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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동문학 속의 인간상 을 했습니다^^
한학기동안 감사했습니다.------------------------------------------------------------------------
아동문학 속의 인간상 읽기
07231128 체육교육과
정지영
1. 들어가며...
문학이란 무엇일까?
문학은 인간의 가치 있는 체험의 표현이다. 문학은 인간과 세계의 현실사이의 모든 것이 문학의 소재가 될 수 있지만, 작가의 체험을 모두 문학이라고 볼 수 없다. 일반적으로 작가의 체험은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그리고 문학적 형식이나 방법에 따라 재구성되어 작품에 표현되는데 이것이 진정한 작가의 체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문학은 상상력의 소산이다. 문학에 있어서 상상력은 현실의 제약과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내일의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즉 문학 작품을 통해 원초적 이미지를 구체적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변용하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1)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문학을 접하며 살고 있다. 문학 속에는 정서와 사상이 드러나 있고 다양한 인간상과 만날 수 있다. 어렸을 적엔 누구나 아동문학을 접해 봤을 것이다. 아동문학은 쉽게 말하면 아동에게 읽히기 위하여 쓰인 책이다. 아동문학 속에도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존재한다. 아동들은 그 책을 읽고 주인공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영향을 받는다. 아동문학 속에 나타난 다양한 인간상을 알아보려고 한다.
2. 아동문학 속의 인간상
(1) ‘특수반 아이들’
도도일은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 2학년 아이다. 일본어에 익숙해서 한국어가 서툴러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본래는 3학년인데 2학년으로 한 학년 내려서 학교에 들어왔다. 그런데도 읽기, 쓰기, 말하기가 엉망진창이었다. 선생님은 바보가 전학 왔다고 화를 내셨다. “내가 지금 2학년 애를 데리고 새삼 한글을 가르쳐야하다니 징그럽다.” 도일이 할머니만큼이나 늙으신 선생님이신데 바싹 마른 몸에 신경질이 많으셨다. “하그느 지그어운 것이 아니므다(한글은 징그러운 것이 아닙니다.)” 도일이는 선생님 말씀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뭐야?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따지긴....”
전학을 왔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도일이에게 한 말이다. 선생님은 도일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맞아주지 않는다. 한글을 가르쳐야만 한다는 귀찮음만 있을 뿐이다. 선생님에게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다.
“도일이 넌 참 용감하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말야.” 반장 문익호가 부러운 듯 말했다. “하므는 돼.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주요한 닐이다.(하면 돼.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중요한 일야.)”
도일이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다. 선생님이 무섭기만 하지만 도일이는 자기 할 말은 하며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아이다. 담임선생님은 그런 도일이를 특수반에 보내버린다.
“명명자 선생님은 애들을 꽉 잡아 놓고 공부만 시켜. 그래서 선생님 반 시험 점수는 언제나 전교 1등이야. 그렇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 아이들을 점수 기계로만 생각하지.”
특수반 아이 중 한명인 호선이의 말이다. 초등학생들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선생님의 교사로서 옳지 못한 성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병노는 호스의 물을 타일을 향해 쏘았다. 타일에 부딪혀 떨어지는 물소리가 울려 나왔다. 물은 한 곳만 향해 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호선이와 병노는 물소리 너머의 무슨 소리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는듯했다. 도일이도 귀를 기울였다. 도일이가 외쳤다. 호선이가 도일이의 손을 꼭 잡았다. 거기에 음악이 있었다. 물에 맞은 타일이 음악을 연주했다. 타일 뒤에 있는 공간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였다.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이 세상에서 없는 소리였다. 빈 병을 입에 대고 살며시 불면 저와 비슷한 소리가 나던가? 소라 껍데기를 아기가 불면 저런 소리가 날까? 달밤에 일렁이는 바람 소리에 풀잎이 내던 소리가 저렇던가?(중략) 큰 독, 작은 독, 빈 독, 속이 가득찬 독, 그것이 각각 개성 있는 소리를 내 화음을 이루었다. 도일이는 박수를 쳤다. “천재적인 타일 연주자 병노!!!.”
병노는 특수반에서 말이 없는 아이다. 학교에서는 아무도 병노의 음악적 능력을 알아봐 주지 않지만 도일이와 호선이는 병노의 음악적 능력을 한눈에 알아봐준다. 단지 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고 특수반에 넣어버리는 학교의 모습을 비판한다.
학교 앞 오락실에 가서 1시간인가 2시간 놀았는데 희태 엄마가 들이닥쳤다. “얘가 미쳤어. 과외를 빼먹고 오락을 하다니....내가 잠깐 서울 좀 다녀오느라고 안 챙겼더니 이 모양이네. ”화를 내던 희태 엄마는 근상이를 발견하자 근상에게 욕을 퍼붓기 시작한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생전 오락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는 우리 희태가 웬일인가 했더니 너였구나. 네가 꼬여 냈구나.” 희태 엄마는 입학식날 처럼 당장 한 대 때릴 것만 같았다. 3학년이 된 근상이가 그냥 섰다가 맞을 리가 없었다. 달아났는데 다음날 희태 엄마가 학교로 찾아왔다. “유근상 때문에 우리 착한 희태 다 버리겠어요.” 담임 선생님한테 찾아와 단단히 혼을 내 주라고 부탁했다. 근상이는 선생님한테 변명했지만 듣지 않았다. “희태는 평균 99점이고 나는 42점이니깐 당연히 내가 희태를 꼬여서 오락실로 갔다고 생각하시는 거야.”
희태는 도일이네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지만 특수반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아이다. 희태 엄마는 희태를 특수반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을 싫어한다. 희태가 특수반 아이들과 어울리면 성적이 떨어지고 특수반 아이들처럼 될까봐서이다. 희태엄마는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이고 특수반 아이들은 곧 문제반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또 아이들을 친구들과 어울려 놀게 하지 않고 학원으로 보내 높은 성적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우리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말해 주고 있다.
병노는 타일 연주를 끝낸 후 장독에 올라가 독연주를 하는 중이었다. 정태가 가위로 찰칵찰칵 장단을 맞추고 근상이는 빨래판의 우둘우둘한 곳을 나무로 긁어 드르륵드륵 소리를 냈다. 호선이와 희태는 두 개의 각목을 마주쳐 탁탁, 정구와 보길이는 각목으로 합판을 쳐텅텅 소리를 냈다. 재숙이는 냄비 뚜껑을 들고 있다가 가끔 창-하고 두 개를 부딪쳤다. 해괴망측한 연주였지만 소리가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도일이는 음악에 맞춰 춤춘다고 깡충거렸다. 몸을 숨기고 엿보던 이장님이 박수를 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멋진 연주였다.”“안녕하세요, 이장님?”아이들이 명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이렇게 착하고 예의 바른 애들을....’“지나가다가 소리가 좋아서 들어왔다. 동네 경로잔치 할 때 너희들이 와서 연주해 주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좋아하실 거야.”
특수반 아이들은 독, 빨래판, 냄비뚜껑을 가지고 학교 밖으로 나와 자기들끼리의 멋진 연주를 한다. 그때 이장님은 아이들의 음악소리를 듣고 올라와 경로잔치에 초대를 한다. 소외된 집단을 감싸안아주려는 이장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경로잔치에 초대돼서 아이들의 멋드러진 연주를 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기뻐하며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아이들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며 감싸안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학교의 선생님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내 생각에는 여기에 니스를 칠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선생님이 충고했다. “안돼요.” 아이들이 다 같이 소리쳤다. “니스칠이노 하면 촌스러워져요.” 도일이는 촌스럽다는 말을 생전 처음 썼기 때문에 자신이 신기해서 웃었다. 선생님은 맞은편에 있는 도일이를 불쾌한 얼굴로 건너다 봤다. “아니,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니? 왜 일본 사람 흉내를 내. 그러지 마라. 그것은 나쁜 짓이야. 더구나 우리나라는 일본 사람들에게 나라를 빼앗긴 적도 있는데...” 아이들은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어서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일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처음 들어보셨단 말인가.’ “너희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빼앗겼던 것도 모른단 말이냐? 그렇게 놀라고 말이야.” 같은 한국말을 쓴다고 해서 말이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니깐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그렇게 생각했다.
특수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저 명목상 아이들을 특수반에서 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살다 와서 도일이의 말투가 일본어처럼 말하는 것을 선생님은 이때 처음 알았다. 이 대목에서 특수반 아이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하고 아이들을 돌보려는 마음이 사라진지 오래인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너희 선생님 상 탄 것 알아?” 희태가 와서 알려주었다. “우리들이 만든 모형 교실으 자기가 만든 것처럼 해서 상을 탔대.” 햇살이 꼬물꼬물 애들 얼굴을 간지럽혔지만 어둡게 굳어진 아이들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군시렁 대장 보길이가 중얼거렸다. “너무 치사하다. 가난한 사람 돈을 빼앗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특수반 아이디어 훔쳐가는 선생님 이야기는 들어보지를 못했다. 세상이 왜 이렇게 치사할까. 이게 이야기니깐 그렇지 실제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다.” 실망한 아이들의 마음을 달랠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모형 교실을 만들 때 반짝이는 눈동자는 사라지고 눈꺼풀이 반쯤 닫힌 본래 특수반 애들 모습으로 돌아갔다. 팔팔한 도일이나 근상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며칠 후 모형 교실이 돌아왔다. 그것은 때가 묻어 있었고 세 개의 방문이 떨어져 너덜거리고 있었다. “이것이 서울까지 다녀왔어. 모두들 칭찬들이 대단했다.” 교실 귀퉁이, 본래 자리에 모형 교실을 갖다 놓으며 선생님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 아이들은 화난 얼굴로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은 얼굴에서 웃음기가 걷혔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자리에 가 앉았다.
아이들의 만든 모형교실을 선생님은 자신이 가르쳤다고 하며 상을 받았다. 특수반 아이들은 처음으로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말하고 역할을 나눠서 모형교실을 만들었지만 선생님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낀다. 아이들의 재능을 무시하며 명예를 탐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비춰져 있다.
두 시간이 지나도록 아이들이 몽땅 없어진 줄도 몰랐던 대머리 특수반 선생님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아이들이 돌아오자 몽둥이를 먼저 찾아 들고 아이들을 노려보았다. “선생님, 잠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근상이가 딱딱하게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이 나쁜 녀석, 공부 시간에 어린애들을 꼬여 데리고 다녔으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저와 선생님 둘만 이야기하면 안 되겠습니까?” 근상이는 겁내는 기색 없이 차분했다. 선생님은 몽둥이로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 근상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너무 잘못하셨습니다. 모형 교실은 선생님 것이 아니라 우리 것입니다.” 선생님의 붉었던 얼굴이 이제는 흰 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건 특수반 애들 것이었습니다.” “그, 그건....”선생님은 말을 더듬었다. “우리는 선생님이 모형교실로 상탄 것 압니다.” 아이들은 화난 눈으로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속였어요. 부끄러운 줄을 아셔야 합니다.” (중략) 도일이는 선생님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른을 그렇게 빤히 올라다보는 것 아냐. 버릇없는 것하고는 쯧쯧.” “선생님은 어른이 아닙니다.” 도일이가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자 아이들이 햐 입을 벌리며 놀랐다. “어른이면 아이들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우리들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어른이 아닙니다.” “너같이 형편없는 애만 사랑하지 않을 뿐이야 . 넌 뭘 오해하고 있구나.” “선생님 나빠요!” 도일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느새 그 아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아이들이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선생님 나빠요. 선생님 나빠요.” 소리에 맞춰 탕탕 책상을 쳤다. 그 속에는 선생님의 귀염둥이 미나와 샘이도 끼여 있었다.
결국 아이들은 두 선생님의 모습에 폭발한다. 더 이상 특수반 아이들은 특수반이 아니다. 진정한 선생님을 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며 그들도 다른 학생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도 특수아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보호받아야 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 받고 무시당한다. 이런 특수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보여주며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 명예를 중요시하고 그저 직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두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에 이런 선생님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2)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같은 해 다른 장소에서 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여자는 부모님이 유명한 사람이 되라고 유명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지만 남자아이는 부모님이 너무 바쁘셔서 이름을 지을 시간이 없어서 무명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어머니는 언제나 명랑했다. 무명이는 어머니가 걱정을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장사가 안 되어도, 외상값을 못 받아도, 무명이가 공부를 못 해도, 어머니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무명이는 오늘따라 새삼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문득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호호호호!”
어머니는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웃겨요, 또?” “호호호, 어쩌면 넌 네 아버질 그렇게 꼭 뺐니? 아주 국화빵이라니까, 호호호!”
어머니는 항상 낙천적인 사고를 한다. 슈퍼마켓이 잘 되지 않을 때도 무명이가 공부를 잘 못해도 항상 웃는다. 힘든 삶을 웃음으로 이겨나가고 즐겁게 살아가려고 하는 무명이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제 무명이가 큰 소리로 ‘얼룩이’라고 말했을 때의 아픔이 다시금 심장을 쑤셔댔다. 모든 게 그 애 때문이었다. 오늘 아이들이 칠판에 써 놓았던 모욕적인 말들도 따지자면 사실 다 무명이란 아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름까지 짝을 이뤄 가지고 놀림을 당했다. 세상에, 원수가 따로 없다!
유명이는 얼굴에 얼룩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많이 당한다. 그때마다 유명이는 집에와서 눈물을 흘린다. 그런 유명이는 점점 커가면서 말이 없어지고 친구들에게도 쌀쌀맞게 대한다. 유명이는 얼굴에 난 얼룩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받을까봐 자신감을 잃어가고 상처를 건드리는 것을 싫어한다. 점점 아이들과 멀어지자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유명이는 동물에게 사랑을 쏟는다.
“안녕하세요? 노무명이라고 합니다.” 무명이가 일부러 신경 써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는데도 종철이 엄마는 무명이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오, 그래? 또렷또렷하게 생겼는데, 공부는 잘하니?” “아뇨, 종철이랑 비슷하게 해요.” 무명이가 그렇게 대답하자 종철이 엄마의 얼굴은 구겨진 종이처럼 일그러졌다. 무명이는 슬슬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하지만 제가 잘하는 건 성적에 안 들어가서 그래요.” “대체 뭘 잘하는데?” “싸움이랑 만화 그리기요!” 무명이는 그 때 종철이 엄마의 얼굴이 샛노랗게 변하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고소했다. ‘메롱’하고 혀를 내밀고 싶은 걸 참는 것만도 정말 힘들었다. 그날 종철이는 엄마한테 잔뜩 야단을 맞았다. “아니, 그래, 너는 네가 공부를 못하면 친구라도 옳은 놈을 데리고 다녀야지. 그래 똑같은 놈을 따라다녀? 아니, 똑같은 애도 아니야. 그 앤 아주 질이 나쁜 애더라.” 그리고는 무명이가 그 유명한 ‘노범수 수퍼마켓’의 아들이라고 하자 질겁을 하고는 절대로 못 놀게 하였다.
무명이는 종철이가 친구에게 맞고 있는 것을 구해줘서 종철이는 집에 무명이를 데려가지만 교수인 종철의 엄마는 슈퍼마켓 아들이고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무명이를 무시하며 놀지 못하게 한다.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아들이 자기와는 다르게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아들까지 집안의 수치로 여기고 있다. 사람의 내면의 모습보다는 학력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명예를 세우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반해 무명이는 이런 종철의 엄마에 전혀 굴하지 않는다. 낙천적인 성격의 엄마를 닮아서 일까? 자신을 무시하는 종철의 엄마의 행동에도 재치 있게 말을 하는 무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파트에서 개를 기른다는 게 애초에 무리한 일이야. ”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던 아빠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명아, 이것 좀 봐 목구멍 속이 개털로 꽉 찬 기분이야.” 요즘 와서 엄마의 짜증은 정말 심해졌다. 옷마다 개털이 묻었다느니, 개똥 냄새 때문에 미치겠다느니, 엄마는 날마다 불평을 늘어놓았다. 엄마의 신경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요즘 유명이는 뽀뽀에 대한 시중을 온통 혼자서 다했다. 똥, 오줌을 치우는 거나, 먹이를 주는 거나, 몸을 씻기는 거나 더 열심히 더 재빨리 해치워서 엄마의 말을 안 듣도록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이가 애를 써도 어쩔 수가 없었다. “유명아, 너 엄마가 병들어 쓰러지는 걸 보든가, 아니면 저 녀석을 시골에 보내든가 선택을 해라. 이러단 정말 우리 식구가 모두 병에 걸리겠어.” 유명이는 그만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올랐다. “내가 얼마나 뽀뽀를 좋아하는지 알면서, 엄마는....”
유명이는 아이들과 노는 것보다 동물과 노는 것이 더 좋다.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해도 얼굴의 얼룩이라는 벽으로 인해 아이들을 피한다. 그래서 더 동물에게 사랑을 쏟고 장래 희망도 수의사가 되는 것이다. 유명이의 부모님은 그럼 유명이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유명이의 콤플렉스는 곧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털이 날려서 개를 키우려 하는 유명이에게 당장 시골에 갖다 주라고 짜증을 내고 유명이를 설득한다.
어머니는 웃는 모습까지도 더 환해졌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에 외출했던 부모님이 무언가 잔뜩 사 들고 들어오긴 했다. 무명이 옷도 한 벌 있었는데, 그 속에 저 파란 투피스도 들어 있었나 보다. 생전 새 옷이라곤 안 사 입던 어머니가 오늘 여길 오려고 저렇게 새 옷까지 장만한 것이다! “아이고 배고프겄다. 방에 가서 아부지들 모시고 온나. 후딱 저녁 먹어 뿌리재. 니 형은 저녁 먹고 온다 캤다. 무명이와 정호가 안방에 가 보니 정호 아버지와 무명이 아버지는 벌써 몇 잔씩들 걸쳤는지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무명이는 아버지를 보고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버지 역시 딴 사람만 같았다. 아버지가 저렇게 말끔하게 차려 입은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트레이닝 복 차림이거나. 외출할 때도 누런 점퍼나 입는 아버지였다. 남들 결혼식에 갈 때에나 겨우 양복을 입는데, 그것도 팔이 짧고 바지 길이도 깡충한 낡은 검정색 양복 한 벌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버지는 말쑥한 회색 양복을 입었다. 넥타이도 처음 보는 세련된 넥타이다. 그렇게 입으니 아버지도 아주 근사한 신사처럼 보였다. 무명이는 괜히 가슴께가 스멀스멀하고 목에 뭔가 낀 것만 같았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그렇게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지 무명이는 참느라고 혼이 났다.
만화그리기를 가르쳐 주는 정호네 집을 무명이의 아빠와 엄마는 새 옷을 장만해서 입고 찾아온다. 바빠서 무명이에게 신경을 못 쓰는 줄만 알았던 무명의 부모님은 만화가가 되고 싶어서 배우겠다는 아들을 위해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만화가가 꿈인 무명이의 재능을 인정해주고 밀어주려는 모습에서 종철의 부모님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무명이도 항상 바쁘신 엄마 아빠가 말끔하게 차려 입고 정호의 집을 찾아오신 것을 보고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만화 공부를 끝내고 길을 건너려다 무명이는 유명이와 딱 부딪혔다. 이상하게도 몹시 반가워서 하마터면 무명이는 ‘안녕!’하고 인사를 할 뻔했다. 하지만 곧 ‘저게 바로 내 적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입을 다물어 버렸다. 두 아이는 서로 못 본 척 고개를 돌리고 신호등이 바뀌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유명이는 작은 새끼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운 고양이였다. 무명이는 사실 말이 걸고 싶었다. 예전에 유명이한테 당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나긴 하지만 벌써 오래 전의 일이었다. 누구한테 해꼬지를 당하거나 욕을 먹어도 원해 무명이는 오랫동안 그런걸 품지 못했다. 싸움이야 거머리같이 질기게 매달리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끈질겨서 하는 일이지 미운감정으로 하는 건 아니었다. 무명이는 제 속에 구멍이 숭숭 난 체받침 같은 게 있어서 그런 미운 감정들이 다 술술 새나가는 것만 같았다.
유명이를 좋아하기 시작한 무명이의 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로부터 13년 후, 노무명 군과 정유명 양은 결혼식을 올렸다. 다시 그로부터 13년 후, 노무명 아저씨는 훌륭한 만화가가 되어 슬픈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고, 정유명 아주머니는 훌륭한 수의사가 되어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 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씩씩한 아이들이 세 명 태어났다. 노무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가가 되었다. 그의 만화는 온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조금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만화를 그릴 때 노무명이란 본명을 쓰지 않고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예명을 썼기 때문이었다. 정유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의사가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의 동물들 사이에 알려졌다. 그녀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한 온 세상의 동물들이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널리 알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온 세상 동물들의 사랑을 받았다. 언젠가 얼룩점 제거 수술을 권유 받았을 때 그녀는 거절하며 말했다. “내 얼룩이 없어지면 동물 친구들이 알아보지 못해요.” 노무명과 정유명은 죽는 날까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로 지냈다고 한다.
유명이와 무명이는 서로에 대한 오해를 모두 풀고 커서 결혼까지 한다. 무명이는 이름처럼 무명이 아니라 유명한 만화가가 되었다. 유명이는 자기를 가둬놨던 얼룩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한다. 제각기 다른 빛깔의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들을 잘 이겨내고 커가는 모습을 그려줌으로서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3. 마치며...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또 책을 보면서 커간다.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아동문학에서는 권선징악의 주제가 많다고 생각했다. 즉 착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성공을 하고 나쁜 사람들은 결국 벌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아이들에게 판단을 요구한다. 아이들은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동을 판단하여 본받기도 하고 옳지 못한 행동을 깨닫도록 한다. 또 아동들이 주 생활공간이 학교이다 보니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많이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특수반 아이들’에서는 학교에서 소외받고 있는 특수반 아이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고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아동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소중한 벗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한다. 요즘엔 많은 아동문학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이들은 컴퓨터, TV등에 빠져서 책읽기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아동들이 아동문학을 많이 읽고 책 속의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만나보고 느끼면서 앞으로 자라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인생의 지침서가 되었으면 한다.
4. 참고
김봉군,『문학작품 속의 인간상 읽기』, 민지사, 2003
이경혜,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푸른나무, 2001
소중애, 『특수반 아이들』, 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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