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벌레와 부자
곽해룡
~한 자
~~두 자
~~~석 자
~~~~넉 자
자벌레는 자기가 걸어온 길이 몇 자나 되는지 재어 보다가 죽는다. 자벌레는 가끔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걸음을 세다가 까먹었기 때문이다.
-한 푼
--두 푼
---세 푼
----네 푼
부자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벌어 온 돈을 세다가 죽는다. 부자는 가끔 재산을 다 써버리고 거지가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벌어 온 돈을 세다가 까먹었기 때문이다.
곽해룡 동시집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 (문학동네, 2016) /2016 방정환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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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란 이름과 나뭇가지처럼 생긴 자벌레의 특징에 돈이 많은 부자의 특징을 잡아 비유하였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불확실한 미래는 생각지 않고, 주어진 일만 하며 아무 생각없이 쭈~~욱 살아가는 사람들을 풍자하였다.
현실적인 착상으로 시작하여, 자벌레는 나무에서 뛰어내리고, 부자는 재산을 다 써버려서. 본인의 행동 때문에 거지가 되는 반전이 인상적인데, 해학적인듯 슬프기도 하다.
아이들과 시어 바꿔 쓰기 하면 어떤 말이 나올까 궁금해서 아이들과 해봤다. 자벌레는 강아지나, 개구리로 비유하고, 부자는 엄마나 아빠에 비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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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
◎◎두 골
◎◎◎세 골
◎◎◎◎네 골
축구선수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넣은 점수를 세다 죽는다. 축구선수는 가끔 공을 차다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넣은 골 수를 세다가 자만했기 때문이다.
♧한 포기
♧♧두 포기
♧♧♧세 포기
♧♧♧♧네 포기
엄마는 김장 때까지 마트에 가서 배추 가격을 세며 한숨 쉰다. 엄마는 가끔 계획에 없던 돈을 써버리기도 한다. 마트에서 하는 특가 세일에 배추를 몽땅 사버렸기 때문이다.
첫댓글 으악! 어쩌죠? 도토리묵 끓이려고
~한 컵
~~두 컵
세다가 죽을까봐 묵쑤는거 포기했어요. 엉엉
숫자 셀 때마다 생각날 것 같은 참 재미난 동시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