇 년이유. 그만한 편의쯤 봐주는 게 인간의 도리구
최회장 : (오버랩) 좌우간 끊임없이 물어 들인다 끊임없이 물여드려.
노여사 : 그 대신 여자들은 다 빠졌어요. 모두 다 일자리들 찾어서 갔어요.
최회장 : 아들이야 딸이야. (오버랩)
노여사 : 아들이에요. 당신 한 번 보시겠수? (벌써 일어나려 하며) 애가 아주 대장군감이에요.
최회장 : 앉어 밥 먹어. 내가 그앤 봐서 뭘해.
노여사 : (도로 앉으며) 그럼 식사 끝나구 보시겠어요?
최회장 : 당신이나 실컨 봐. (하는데)
E 아이 울음 소리 다시 시작
노여사 : 아니 회장님 진지드시는데 왜 자꾸 애는 울려어. (일어나면서) 애가 울면 뭐가 불만이라 우는지 이내 알어야지 원
(벌써 뒷방으로 가며) 이 사람들 뭐 하는 거야.
최회장 : 살판 났다..
종혁 : (웃는다)
최회장 : 오늘은 뭐하니.
종혁 : 그 동안 밀린 잠이나 자려구 아무 것도 안 잡았습니다.
최회장 : 그럼 실컨 자구/오후에 니 사촌들 모아 저녁식사나 하지.
종혁 : ...(보는)
최회장 : 만나지 꽤 되지.
종혁 : 네..알겠습니다.
씬4. 지현의 마루.
지현 : (씻으러 나오는데)
@ 긴 교자상은 이미 치워져 있고/초희와 진이 둥근 큰상 펴면서 다리앙 먼지 걸레질 하고 있다)
지현 : 왜요. (왜 그래요)
초희 : 일어났어요? 아버님이 큰상 답답하다구 하셔서요...
좀 나가 보세요. 사슴 한 마리가 도망가서 새벽부터 그거 찾느라구 난리에요.
지현 : 어떻게 도망을 가요?
초희 : 사슴 집 딸 몇십 년에 어이구 참..
지현 : (현관으로 가면서) 철망 손 계속 보는데두 심심 찮게 도망가니 말이에요.
초희 : 계속 손 봐두 어떻게 그 철망을 다 봐요. 허약한 데 있기 마련이지...
@ 진이는 괜히 제 쥔 것 같다.
씬5. 집 밖.
지현 : (내려오며) 사슴 도망갔다면서요.
지현모 : (웅숭거리고 서 있다가 돌아보며) 일어났어?
지현 : 아버지는.
지현모 : 애 찾으러 가셨지.
지현 : 어디서 찾어. 찾는 거 보지를 못했는데...
지현모 : 그렇다구 안 찾구 가만 있을 수는 없잖어. (차 소리/돌아보며) 들어 오신다.
@ 들어와 멎는 소형 트럭.
@ 지태 운전대에서 내리고 아버지 같이 내린다)
지현모 : 없지요?
지현부 : 없어...뭐하러 나와 섰어. 아까부터 줄곧 그러구 있었던 거야?
지현모 : 언제 쩍 모양 동네 누가 보구 알려나 주면 모를까 손재수루 생각하세요.
지현부 : (아내와 지현 쪽으로) 무슨 불만 있어 뛰쳐나간 게야. 밥두 잘 주구 다 잘 해 주는데.
지현모 : (피식) 가둬 논 게 불만이지 다른 불만 뭐 있으까.
지현부 : 들어가. (나중은 딸에게) 들어가자 춥다. (해 놓고/철망 건드리고 있는 지태에게) 얘애 놔두구 들어 와.
대충 손질해 놨으니까 괜찮아 아침 먹구 손 보면 돼. 한수 놈은..
지현모 : 헤매구 다니겠지요오.
지현부 : (집으로 움직이며) 들어가 들어가.
씬6. 민경의 주방
이모 : (아침 식탁 차리면서) 언니 내려 오라 그래. 엄마두 나오시라 그러구.
민지 : (토스터에 빵 집어 넣다가 도로 빼며) 알았어요. (나간다)
씬7. 거실
민지 : (나와서 안방으로 가 노크하며) 아침이요. (해 놓고 이층 계단으로)
씬8. 이층 거실
민지 : (민경의 방 앞으로 와서 노크하려는데)
민경 : (E) 우웅웅웅웅 웅웅웅웅웅 (이불 쓰고 우는 소리)
민지 : ? (문 연고 들어간다)
씬9. 민경의 방
민지 : (들어오면서 보면)
민경 : (시이트 위에 이불까지 덧 덮었다. 머리 끝까지 올리고 개구리처럼 엎어져서 으드드드드드 떨며 우는)
민지 : (시이트 끌어내리며) 응? 왜 그래.
민경 : (시이트 잡아 올리며) 몸살 났나봐...온 몸이 쑤시구 춰어. 아파. 아파 죽겠어.
민지 : 얼마나 아픈데 울 정도야. 아이구 참 웃겨 죽겠네 무슨 의사가 그래. 어디 봐. (피하는 민경 이마에 손 대보고 놀라서)
열이 이렇게 심한데 뭐하구 있어. 약 안 먹었어?
민경 : 우웅웅웅웅
민지 : 울긴 왜 울어 울긴...몸살에 죽니? 별꼴 다 보겠다 진짜. 가만 있어 약 갔다 주께. (하며 서둘러 나간다)
민경 : (시이트 젖히며 괴롭게 우는)
씬10. 주방
민지 : (빠르게 뛰어들어오며) 언니 심하게 아파요. (서여사는 식탁에 앉아서 신문 보는 중이다 보고 이모는 상차리다 보고)
서 : 아퍼?
이모 : 술병 났구먼.
서 : 술병이라니.
이모 : (아차 했다가) 아 간밤에 잔뜩 취해 갖구 들어 왔더라구. 언니 자느라 몰랐지.
민지 : (그동안에 약 먹을 물 준비하며) 술병 아니구 몸살같아요. 열이 펄펄 나는데 뭐. 엉엉 울면서 아퍼. 웃겨.
이모 : 심하게 아픈 모양이네? 너무 아프면 울음나지 그래. (민지 따라 나가려)
서 : 누구랑 마셨는데.
이모 : (돌아보며) 이서방이 데리구 들어왔던데?
서 : (일어나며) 상이나 봐. 하는 짓이라구는 암튼. (나간다)
이모 : ...(잠깐 있다가 움직이며) 감기구먼 뭐. 감기 오면 몸살은 자동케이슨 거구...예방접종 안했나?... ...
(놓았던 국그릇들 냄비에 도로 쏟으며 혼잣소리) 덜 끓었는데 차라리 잘 됐네. 잔소리 각오했는데...
씬11. 민경의 방
서 : (민경 이마 만지면서) 언제부터 이런 거야.
민경 : (떨려서) 으으으으으 몰라 (고개 옆으로 틀면서) 자다가 시작했나봐.
서 : 끌끌끌끌 그러게 술은 왜 먹어. 의사가 아프면 어떡해. 남들이 웃어.
민지 : 의사는 사람 아닌가. 약 먹어 언니. (민경은 계속 떨고)
서 : 약 보다 주사가 빠르잖아.
민지 : 주사 놀 줄 아는 사람 어딨어요.
서 : 이서방은 뒀다 구어 먹니 삶어 먹니.
민지 : 형부 올 때까지 내버려 둬요 그럼? 일어나 언니. 일어날 수두 없게 아퍼?
서 : (일으키며) 일어나 일어나. 먹어두자.
민지 : (약 주고)
민경 : (약 넘기고)
민지 : (물 대어주면서) 그래두 이제 울지는 않네.
서 : (쓰러져 눕는 민경) 이서방 주사 준비해 갖구 오라 그래.
민경 : 내버려 두세요오....
서 : 아껴서 뭐 할려구. (이마에 또 손 올린다)
민경 : (엄마 손 잡아 내리고)
서 : 가만 있어 봐.
민지 : 약 먹은 지 삼초됐어. 벌써 안 내려요.
서 : ? (민지 흘기는) 체온계 갖구 와봐. 체온 재 봤어? (민지 움직이고)
민경 : (엄마에 연결) 됐어요..약 먹었으니까 이제 내릴 거야.
서 : 아프면 사람을 부르지. 왜 생으루 혼자 앓아. 이건 뭐하는 물건야. 뭐 좋은 거라구 애를 병이 나도록 퍼먹여.
민경 : 이 서방 잘못한 거 없어어. 술때매 아니에요.
서 : 그럼 뭣 때매야. 피곤한데다 술까지 퍼먹고 저항력 약해서 탈난 거 아냐 결국.
민경 : (쓴웃음) 엄마 아는 것도 많으네..
씬12. 거실
민지 : (약상자에서 체온계 꺼내들고 계단으로 돌아서는데)
E 비디오 폰.
민지 : (움직이며) 내가 열어요......(현관문 열며) 오셨어요?
강욱 : (들어서며) 굿모닝.
이모 : (벌써 내다보며) 안 굿모닝일세. 이서방 죽었다.
강욱 : ? 무슨 일 있어요?
민지 : 형부가 언니 술 퍼먹였다면서요. 언니 병났어요. 형부 꼼짝없이 뒤집어 쓰게 생겼단 뜻이죠머. 엄마가 그냥 넘어가겠어요?
이모 : 그냥 넘어갈 사람이니?
민지 : 올라 오세요..
강욱 : (이모 잠깐 보고 민지 따르는데)
이모 : 지가 마셨다 그래. 입 벌리구 들이 분 거 아니라구. (하고 주방으로 아웃)
@ 계단 오르면서
강욱 : 어떻게 아픈데.
민지 : (앞 서 올라가며) 몸살인 거 같아요. 열이 많아요. 약 먹였어요.
강욱 : ...
씬13. 민경의 방
민지 : (들어오며) 형부 왔어요.
서 : (돌아보며) 얘한테 무슨 술을 그렇게 먹여.
민지 : 엄미가 먹었지 형부가 뭐 입 벌리구 들이 붰겠어요?
강욱 : 죄송합니다. 제가 좀 볼께요..
서 : (못 마땅하지만 그래도 비켜주고)
강욱 : (민경 옆으로 오며) 약 뭐 먹었어.
민지 : 해열제죠 머.
강욱 : (민경 얼굴 만지며) 체온계 좀 줘.
민지 : 네.
서 : (민지와 함께) 내 뭐랬어.
씬14. 시내로 들어오고 있는 지현의 차안.
지현 : 어 현경아 나 좀 늦어. (전화중)
현경 : (F) 왜 늦는데?
지현 : 약속 있어. 열한시 쯤이면 될 거야. 너 뭐해?
씬15. 작업실
현경 : 니 시납시스 내 놓구 첫 씬을 어디서 시작할까 궁리 중야.
지현 : (F) 그래 좋아 열심히 궁리해.
현경 : 너 들어올 때 프린터 잉크 좀 사갖구 올라와.. 다 된 거 같아.
씬16. 차안
지현 : 알았어. 이따 봐.
현경 : (F) 엉 끊어.
지현 : (전화 접는다)
씬17. 민경의 거실.
이모 : (계단을 향해서) 내려 와 아침 먹어요오. 국 식어어어어
씬18. 민경의 방
민경 : (링거 꽂고 누워있는 고개 딴 쪽으로 돌리고) 내려가요. 이모 소리 지르잖아.
강욱 : 내려 가세요. 열 내려가고 있어요.
서 : (의자에서 일어나며 못 마땅해 죽겠다) 휴진이라는 전화는 한 거야?
민지 : 했어요.
서 : (나가고)
민지 : 형부두 아침 잡숴야죠.
강욱 : (보며) 난 됐어 괜찮으니까 내려가.
민지 : 우리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세요.
강욱 : ? (얘기하면 안되잖느냐는 눈짓)
민지 : 괜찮아요 언니한테 말했는데요 머. 우리 아버지 전화 받으시는 목소리가 달라졌어요.
힘없는 노인한텐 역시 돈이 힘이에요. 유산 받으면 갚아 드릴께요.
강욱 : 됐어 안 갚아두 돼. (민지 나가고/민경 옆에 앉으며 민경의 얼굴에 손대는 얼굴 틀려고)
민경 : (그 손을 야멸차게 때리면서 벌떡 일어나며 마구 아무렇게나 강욱을 때리는데 눈물 범벅)
강욱 : (몇대는 별수없이 맞을 수 밖에 없고/민경 손 잡으며) 진정해 주사 빠져 진정해.
민경 : (상관없이 팔목 잡힌채 이 악물고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강욱 : 가만 있어. 주사 빠진다구.
민경 : (몸부림 멈추고 노려 보는)
강욱 : .....(보다가 팔 목 놓고 주사 체크하는데)
민경 : (다른 주먹으로 강욱 머리를 모질게 갈겨 버린다)
강욱 : ....(얻어 맞고 안 보는채)
민경 : 이중인격자.....소름 끼쳐.
강욱 : .....(가만히 보는)
민경 : 그렇게 좋대? 어디가 좋대. 어떻게 해주길래 그렇게 정신 없대 이 돼지야. (소리는 극도로 억눌러서)
강욱 : .....(보며)
민경 : 다시 안 볼 생각하면 들어가? 정신이 없었어? 뭣때매 정신이 없어. 마약같대? 마약에 취한 거 같대?
강욱 : (시선 피하며) 누워. 아무 생각 말구 잠 자. 곧 졸릴 거야 자는 거 이상 좋은 약 없어.
민경 : 누가 먼저 꼬리 쳤니. 너야 그 기집애야.
강욱 : 그만 해.
민경 : 그만 못해. 이제부터 시작야 그만 못해.
강욱 : 그만 해.
민경 : 그만 못해. 너 볶아 죽일 거야 그만 안해. (눈에서 불이 튄다)
강욱 : 그 정도면 충분히 했어 됐어.
민경 : 니 맘대루 충분해? 갈아 마시구 싶은데 충분해?
강욱 : 나가봐야 해. 그만 진정하구 누워.
민경 : 안 나가두 되는 데 어디 나가. 그 기집애 보러 나가니?
강욱 : ....(보며)
민경 : 그 기집애 만나러 나가는 거야?
강욱 : 다신 안 만나. 얘기 끝냈잖아.
민경 : 믿을 수 있어야 끝난 거지. 믿다가 발등 찍혔는데 그걸 어떻게 믿어.
강욱 : (좀 올라서) 그렇다구 수갑하나 나누어 차구 줄곧 쫓아다닐래?..그럴 수 없는 거잖아.
민경 : .....(보며)
강욱 : 목욕갈 거야.....전화 하께.
민경 : ....(보는)
강욱 : 됐지...일어나두 되지.
민경 : .....(보던 시선 피하며 울먹) 안아주라....
강욱 : .....(보다가 안아 준다)
민경 : (주사 안 꽂은 팔 강욱의 겨드랑이로 밀어 넣으며 붙으며) 목욕 지금 안 가두 되잖아....
강욱 : .....
민경 : 지금 꼭 가야하니?
강욱 : ....안 그래두 돼....
씬19. 병원 근처 까페.
지현 : (창 쪽에 혼자 앉아서.....물잔....창 쪽으로 고개 돌리고)........(한동안 그러고 있다가 시계 본다)....
씬20. 같은 까페...
지현 : (커피 잔 비우는).....(커피 잔 놓고 시계 한번 보고 소지품 챙겨 일어서는데)
강욱 : (와서 선다)
지현 : ?...(보는)
강욱 : 미안해요.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전화를 꺼 놨드군요...
지현 : 네...(앉고)
강욱 : ....(앉으며) 많이 늦었어요.. (옷이 좀 가벼워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양복만으로) 없을 줄 알았어요.
지현 : 늦는 사람이 기다리는 사람보다 더 초조했겠죠. (안 보며)..
강욱 : ?
지현 : 괜찮아요..
강욱 : .....(보며)
지현 : (조금 웃어 보이며) 사고 아니면 됐어요.
강욱 : ...(보다가 시선 피하며) 그 사람이..병이 났어요...그래서 늦었어요.
지현 : .....(그저 보다가 끄덕이듯 시선 내리며) 왜 보자구 하셨어요..
강욱 : .....(보며)
지현 : (시선 들며) 네?
강욱 : (오버랩의 기분으로) 나 이제 그만..미련 ...줄...놓겠어요.
지현 : ....(보며)
강욱 : 정직하게...끊임없이 어떻게 안 될까...되는 길이 없을까 생각했었어요.
(비죽이 쓴웃음) 유행가에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라는 노래가 있죠 왜... 잠자는 시간 빼고 계속... 멈출 수가 없었어요...
나 자신이 혐오스러울 만큼 콘트럴이 안됐어요......(시선 내린채)
지현 : ....(조용히 보며)
강욱 : 우습게 들리겠지만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지현 : .....(보며)
강욱 : (시선 피하며) 그래서 쉽게 놔 버릴 수가 없었나봐요.. 그런데 그 사람이...
내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더 깊게...내가 필요한 모양이에요..
지현 : .....(보며)
강욱 : 라는 생각이 드니까...그사람한테 몹시 미안하고.. (고개 창 쪽으로) 내가 나쁜 거 알겠어요. 그래서...
(고개 앞으로/시선은 아래) 그래서 우리는 같이 노력하기로 했어요.
지현 : .....(보며)
강욱 : (지현 보며 쓰고 아프게 조금 웃으며) 어리석은 미련도...실현성도 없는 꿈도 버립니다....
미안해요......다음 생에 만나주면...정말 고맙겠소....
지현 : ......(그저 보며)
강욱 : 미안해요.
지현 : 그 얘길 왜 하는 거에요....굳이 불러내서까지 할 거 없는 얘기같은데요.
강욱 : (끄덕이면서) 맞아요. 당연한 의문이에요. 이렇게 생각해 줘요. 지현씨한테 대놓구 얘기하는 걸루 나 스스로에게
보다 확실히 다짐하기 위한 거라구. 일종의 선언처럼..그런 거라구요. 핑계 낌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얼굴보고/
아니 이건 객쩍은 소리구/아니 진심이요. 객적은 소리 아니에요. (안 보며)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더 보구 싶어서...
지현 : (오버랩) 이렇게 불러내 선언같은 거 안해두 그분한테 내 전화번호 넘겨줬을 때 벌써 알아봤어요.
강욱 : ?
지현 : (보며)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으면 하고 억지로 이해할려구두 해봤지만 어이없는 실망감 없앨 수가 없네요.
어차피 사랑이라는 감정은 재료가 환상이라구 하드군요. 환상은 깨지게 돼 있는 거고...내 환상도 조각났어요.
강욱 : 전화번홀 누가 넘겨줬다는 거요.
지현 : ?...그쪽에서 넘긴 거 아니에요? 아니면 어떻게 알구 날 잡았겠어요.
강욱 : ? (어디서 알았을까)....난 그런 적 없어요.
지현 : ....(설마/보는)
강욱 : 난 아니에요 나는 그런 적 없어요.....그 사람이 테이블 위에 있는 메모를 봤다면 모르지만...
수술하구 나오니까 메모 있더라구요.......그걸 본 모양이군요...
지현 : ......(보며)
강욱 : (보며) 그래서
지현 : (오버랩) 만났어요.
강욱 : ? 거칠게 굴었어요? (고개 옆으로 돌리며) 뭐라 그래요.
지현 : 자기가 내버리지 않는 이상 이강욱 선생은 절대 자기를 먼저 버릴 사람 아니라구요. (보며)
강욱 : .....(보며)
지현 : 확신에 차서요...(시선 종업원들 쪽으로 좀 움직이며) 차 마시라 소리를 안 하네요. 차..드시겠어요?
나는 그만 일어나고 싶은데요.
강욱 : ......(보며)
지현 : 어리석은 헛꿈같은 걸 꾸고 있었다는 얘기겠죠?
강욱 : .....
지현 : 잘 알아 모셨습니다. (웃으며 보며) 다음 생에 만나는 건 고려해 보겠어요. 그리구 내 전화번호 넘겨준 거 아니라서 됐어요.
먼저 일어날께요. (일어나 나간다)...
강욱 : ...(움직이는 지현 보다가 일어나 카운터 쪽으로)
씬21. 카운터
지현 : (계산하려고 지갑 꺼내는)
강욱 : (조금 밀어내듯) 내가 하께요.
지현 : (잠깐 보고 나간다)
강욱 : (돈 꺼내며 돌아보는)
씬22. 까페 밖.
지현 : (나와서 주차장 쪽으로/)
강욱 : ....(약간의 간을 두고 나와서 지현이 가는 것 보다가 좀 빠른 걸음으로 따른다)
씬23. 주차장
지현 : (들어와 자동차에 키이 꽂는데)
강욱 : 잠깐요....
지현 : (돌아본다)
강욱 : (다가와 서서 안 보는채) 그 사람 일...대신 사과해요..그런 일 까지 당하게 해서 미안해요. (하며 본다)
지현 : 상관없어요. (조금 웃어 보이며) 훔치는 건지 모르구 훔쳤지만 어쨌든 남의 사람 훔쳤던 건 사실이니까요.
도둑질했으면 욕 먹어 싸죠 머.
강욱 : (오버랩의 기분) 어디 잠깐...차 타구 안 나갈래요?
지현 : .....(보다가 웃는다) 또 혼나게요...다시 만나면 안 참겠다 그러든데요?
강욱 : 저기
지현 : (상관없이 자동차 문 연다)
강욱 : .....(보는)
지현 : (돌아보며) 이제부턴 어디서 또 우연히 부딪혀두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우연히 부딪는 일 같은 거 다시는 없기 바라지만.
강욱 : .....(보며)
지현 : (보며) 좋은 기억으루 간직할 거에요..그쪽두 그래 줬으면 해요...(하며 자동차로 오른다)
강욱 : (조금 물러나는데)
지현 : (유리 문 열고 보며) 나는 결혼 9월로 연기했어요.
강욱 : ?....
지현 : 달라지는 거 없죠?..
강욱 : .....(보는)
지현 : (유리문 올리고 출발)
@ 뜨는 자동차...
강욱 : ......
씬24. 작업실 승강기에서 내려 복도로 걸어오는 지현....
씬25. 작업실
현경 : (열쇠 돌아가는 소리에) 누구니.
지현 : (들어오며) 나아.
현경 : 열두 시가 다 됐다 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중) 점심까지 먹구 오는 줄 알었다.
지현 : 유자 안 나왔어?
현경 : 아니.
지현 : 아버지한테 무슨 일 있나. 집에 전화해 보지 왜.
현경 : 아버지한텐 아무 일 없으니까 걱정마. 아버지가 받으시던데 뭐. 아침에 나갔대. 나타나시겠지.
지현 : 정감독은.
현경 : 아니? 죽었나봐.
지현 : 너머 조용한 게 어째 불길하다. 안 그러니?
현경 : 그래...다른 시납 받느라구 바쁜 거 아닐까?
지현 : (커피 머신 쪽으로 가며) 만약 그렇다면 내가 죽이구 말 거야.
현경 : 어 야 프린터 약 꺼내. 갈아 끼자.
지현 : (돌아보며 입 벌린다)
현경 : 까먹었구나.
지현 : 엉 까먹었어.
현경 : 에이구우우 젊은 게 정신 머리하구는. (지갑 챙기면서) 내 갔다 오께.
지현 : 얘 내가 가께.
현경 : (문으로) 커피 마셔.
지현 : 미안해 현경아.
현경 : 됐어. (하며 아웃)
지현 : ....(도로 돌아서 머그 집어 올려 한 모금 마시고 고개 들며).....
씬26. 강욱의 오피스텔
강욱 : ....(들어오며 상의 벗어 걸치고 침대 모서리에 앉으며 전화기 든다.보턴 찍고)...(기다렸다가) 아 난데요...
어제 수술 환자들 어때요. 조용해요?...됐어요. 나 오늘 안나가니까 그렇게 알구..시간 되면 퇴근들 해요...
예 월요일에 봅시다...(전화 끊고 그대로 침대에 눕는).........
전화벨
강욱 : (몸일으켜 받는다) 네에.
부친 : (F) 병원에 안나가구 뭐하는겨.
강욱 : (더 일어나 앉으며) 예 아버지.
부친 : (F 오버랩) 시간 이 몇신데 여직 그라구 있는겨 이눔아.
씬27. 청주 안방
부친 : 바쁘다는 거 다 그짓말 아녀? 너 병원을 하구 있기는 있는겨?
강욱 : (F) 토요일이잖아요 아버지.
부친 : ? (밥상 들고 들어오는 아내 돌아보며) 반굉일여?
엄마 : 야아..
부친 : 반굉일인데 안 내려올껴? 은제 내려올껴.
엄마 : 아 알어서 하겄지유.
부친 : 뭐햐, 끊어졌냐?
강욱 : (F) 아녜요 아버지.
씬28. 강욱의 오피스텔
강욱 : 오늘은 일이 좀 있구/내려갈 때 연락드릴 게요.
부친 : (F) 순대 할머니한테 니 얘기 해더니 좋오아 햐. 너 오는 날 미리 알려만 달랴 특별히 신경 써 만들어준댜.
강욱 : 흠흠 네에..
씬29. 작업실
@ 프린터 잉크 갈아끼우고 있는 현경.
현경 : (문득) 너 종혁씨 만난 거 아니지.
지현 : (책 들척이다가 돌아본다)
현경 : 그 아저씨 만났지.
지현 : (책장 넘기며).....
현경 : (대답 없자 돌아보며).....얘 정말 큰일났네. 너 진짜 왜 그래..
지현 : 됐어 끝난 사람야.
현경 : 끝난 사람 왜 만나구 다니니.
지현 : 잠깐 보자구 해서.
현경 : 그 아저씨두 웃긴다? 왜 보재?
지현 : .....
현경 : 생각할수록 불가사의야. 너 종혁씨 두구 바람난 거. (잉크 다 끼우고 빈명 들고 휴지통으로 움직이며).....
(휴지통에 잉크병 던져 넣고 싱크로 가며) 그렇게 생긴 남자가 대체 왜 좋은 거야.
지현 : 난 남자 우리 아버지처럼 투덕투덕한 게 좋아. 결혼이라는 걸 하기는 하드라.
현경 : (물 멈추고 타월에 손 닦으며)....투덕투덕 생긴 아버지 삼십년 넘게 봤으면 싫증 안나니?
지현 : 싫증은 잘 생긴 남자가 나는 거야. 그만해. 끝난 일야.
현경 : 끝났다 그러면서 만나구 다니니까 그렇지. 그러다 종혁 씨 알면 어쩔 거야. 신경쓰여 죽겠어.
지현 : 파혼 밖에 더 당하겠어 뭐.
현경 : 얘 좀 봐? ..얘 지현아.
지현 : (책 덮고 일어서며 오버랩) 그만 해 현경아. 이제 정말 끝났다니까. (하는데)
유자 : (들어온다) 안녕.
현경 : 무슨 사무가 그렇게 바뻐?
지현 : (현경과 함게) 안녕.
유자 : 어젠 신륵사 한 바퀴 돌구 오늘 오늘은 새벽 일찍 나와 전등사 갔다 오는 길야. (커피로)
현경 : 뭐 절이 배경으루 나오니?
유자 : 아냐. 속이 불편해서. 절 한 바퀴 돌면 가라 앉거든.
현경 : 신자두 아니면서
유자 : (커피 따른 머그 들며) 너 참 누가 연락 안했디?
지현 : 누가?
유자 : 어제 누가 니 연락처 알고 싶단대서 가르쳐 줬는데. (E 보는 지현 위에) 중매 든다 그런대.
방송작가 중에 젤 이쁜 애가 너니? 난 난줄 알었더니 최근에 태국갔다 온 작가 찾으니까 너잖아.
태국 여행에서 누구 만났었니?
지현 : 아니 없어. (일어나 가방 쪽으로 가며)
현경 : (시선 지현 따르며) 전화한 사람이 누군데?
유자 : (테이블로 오며) 월간 여성 한선희 기자라구 대학 선배 있어.
현경 : (월간 여성이라면/입 벌리며/잠깐 지현 보고 도로 유자 보며) 그래서 가르쳐 줬단 말야?
유자 : 그래.. 뭐 잘못된 거야? (컴퓨터 켜며)
지현 : (가방 벗기며) 중매 든대?
유자 : 어 그런 뉴앙스드라. 물론 내가 초쳤어. 굉장한 약혼자 있으니까 꿈깨라구. 그래두 혹시해서 물어보는 거야.
(컴퓨터 조작하며) 연락 안 왔구나.
지현 : 점심 먹자. 너 점심 어떡했니.
유자 : 나 먹었어 갔다 와.
지현 : 가자.
현경 : 엉. (급히 지갑 챙기는)
씬30. 복도
지현 : ...
현경 : (먼저 나와 걷는데 붙으면서) 그 피부과 의사야 너.
지현 : (돌아본다)
현경 : 피부 상담하는 잡지란 말야.
지현 : ...
현경 : 너 난리났다. 당분간 나오지 말구 집에 있어. 핸드폰 꺼놓구.
지현 : (오버랩) 벌써 만났어.
현경 : (멈추며) 에에?
지현 : (그냥 승강기 앞으로 가 단추 누른다)
현경 : (황당해서 빠르게 지현 옆에가 서며 지현 보는)....언제!
지현 : 어제/
현경 : 뭐래. 드럽게 나오디?
지현 : (오버랩/열린 문으로 타며) 드럽게까지는 아니었어.
현경 : (타고)
씬31. 승강기 안
지현 : (보턴 누르며) 다시는 자기 남자 훔치지 말라더라.
현경 : ....(보다가) 오죽 변변찮으면 남자 도둑이나 맞구 있냐 그러지 왜.
지현 : (잠깐 돌아보며 쓴웃음)
씬32. 비빔밥집.
지현 : (비비고 있다)......
현경 : (비비면서 눈치보는).....
지현 : (비비는)....
현경 : 머리 끄들리구 망신 안 당한게 다행이다 그러구 말어.
지현 : 수준이 있는데에....
현경 : ...진짜 큰일날 뻔 했다 너...
지현 : (대꾸없이 비빔밥 입에 떠 넣고 씹는데)
전화벨
지현 : (전화 꺼내서) 네에.
씬33. 침대 방
종혁 : 두 세시간 더 잘 거야. 오후에 뭐해. 알았어.. 다섯 시 반쯤 전화할께.. ..그래 끊구 밥 먹어.
(전화 끊으며 시이트 훌렁 젖히고 내려서는)....(팔 올라 양쪽으로 당겨 등 펴는 운동하며 화장실로)
씬34. 강욱의 오피스텔
강욱 :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아 담배 피워 문다)...
(담배 태우며 있다가 담배 끄며 일어나 상의 집어들고 키이 집어들고 나간다).....
씬35. 어딘가 교외 벌판에 세워져 있는 강욱의 자동차...
씬36. 자동차 안.
강욱 : ........(전면 유리로 바깥 저만큼에 시선 던지고 혼자 소주 마시고 있다)...........
씬37. 작업실
정감독 : (소파에 앉으며) 뭐야 나는 벌써 대본 작업 들어갔을 줄 알었는데 뭐 천장만 쳐다보구 있었단 거에요?
현경 : 김밥 마는데두 재료 준비에 뭐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벌써 써요.
(마주 앉으며) 그리구 뭐 확실히 하는 건지 아닌지두 모르는채 무작정 쓰기부터 해요?
정 : 아니 오케이 받았으면 확실한 거지 뭐 문서에 도장 찍어 줘야 하나아
유자 : (컴퓨터 책상에서 일어서며 오버랩) 워낙 되는 일보다 안되는 일이 많으니까 그렇죠.
(정감독 쪽으로 가며) 근데 지현이 베스트랑 내꺼랑 누구 께 먼저 나가죠?
정 : 당연히 박지현씨 꺼죠. (지현 커피 들고 오다가) ? 원래두 지현 씨 작품이 먼저 나온 거구
계절 관계도 소유자씨 거는 오월 쯤에 찍는 게 낫겠더라구.
유자 : (의자에 벌써 앉았다) 닷새 안에 뽑아내라구 몰아칠 땐 언제구요.
정 : (지현이 놓는 머그 집어들며 오버랩의 기분) 그런데 소문 듣자니까 소유자씨 일일 물 건너 가는 거 같든데
유자 : 알구 있어요? 있으세요?.
정 : 뭐 대본만 좋으면 다리는 돼 줄 수 있죠.
유자 : (달라붙듯) 다음 일일극 감독이 누구에요. 소개 좀 해 주실래요?
정 : (갸웃) 누가 들어간다 그러드라아..김현철이 걔라 그러지 아마.
유자 : (정감독에게 바싹 다가붙어 갑자기 정감독 한 쪽 팔 꽉꽉 주무르기 시작하면서) 저 좀 소개해 줘요 네?
지현 현경 : ? (그 위에)
유자 : (E) 오어/ 보기 보다 튼실하시네에?
유자 : 감독님 몸 좋다 야. 알이 꽉꽉 찼어어.
정 : (좋아서) 에이에이에이 나이가 몇살인데 허허허허
두아이 : ....(지현은 슬그머니 일어나 싱크 쪽으로 움직이고/현경은 입 벌리고 있고)
유자 : 그 김현철이라는 감독은 어떤 사람이에요. 성격이 어때요 감독님.
현경 : (오버랩) 야/ 우리 미니시리즈때매 오셨다잖아아. 너 좀 뒤루 빠져주라 엉?
유자 : 몇살이에요. 학교 어디 나왔어요?
현경 : 소유자.
유자 : 야 좀 가만 있어. 니네 얘기는 쉽게 안 끝나잖어. 몇살이에요?
정 : 걔가 사십은 넘었지?
유자 : 작품 취향은 어떤데요.
지현 : (오버랩) 망고 깎을까? 우리 망고 먹을까?
씬38. 들판 자동차 안. (상당한 시간 경과/오후 다섯시 무렵)
강욱 : ......(기웃둥하게 기대서 잠들어 있다).....(추워서 웅크리고).......
씬39. 민경의 방.
이모 : (민경 깨우는) 얘...(링거는 뽑혀져 있고)...얘 민경아.....뭣 좀 먹어야지 이렇게 잠만 자면 어떡해애......응?
얘 민경아 민경아....
민경 : 왜 그래애애애애
이모 : 뭣 좀 먹구 자라구우...
민경 : 생각없어요오..
이모 : 아무 것도 안 먹었잖아아아.
민경 : 나중에 먹을께에에...주사 맞어서 괜찮아요...
이모 : .....(보다가 일어서며) 이 사람이 대체 주사에 뭘 집어 넌 거야 ...어떻게 까부라져 잠만 자..
민경 : 자야 해. 이모오...나는 자야 해애...
이모 : (도로 앉으며) 그래 그런데 잠깐 정신 차리구 좀 먹자 응? 전복 사다 죽 쒔어어어. 응?
민경 : 강욱이 좀 찾아 봐 이모.
이모 : 아 병원에두 오피스텔에두 없어. 핸드폰두 안되구....어디가 있는 거야 얘.
민경 : 강욱이 좀 찾아 봐...강욱이 좀 찾아봐 이모오오.
씬40. 거실
이모 : (죽 쟁반 들고 내려오며) 안 먹는대요.
서 : (테이블 의자에서 뭔가 기록하다가) 안 먹는다구 그냥 들구 내려오는 거야 그래?
이모 : (주방으로) 주사 맞었으니까 괜찮대. 잠이나 더 잔대요. 무슨 입맛이 있겠어. 열이 그렇게 펄펄 끓었는데...
서 : 열은 없구?
이모 : 열은 잡혔어요. 이서방만 디리 찾네..(들어간다)
서 : 무심한 녀석...
씬41. 작업실
유자 : (컴퓨터 두드리고 있고).....
지현/현경 : (정감독 보고 있다)....
정 : (종이의 플롯 보면서)........(심각하다)......(갸웃/종이 놓으며) 시작이 너무 밋밋한데?
첫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두 작가 다 알죠. 첫회에서부터 뭔가 강렬한 흡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좀...그런데?
첫 회부터 이렇게 매카리가 없어서는... 그런데?
지현 : (잠깐 현경 보면서) 앞 부분은 어떤 색깔 드라만가 분위기 전달에 주력하구 중반부터 사건으루/
정 : 박작가 좋아하는 분위기는 사이사이 틈틈히 집어 너라구요.
지현 : (김새지만) 그럼 중간을 맨 앞으루 돌리라구요.
정 : 그게 좋겠는데요?
지현 : (뭔가 말하려고 하는데)
E 도어 차임벨
현경 : ? 내가 나가께....(문으로 움직이며) 누구세요.
종혁 : (E) 아 현경씨. 최종혁입니다.
지현 : ?
현경 : (유자도?) 어머머 지현아 종혁씨야. (지현 벌써 일어나고/현경 문열며) 웬일이세요오?
종혁 : (문 밖에서) 놀랬죠 하하하. 한번 놀래켜 볼려구요. 작업실두 궁금하구요. 그런데 들어오란 말 안해요?
현경 : 어머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종혁 : (들어오며) 이거 (케익 상자 현경에게)
현경 : (받으며) 감사합니다.
종혁 : 유자씨 오랜만입니다.
유자 : (일어나 있다가) 정말 예기치 못한 방문이네요. 놀래켜 주는 게 목적이었다면 충분히 효과적이었어요. 반갑네요.
종혁 : 하하..반가와요 (하다가 소파에 앉아 골똘히 플롯 보고 있는 정감독 보고) 손님이 계셨군.
지현 : 이리 와요.
종혁 : 어..(하고 지현에게 엄청난 꽃다발/아주 길다란 대/장미나 칼라 같은 꽃/ 주고/정감독 쪽으로)
지현 : 감독님.
정 : ?..어 아..(하며 일어선다)
지현 : 미니 시리즈 감독이세요.
종혁 : (벌써 명함 꺼내서) 아 네에..박지현과 결혼하는 사람입니다.. 인사 드립니다.
정 : 아..아아 그 최 (명함 받으며)
종혁 : 최종혁입니다.
정 : 이거 반갑네요. 나는 명함이 없는데
종혁 : 네 좋습니다.
정 : (손내밀며) 정 상훈이요.
종혁 : (손 잡으며) 우리 지현이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 : 하하하 뭐 (하며 지현 돌아보고)
종혁 : 혹시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무슨 일이든 돕겠습니다.
정 : (지현 보며) 도울일 뭐가 있지 박지현씨? (명함 보며) 혹시 아버님 사무실 좀 빌려 쓸 수 있나 촬영 때?
종혁 : (잠깐 정감독의 반말이 걸리고/그러나) 지현이 작품에서 필요하다면 불가능은 아닙니다.
유자 : 종혁씨 언제까지 세워놀래. (뒤에서 종혁 두 팔 잡고 밀면서) 앉으세요 종혁씨. 앉으세요 네?
종혁 : 하하 앉아두 되나요? 뭐 일 얘기 중에 방해하구 있는 거 아닌가요?
유자 : 아이 아니에요. 일 얘기 끝났어요. 감독님 끝났죠?
정 : 아 난 끝났어요. 손님두 오시구 박지현씨 나현경씨 모레 오후에 다시 봅시다. (손내밀며) 반가왔어요.
(종혁 손 잡으며 인사하고 나가며) 방송국 사람 중에서 박지현 씨 약혼자 본 사람 나밖에 없을 걸? 하하..
지현 : (문에서) 안녕히 가세요.
정 : 수고해요.
지현 : (문 닫고 되돌아오는데)
현경 : 종혁씨 뭐 커피 드시겠어요?
종혁 : (앉으며) 아니에요 생각 없습니다. (둘러보는) 제법 잘 만들어 놨는데?
현경 : 그럼 생수는 어때요. 손님한테 물 한 모금두 안 먹여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종혁 : 하하 좋아요 그러죠.
유자 : (오버랩/뜬금없이) 종혁씨 긴장하세요. 지현이 한테 눈독들이는 남자 있어요.
현경 : ? (물 꺼내다가 돌아보고)
지현 : (소파에 앉다가) ?
종혁 : 그래? (지현보며)
지현 : 괜히 그러는 거에요.
유자 : (오버랩) 얘 태국 갔을 때 어떤 남자가 찍었나봐요. 연락처 알구 싶다구 전화해서
현경 : (오버랩) 참 주책이다. 쓸데없이 그런 소리 뭐하러 하니.
유자 : 내가 꾸며내는 거 아닌데 뭐 어때. 연락처 알구 싶대서 가르쳐 줬는데 아직 연락은 안 왔대요. 긴장하라구요.
종혁 : 그러죠..(지현 보며) 긴장하죠. 흠흠..
씬42. 승강기 앞
종혁 : (승강기 앞으로 오며) 누구야.
지현 : ?..누가요.
종혁 : 몰라서 그래? 태국서 당신 찍었다는 놈이 누구야.
지현 : 어떻게 알아요.
종혁 : 짐작가는 사람 없어?
지현 : 없어요.
종혁 : 여섯시까지 접때 그 레스토랑으로 나와. 사촌들하구 밥 먹기로 했어.
지현 : ? (보는)
종혁 : (E) 나 운동 가볍게 하구
종혁 : 따로 갈게.
지현 : (오버랩의 기분) 나 거기 가기 싫어요. (보며)
종혁 : ?....왜.
지현 : 그 사람들하고 그레이드가 달라서요. (안 보며)
종혁 : 더 잘났다는 거야 못났다는 거야.
지현 : (안 보며) 못나서요, 나는 밥 먹으면서 대화를 반 이상 영어로 지껄일 실력두 못되구
암튼 나누는 얘기들이 나랑 딴세상 사람들 같아서 싫어요.
종혁 : 밖에 오래 있다 들어와서 그래. 하기는 그렇대도 웃기는 애들이지만. 한마디로 아니꼽다 그거지. 무슨 말인지 알아.
걔들 오늘 안나와 갑자기 연락해서 다들 다른 스케줄이 있대. 한남동 종욱이 내외랑 방배동 애들/논현동애들 여섯이 다야.
지현 : (보며) 어쨌든 나는 거기 안 가요. 혼자 가요.
종혁 : ....(보다가) 왜 그래. 아버님께서 사촌들 모으라구 말씀하셔서 모은 거야. 안 간다는 게 말이 돼?
지현 : 무리 없어요.
종혁 : 다 커플인데 혼자 나가 앉었으라구? 그렇게 만들구 싶어?
지현 : (보며) 안 그런 척 하면서 은근히 자기들 끼리 눈짓하면서 나 무시하는 거 모르죠. 그런 사람들 안 만나구 싶어요.
종혁 : 누가 그래. 당신을 왜 무시해.
지현 : (시선 내리며) 누구라구 선별할 수 없어요 다 그러니까.
종혁 : ....당신 그거 괜한 열등감 아냐? 그러는 사람이 어딨어.
지현 : (안 보는채) 나는 느껴요. 열등감 아니에요...
종혁 : ....그래서 싫다구?
지현 : 싫어요.
종혁 : 결혼하면 그럼 어떡할 거야.
지현 : ....(본다)
종혁 : 안 만나면서 살 거야?
지현 : 안 만나도록 만들어 줘요.
종혁 : 하지 마. 그럴 수는 없어...여자들이 그러지 (질문입니다) 거꾸로 당신에 대한 질투라고 생각해.
자기들은 아무 것도 아닌데 당신은 작가구 또 다들 당신만큼 안 이쁘니까 심술나 그런다구 생각하면 간단해.
지현 : 암튼 안가요...일두 해야하구...
종혁 : ......(보다가) 좋아 내가 또 봐줬다. 나는 너 이렇게 봐주는데 너는 도통 나 봐주는 게 없으니 내 신세 참 한심하다.
그런데 나 두 가지 기분 나쁜 거 있어. 아까 그 정감독인가 뭔가하는 작자한테 당신 왜 반말 듣구 가만있어.
지현 : ? (보는)
종혁 : 어디서 누구한테 반말야. 당신 사회 생활 그렇게 해? 그래야 작가 생활 할 수 있는 거야?
지현 : 정감독 우리보다 나이 훨씬 많아요. 그리구 반말 안해요..
종혁 : 뭐가 아냐 내가 들었는데.
지현 : 어쩌다 혼잣말 비슷이 섞여 나오는 거까지 반말로 트집잡을 순 없어요.
반말에 대해서는 나두 누구보다 민감한데 내가 못 느낄 정도면
종혁 : (오버랩) 반말 했어 기분 나빠. 그리구 그 사람 왜 나 들어갔는데두 그냥 앉아있어. 예의없는 사람 아냐?
지현 : .....(보며)
종혁 : 감독이 그렇게 대단한 거야?
지현 : 종혁씨는 그렇게 대단해요?
종혁 : ?...뭐?
지현 : 종혁씨 주변에서는 종혁씨 나타나면 모두 다 일어나 아는 척 하겠죠.
그런데 익숙해서 아무 데서나 그런 대접 받아야 한다구 생각하는데 그거 틀린 거에요.
정감독 훨씬 나이 든 사람이구 우리 플롯 보느라 골똘했을 수도 있고 또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 했다고 해도
그 사람 개성일 수도 있는 거고/오히려 종혁씨가 우스워요. 자기를 대통령으로 착각하지 말아요.
종혁 : .........(보며)
지현 : .......(보며)
종혁 : .......(보다가 피식 웃어 버린다/웃으며 잠깐 고개 딴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지현 보며) 그래 졌다. 당신 말이 맞아.
(고개 돌리며) 흠흠...흠흠흠흠흠...(웃고 다시 보턴 눌러 놓고 다시 보며) 귀여워 죽겠다....
지현 : ...(보다가 시선 피하며) 이럴 때마다 정말....없는 정이 더 떨어져요...
종혁 : 이럴 때마다 나는 당신이 더 이뻐지는데?
지현 : ? (보는)
씬43. 들판 자동차 안. (어둡기 시작)
강욱 : .....(잠깨서 앞보며/)......(한동안 그대로 있다가 ...(시계 보고 시동 건다).....
씬44. 출발하는 자동차....
씬45. 작업실
@ 작업중인 유자와 지현 /현경은 책 들척이고 있고)
유자 : ......(정신없이 두드리다가 문득 지현 돌아보며) 뭐하는 거니.
지현 : .....(두드리는)
유자 : 플롯 만드는 거 같지는 않구 (기웃이 보며) 응?
지현 : 그냥 시작해 보는 거야.
유자 : 그래? 이번엔 시작이 빠르다. 오래 익힌 얘기라 그런 가부지? 정감독 말대루?
지현 : 아냐 내 생각대루.
유자 : ....알아줘야겠다. 바꾸라는대루 바꿔. 일리 있든데 뭘 그래.
지현 : (손 멈추고 의자 좀 뒤로 굴리면서 오버랩) 유자야.
유자 : ?...뭐.
지현 : 너 정감독 팔은 왜 주물르니...
유자 : ?
현경 : (책 보다 유자 쪽 보는)
유자 : 그냥 잠깐 기분 좋게 만들어 준 거지 뭐. 왜....숭하디?
지현 : (보다가) 숭하더라..(도로 의자 당겨 앉으며) 그렇잖어두 여자 작가들 감독하구 엮어서 웃기는 소리들 하는 사람들 있어..
웃기는 소리 듣게 하는 애들두 있긴 하지만...그런 소리 들을 때 열 나...일은 일로/일만 하면 되는 거잖아.
유자 : ?..튀었나?
현경 : 튄 게 아니라 엄청 비굴하더라. 얼굴 뜨거워 죽는 줄 알었어.
유자 : 비약하지마. 별 뜻 없었어.
현경 : 기분 좋게 해주자구 그랬다면서. 기분 좋게 해줘 작품 들어가게 만들려구 한 짓 아냐.
유자 : (발끈) 야 내가 무슨 화냥질 했니? 느이들 왜 이러는 거야.
지현 : 그만하자. 그만하구 일 하자.
유자 : 촌스러 미치겠어 진짜..(혼잣소리 처럼)
현경 : 촌스러? (일어서며) 내가 촌스럽다는 거니 지금?
지현 : 현경아.
현경 : 촌스럽다잖아. 감독한테 아양이나 떠는 주제에 내가 뭐가 촌스럽다는 거야 너.
유자 : (야양에서) 뭐어?
씬46. 작업실 지하 주차장
@ 입 꾹 다물고 아주 불쾌한 현경과 지현.....걸어 나온다....아무 말 없다가..
현경 : (문득 멈추며) 쟨 진짜 왜 저러니.
지현 : 소녀 가장이잖아.
현경 : 차라리 술을 팔지이/
지현 : (오버랩) 나 머리 아파 현경아. 그만 하구 가자...그만 잊어버리자. (하며 제 자동차로)
현경 : (제 자동차로 퍽퍽 움직이며) 잘가.
지현 : (돌아보며) 잘가.
씬47. 고개 약간 옆으로 기울어진채...운전하고 있는 지현...(완전한 밤)..
씬48. 민경의 빌라.
서 : 종일 무슨 사무가 그리 바빠/
강욱 : 죄송합니다...볼일이 좀 있어서요..민경이 어떤가요.
서 : 몰라...올라가 봐. (돌아서 소파 쪽으로)
강욱 : ...올라가 보겠습니다. (하고 움직이는데)
서 : 의사 사위 무슨 덕 본 다구 좋대들...의사 사위두 나름이구 내 자식이 의산데 뭐 황송할 게 있어. (혼잣소리처럼)
강욱 : ....(올라가다 멈추어 선).....
서 : (소파에 앉아 신문 집는)
강욱 : (움직이기 시작)
씬49. 민경의 방
민경 : (침대에 앉아 죽 먹고 있다)....(흐트러진 머리)
E 노크
민경 : ...들어와요..
강욱 : (들어온다)...
민경 : .....(보며)
강욱 : .....(다가와서) 좀 어때..
민경 : ....(그냥 먹는다)
강욱 : 이모님 어디...안 계시는 거 같더라..
민경 : (안 보는채) 링거 사러 가셨을 거야...
강욱 : ...(앉으며) 열은 내렸지.
민경 : 내렸어....
강욱 : ....(보다가) 기운이 없구나.
민경 : (안 보는채) 어디 가서 뭐했니...
강욱 : .....(보며)
민경 : 연결 안된다 그러드라....
강욱 : 바람 쐬구 왔어...
민경 : (가만히 시선 들어 보는)....
강욱 : 임진강 쪽에 나가서....
민경 : 혼자서?
강욱 : (쓴웃음) 그럼 혼자지...
민경 : 왜 그래야 했는데...(수저 놓으며)
강욱 : ......(보며)
민경 : (쟁반 잡으며) 응?
강욱 : (쟁반 집어 치우면서) 그저...그 동안 일들 정리 좀 하느라구...
민경 : 그래서...정리가 잘 됐니?
강욱 : (민경의 손 잡아 한 손 덮으며) 그래 잘 하구 왔어..(조금 웃듯)
민경 : .....(보다가) 내가 너 쥐어패서....화나지 않었니?
강욱 : 아니....맞을 짓 했으니까....
민경 : ....(보며)
강욱 : (한 손 민경의 흐트러져 엉망인 머리로)....(머리 만지며) 많이 잤어?
민경 : (보며) 샴프하구 싶어.
강욱 : 안돼...참아...머리만 빗어...(일어나 화장대로 가며) 씻는 건 천천히 해.......
(빗들과 브러시 중에서 제엘 엉근 빗 하나 뽑아 들고 와서 의자 자리 고치며) 돌아 앉아 봐. 내가 빗어 주께..
민경 : (보며)....
강욱 : 응? 빗어주께, (조금 가볍게) 엉망이다. 빗어야겠어.
민경 : .....(보며)
강욱 : 돌아 앉으라구...돌아 앉을 기운도 없는 거야? 내가 해줘? (하며 민경의 팔에 손대는데)
민경 : (그 손 잡으며) 됐어...내가 하께...(하고 돌아 앉아 준다)
강욱 : ......(머리 보다가 천천히 부드럽게 머리 빗어주기 시작)....
민경과 강욱 : ...........
민경 : ......(눈물이 고이기 시작).
강욱 : .......(눈물이 고이기 시작)
민경과 강욱 : ............ 고개 꺾는다.)....
강욱 : ......(눈물 가득차서 보며).......(그대로 있다가 당겨 안으며 시선이 조금 위로)......
민경 : (그대로) 너 걔하구 있다 왔지...(작은 소리로)
강욱 : ?...아냐 그렇지 않아..
민경 : 걔하구 있다 온 거 같아.
강욱 : (민경 머리에 얼굴 붙이며) 아니라니까...혼자 있었어..맹세코 아니야...
민경 : ......(있다가 강욱 팔 떼어내면서) 그럼 걔를 잊어야 하는 게 ...너무나 쓰라려서 혼자 임진강까지 나갔어야 했니?
강욱 : .........(뒤통수 보며)
민경 : (강욱 쪽으로 돌아앉으며) 그래서 혼자 술 마셨니? (보며) 너한테서 술 냄새 난다...
강욱 : .....(그저 보며)
민경 : .....(보다가 천천히 강욱의 눈물에 손 대면서/뺨)...무슨 의미니.....뭘 슬퍼하는 거니 지금...
너 눈물 흘리는 거 첨 봤다....무슨 뜻인데....
강욱 : ...너를...너한테...잘못해서...(고개 틀며 휴지 뽑으며) 미안해서...그래...
민경 : (조용히 강욱 보며)....
강욱 : (눈물 닦으며) 미안하다...정말 미안해....
민경 : (고개 딴 쪽으로 돌리며/눈 찌그려 감으며) 그 기집애 잘라내야 하는 게 그렇게 고통스럽니?
강욱 : .....(그대로)
민경 : 거짓말두 제대루 못하는 자식....너 다 보여 멍청아...다 보인다구우..(찢어지면서)
강욱 : (한 손 올려 눈 가리면서)........
민경 : .......(고개 돌려 입 곽 다물고 보는)...
강욱 : .....(그대로)...
민경 : 나한테는 왜 그런 사랑이 없니....
강욱 : .......
민경 : 참 ...못할 짓이다 그치?
강욱 : (한 손은 눈가린채 민경 당겨 안는다)....
민경 : (안겨서 눈이 위로)......
씬50. 지현의 마당(밤)
지현 : (누리 껴안고 만지면서) 너 왜 안 짖는 거야. 누나 안 반가워? 짖을덴 안짖구 안짖을덴 짖는다구 아버지가 너 푼수래...
왜 그래..너 머리 모자라니? 식구가 들어오면 들어왔다구 짖어서 알려 줘야지. 밥먹구 하는 일이 뭐야 응?
한수 : (뒤에 나타나며) 누나 들어왔어요?
지현 : (일어나며) 엉 뭐하는 거니?
한수 : 철망 좀 둘러 보느라구요.
지현 : 못 찾었지.
한수 : 네..찾긴요..
지현 : 니 탓 아냐. 괜찮아. 첨 있는 일두 아닌데 뭐.
한수 : 속상해 죽겠어요..
지현 : (몸 돌리며) 그만 어정거리구 들어 가.
한수 : 네..
지현 : (돌아보며) 저녁은 먹었니?
한수 : 네. 지금 치우구 있어요..
지현 : (웃어보이고 움직이는)
씬51. 지현의 마루
지현 : (들어오며) 저 들어와요..
지현부 : 어 왔어?
지현모 : (밥 먹은 자리 훔치면서) 쪼꼼만 일찍 들어오지.
지현부 : (오버랩) 지현이 들어왔다 상차려.
진이 : (E) 네에.
지현 : (앉으며/상의 벗으며) 못 찾았다면서요.
지현모 : 찾긴 어디서 찾어.
지현부 : 지 집 싫다구 토낀 놈이 나 여깄습니다 하겠어?
지현 : 한수 속상해 죽겠대요.
지현부 : 죽을 일두 많다 지눔이 놔줬나부네.
지현모 : (오버랩) 아버지 아무 말씀두 안 하셨는데 뭐.
지현 : 뭐라 그러셔서 그러나 뭐. 저 혼자 그러는 거지.
현식 : (제 방에서 나와 지현에게 들러 붙으며) 고모 들어오셨어요?
지현 : (옆으로 궁둥이 안으며) 그래. 고모 들어왔어.
현식 : 고모 건망증 최신작 아세요?
지현 : 아니? 나 몰라.
지현모 : 저런저런 인석 (손자 만지며) 그 얘기 할려구 튀어나왔네 (남편 보며)
지현부 : 흐흐흐흐흐 그래 한 번 더 해라 어디
현식 : (오버랩/풀썩 앉으며) 있잖어요 고모 택시 한 대가 신나게 달려가는데요오?
지현 : 응.
현식 : 뒤에 타고 있던 아주머니가 운전기사 아저씨한테 아저씨 내가 어디 가자구 그랬지요? 그랬대요.
지현 : 웅/건망증이다 그거지.
현식 : 운전기사 아저씨가 뭐라구 대답했게요?
지현 : ?....뭐랬는데?
현식 : 어! 아주머니 언제 타셨소?! 그랬대요.
부모 : (새삼스레 웃고)
지현 : (소리내어 웃는)
현식 : 재미있죠.
지현 : 그래. 그런데 너 어디서 주워들인 거야?
현식 : (벌떡 일어나며) 학교에서요. (제방으로)
초희 : (상 들고 나오며) 숙제 다한 거야?
현식 : 하는 중이에요. (아웃)
초희 : (상 놓으며) 학교 갓다 오면 숙제부터 해 치우구 놀면 얼마나 좋아. 입이 닳어 그냥 내가.
지현 : 숙제 하기 싫어요오.
지현모 : (상 딸 가까이 밀어주며) 그래두 너는 숙제부터 하구 놀았어. 숙제하라 소리 해 본 기억이 없어 내가. 당신 있수?
지현부 : 없어. 차분하게 지일 지가 알어서 다했지 우리 지현이야.
지현 : (수저 들며) 그런데 숙제는 정말 하기 싫었어요. 못난이라 그랬지 뭐. 숙제 안 하면 크은일 나는 줄 알구.
초희 : 나 닮었어요..애보구 뭐랄 것도 없어요 어머니. 내가 숙제 안해가는 대장이었거든요..
지현모 : 에이그 에이그.
씬52. 민경의 방
강욱 : (민경에게 주사 꽂을 준비하고 있는)....팔 내..
민경 : 나 화장실 가구 싶어.
강욱 : ..그래 그럼 다녀와서 꽂자...일어나.
민경 : (힘들게 일어나는데)
강욱 : (도와 주고)
민경 : (침대 아래로 내려 서다가) 웃긴다...발바닥이 왜 아프니..
강욱 : 발바닥이 아퍼?
민경 : 엉...발바닥가지 충격 받았나봐....(하고 다소 힘들게 화장실 쪽으로)
강욱 : .....(보다가 도와 주러 움직인다/잡아 주자)
민경 : (보며) 고마워....
강욱 : ....들어 가...
둘 : (화장실 쪽으로)
씬53. 지현의 방
지현 : (옷은 갈아 입고/침대에 걸터 앉아서 찻잔 들고).......(멍하니)....
강욱 : (E) 우습게 들리겠지만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지현 : .....(차 마시는 위에)
강욱 : (E) 라는 생각이 드니까...그사람한테 몹시 미안하고...내가 나쁜 거 알겠어요.
그래서..그래서 우리는 같이 노력하기로 했어요.
지현 : .....(찻잔 내리며 멍하니)
강욱 : (E) 어리석은 미련도...실현성도 없는 꿈도 버립니다....미안해요......다음 생에 만나주면...정말 고맙겠소.... 안녕...
(전화 끊고 컴퓨터 조작 시작......기가렸다가 문서 불러내고 타이핑 하기 시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