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에서 만난
김정원과 친구들 후기 ^_^
http://blog.naver.com/y_serene?Redirect=Log&logNo=90019531066
아무런 사전 프로그램 정보 없이
순전히 연주자들에 대한 믿음으로 선택한 공연, 김정원과 친구들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일찌감치 충무아트홀에 도착해
가벼운 설레임으로 기대를 배가시켰다
1부는 김정원의 독주 한곡, 바이얼린과 소프라노 테너와의 곡이 하나씩 있은 후
마지막은 소프라노와 테너의 이중창으로 맺어지는 구성이었다
첫 곡은 담담한 듯 그 안에 고독과 격정이 깊은 슈베르트 즉흥곡 G♭Op.90-3의 독주로 시작되었는데
곡이 끝날 때까지 그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정말 격조 높은 연주를 들려주더라..
그리고 빨간 드레스로 훤칠하게 등장한 바이얼리니스트 백주영과의
카르멘 환상곡! 어릴 적, 사라장의 이 앨범을 얼마나 듣고 들으며 좋아했었는지...
이곡 특유의 드라마틱함과 매력을 고스란히 전달해준 두 연주자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클라이슬러의 씽코페이션으로 상큼하게 앵콜까지.^^
세번째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김수연과의 무대였는데
김수연의 목소리를 실제로 듣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와... 정말 감동이었다
깨끗한 음색과 끝간데 없을 것 같은 음역대를 바탕으로 흐르듯 두곡을 선사하고는 우아하게 퇴장
크로스오버 음반도 얼마 전에 발매된 것으로 알고있는데 조만간 사서 들어봐야겠다
네번째 테너 정호윤은 당당하고 시원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청중을 압도했다
긴 호흡과 풍부한 성량으로
이탈리아 가곡 두곡을 다부지게 소화하곤,
앞선 김수연과 환상의 이중창을 선사
이미 심상치 않은 1부가 끝나고
2부의 처음은 정재일의 기타 음악으로 열렸다
그리고 곧 하림의 합세, 다소 얌전한(?) 무대와 청중들이 어색했는지 특유의 위트로 유쾌함을 주더니
윌리엄 파이프를(내가 알기로는 아일랜드의 전통 악기) 앞세운 연어이야기를 부르는데... 북유럽의 정취가 물씬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상하게 아일랜드계 악기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알았고, 지금도 그 이름만 들으면 넘어가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씨리즈가 펼쳐졌다
(그때 당시만 해도 피아졸라의 음반 자체가 희귀해서 수입판만 있던 시절..한장에 삼만원을 호가했었는데
그걸 사모으느라 용돈이 금방 바닥났음에도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하림의 반도네온이 함께한 제대로 된 탱고를 들으니
요즘 다소 우울했던 일상이 한큐에 보상되는 기분
리베르탱고, 오블리비언, 카를로스 가르델 세곡으로 꾸며진 탱고의 대중적인 대표주자 세곡이었는데
김정원은 정말 훌륭한 연주자에, 편곡 솜씨도 보통이 아니구나
악기 하나하나에 주요 멜로디를 부여하면서 원곡보다 더 넓은 스케일로 풍성한 울림을 빚어냈다
색소포니스트 손성제와 김정원의 영화 '모정' 삽입곡 앤디 윌리엄스에 이어
고엽이 연주되자 옆에서 라이언이 작은 탄성을.(그 곡을 아주 좋아한다 ^^)
마지막으로 앞선 두 성악가를 제외한 모두가 나와
정재일 편곡의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합주했다
그리고 이 곡에서 하림은 또 하나의 아일랜드 전통 악기 틴 휘슬(타이타닉 초반부 악기였던)로 멜로디를 연주하기도 했다
눈빛과 몸짓들에서 얼마나 즐기며 연주하는지를 알 수 있었지..
곡이 막 끝난 후 여음을 기다린 후
인사 ^^
예정됐던(^^) 앵콜곡, 라벨의 볼레로
이 곡 역시 정재일군의 작품이라는데 촉박한 시간이었음에도 휘리릭 편곡을 끝내곤
이틀의 연습만에 들려준다는 이야기가 믿을 수 없었던 조화로움을 선사했다
뭐, 정재일이야 워낙 유명한 재주꾼으로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흠칫.
과연 그의 성장은 어디까지일런지...
계속되는 커튼콜에 정말 마지막으로 인사하던 김정원. ^^
*
이 공연의 주인공 김정원이 요즘 계속 슈만 콘체르토 스케쥴로 각국에 투어중이어서
공연을 닷새쯤 앞두고 귀국했던 걸로 알고있었다
하지만 발군의 실력자들로만 이뤄진 그 '친구들'과 함께였을까
도대체 언제 그렇게 연습을 맞춰 이런 완성도를 보일 수 있나 놀라울 뿐이었다
공연 초반, 피아노와 함께하면서 숙명일 수밖에 없는 그 외로움을 못 견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았고
덕분에 친구들이 많아 기쁘다는 그의 이야기에 참 많이 공감했다
뭐..나는 피아노 앞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게 문제가 아니라
테크닉과 해석상의 어려움으로 늘 좌절모드였지만
한번씩 미친듯한 집중력과 긴 시간 피아노와의 대화만이 허락되었던 그 시간이 참 힘겨웠더랬다
사람과의 부대낌과 대화가 고파서.
아... 이사람도 그랬구나...
그래도 모든 어려움을 잘 조율하고 뛰어넘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연주자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정말 즐겁고 기쁘게 연습했고, 연주했다는 그의 말처럼
오늘의 연주가 듣는 사람에게 한동안 행복의 여운을 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램처럼
충분히 그 기쁨과 행복함이 전달되는 값진 시간이었다
음악은 참 좋아라...
*
하림씨가 연주한 악기는 윌리엄 파이프가 아니라 드렐라이었다고...
moonstruck1님, 소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
카페 게시글
감상문을 부탁해!
[리뷰]
2007 김정원과 친구들 2th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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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1
07.12.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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