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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 둘레길 길동무 원문보기 글쓴이: 수명산
호남정맥 종주 19구간(추월산ㆍ도장봉)
종주일자 : 2002년 6월 18 ~ 19일
종주구간 : 용추봉 ~ 추월산 ~ 도장봉 ~ 강두마을 안부
날 씨 : 맑음
도상거리 : 23.0km
용추봉(580) -- 2.2 -- 치재산(591) -- 3.7 -- 29번 국도 천치재(295) -- 1.3 -- 390.6봉 -- 2.0 -- 인삼밭재(355) -- 1.0 -- 710.1봉 -- 3.0 -- 추월산(729) -- 2.0 -- 밀재(385) -- 0.8 -- 520.1봉 -- 4.5 -- 도장봉(459) -- 2.5 -- 강두마을 안부
산행시간 : 11시간 40분
6월 18일
한국 축구가 또 한번의 새로운 역사 창조를 위해 4천7백만 국민이 하나가 되는 결전의 날이 밝았다. 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한꺼번에 풀어 한반도를 기쁨의 물결 속에 파묻었던 23인의 태극전사가 18일 오후 8시30분 한밭의 푸른 초원에서 8강 티켓을 놓고 강호 이탈리아와 일전을 벌인다.
48년 간 가슴에 꾹꾹 담아두었던 한을 16강 진출과 함께 한줌 남김없이 풀었기에 긴장감이 풀어질 듯도 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또 한번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꿔놓자"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 66년 잉글랜드대회 때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의 기적을 재현하는 동시에 86년 대회 때 2대3으로 패했던 선배들의 상처를 달래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는 대표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이라는 무기가 손안에 있고 온 국민의 성원도 넘친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7일 연습 후 가진 인터뷰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역사를 한번 만들어보자.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의를 다진 뒤 "더 나가기 위한 굶주림을 느껴야 한다"면서 선수들을 독려했고,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100번째 출장을 눈앞에 둔 황선홍을 비롯한 선수들도 즐거운 표정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며 상대의 빗장수비를 열어제칠 비책도 숙지했다고 한다.
뻥 뚫린 고속도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정읍에 도착해야지,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유성을 통과할 무렵 우측으로 붉은 물결이 넘실대는 대전월드컵 경기장이 시야에 다가온다. 오늘 꼭 해낼 거야, 그리고 둘러앉아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는 정맥꾼들...
한밭 벌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온 국민이 한곳에 모은 염원이 기적을 일으켰다. 전국 각지에 모인 4백여 만 명의 붉은 물결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기적을 만들어냈다. 환호와 감격의 눈물이 온 국토를 울리고 적셨다.
한국이 월드컵 8강에 오른 것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드디어2002한일월드컵대회 16강 전에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 강호 이탈리아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둬 8강에 진출했다.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이끌어낸 승리였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다 패전을 눈앞에 둔 후반 43분 설기현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뒤 연장후반 12분 안정환의 골든 골로 이탈리아를 제쳤다. 아마 이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6월 19일
05시 30분 밤재 고갯마루 직전 정맥꾼들은 잠을 설쳤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희미한 계곡길로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 능선에 붙으면서 오른쪽으로 능선길이 열리고, 옅은 산안개가 깔려있는 용추봉에 올라서니 구름바다 위에 두둥실 떠있는 봉우리들은 한 폭의 그림 같아 갈 길이 바쁜 정맥꾼들을 유혹한다.
05시 40분 가지 말라 붙잡는 용추봉을 뒤로 서남방향으로 나리꽃이 피어있는 완만한 내리막길로 안부에 내려섰다 오른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5분 정도 참나무 숲을 내려서다가 밤새 내린 비로 흠뻑 젖어있는 산죽밭을 가르며 정맥길은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05시 56분 능선분기점이다. 봉우리를 오르기 직전 오른쪽(북서)으로 산안개가 한차례 밀려가고, 평탄한 정맥길이 봉을 우회하면서 완만한 내림길은 언덕을 넘어서니 잡목이 우거진 옛 헬기장이다. 정맥은 방향을 남서쪽으로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이 발아래 임도가 내려다보이고 가파른 오름길이 두려운 치재산이 우뚝하다.
06시 09분 이정표가 서있는 임도에서 치재산 제3등산로를 가리키는 오름길의 임도를 한동안 따르다보니 임도가 끝이 나고 선명한 등산로는 출입금지란 팻말이 붙은 갈림길을 지나면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칡넝쿨을 헤치다보니 군데군데 정맥꾼들을 붙잡는 산딸기가 먹음직스럽고, 잠시 뒤돌아보는 용추봉은 어서 가라 손짓하는 것 같다.
06시 20분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아침을 맞는 빗물에 젖은 나리꽃이 활짝 피어있는 480봉을 넘는다. 완만하던 오름길이 암벽을 우회하고 다시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선 곳이 치재산 정상이라고 안내판이 서있는 591봉이다. 좌측 아래 바위로 된 신선대의 비경이 볼 만 하고 시원스런 산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정맥길은 오른쪽(북서)으로 방향을 조금씩 틀며 군데군데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작은 오르내림은 산죽밭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에서 보는 추월산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 임도에 내려섰다가 선명한 등산로는 좌측을 가리키는 야영장 시설이 들어서 있는 가마골의 관리사무소 팻말을 통과하며 완만하던 정맥길이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선 곳이 헬기장인 532봉이다. 순창군 복흥면 답동리의 푸른 경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06시 51분 532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는 듯하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정맥길, 작은 오름 뒤에 꽃이 시들어 가는 무성한 싸리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은 메말라 푸른빛을 잃어가고 있다. 한차례 가파르게 오른 봉에서 완만하던 내림길이 한동안 평탄한 정맥길로 이어진다.
07시 10분 고도가 490m 봉에 올랐다가 왼쪽(남동)으로 7분 정도 미끄러지듯이 뚝 떨어지듯 내려선 임도, 다시 오른쪽으로 능선길을 임도와 나란히 이어가다 다시 임도를 가로지른다. 아름드리 소나무숲길은 특수작물을 재배한다는 녹색의 철망을 뒤로 쌍무덤에 이어 묘 지대를 통과하며 내려선 곳이 천치재다.
07시 35분 담양군에서 세운 표지석이 서있는 천치재는 우리말로 하늘재나 그냥 천치라 부르면 될 것을 한자어로 표기하다보니 천치재가 되어버렸다.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을 가르는 29번 국도가 지나는 곳이다. 좌우로 포도밭이 자리잡고 있다. 담양군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한다.
담양군을 잠시 소개하고 가자 전라남도 북쪽에 위치한 담양은 기름진 평야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수많은 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전승해 온 유서 깊은 고장이다. 대쪽같이 올곧은 선비 정신을 이어 받은 조선 시대 사림(유림)들은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 현실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큰 뜻을 이룰 수 없음을 한탄하며 남쪽으로 내려와 무등산 정기 어린 이곳 담양 일원에 누와 정자를 짓고 빼어난 자연 경관을 벗삼아 시문을 지어 노래하였다고 한다.
이들은 수신과 후진 양성에 힘쓰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아서는 충성하고, 국난이 있을 때에는 분연히 일어나 구국에도 앞장섰다. 가사문학의 산실이기도 한 담양군, 정철의 성산별곡,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은 학창시절에 많이 접해오던 것이 아닌가...
07시 43분 포도밭을 뒤로 다시 정맥길로 들어선다. 좌측으로 송전탑을 보며 빼곡이 들어서 있는 장송숲을 헤쳐나간다.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산판길을 만나고 다시 산판길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적송군락을 통과하며 확인한 정맥능선엔 송전탑과 암봉이 우뚝 솟아있다.
08시 안부에서 산판길을 버리고 잡목들이 무성하던 숲길은 임도를 가로지르면서 대룡산농장 철망을 끼고 오른다. 우측에 있는 송전탑을 통과하며 만나는 밤나무군락엔 특이한 꽃 냄새가 코를 찌른다. 때 마쳐 한마디로 지루함을 잊어보려는 정맥꾼들, 과부가 밤꽃 냄새에 바람이 난다나...
잡목들이 틈을 주지 않는 정맥길, 긴 오르막에는 산새들이 짝을 지어 이리저리 날고 있다. 공터 옆으로 송전탑이 서있는 암봉이 깎이어 나간 460봉에 오르고, 한차례 경사길을 내려섰다가 산죽밭을 뚫고 오른다. 바윗길 좌측으로 수직의 암봉을 보며 올라선 곳이 520봉이다.
08시 25분 520봉 전망대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천치마을과 유턴을 하듯이 오르는 천치재로 오르는 29번 국도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어지는 정맥은 참나무숲길로 암릉을 보며 걷는다. 공터의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연이어 봉을 넘는다. 키 작은 소나무 숲을 지나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추월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은 기암절벽을 이루며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08시 57분 인삼밭재을 만난다. 우측으로 나리꽃을 재배하는 넓은 밭을 끼고 한동안 임도를 따른다.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들어서며 선명한 등산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잡목을 헤치며 들어서니 10여m가 넘는 수직에 가까운 암벽이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손과 발을 사용하며 오를 수가 있지만 연이어 나타나는 암벽지대는 모두를 지치게 한다. 한차례 바윗길을 올라선 곳에는 키 작은 노송 한 그루가 흙이라곤 없을 것 같은 바위 위에서 정맥을 지키고 있다. 자연의 오묘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다.
10시 07분 암벽을 밧줄이 매달려 올라 왼쪽으로 잠시 올라선 곳이 삼각점이 있는 710.1봉이다. 추월산은 아직 멀어만 보이고 수많은 봉이 정맥꾼들을 기다리고 있다. 키 작은 참나무 숲으로 쌓인 조그만 공터의 정상을 뒤로 잡목 숲을 가르며 남쪽방향으로 떨어지던 정맥은 좌측으로 바위벼랑을 끼고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따르다가 만나는 전망대바위에서 맞는 산바람은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는 달콤한 순간, 바람아 맘껏 좀 불어 주라...
10시 15분 직선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팍 꺾으며 안부에 내려섰다가 우측으로 나있는 우회길을 버리고 암릉을 넘어 안부에서 한차례 올라선 봉이 660봉이다. ‘눈부신 아침햇살에 산과 들 눈뜰 때 그 맑은 시냇물 따라 내 마음도 흐르네 가난한 이 마음을 당신께 드리리...’ 연속극 배경음악이 조용히 입에서 흘러내린다.
10시 46분 726봉 바위봉에 오른다. 능선분기점인 760봉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내려선다. 추월산이 한결 가깝게 다가와 있다. 암릉길의 연속, 뜨겁게 달아오르는 바위길이 겁이 나기 시작한다. 너럭바위를 통과하고 밋밋한 봉을 넘는다.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계곡, 어디선가 들려오는 장비에 소음소리가 조금은 귀에 거슬린다.
11시 15분 좁은 공터에서 20여분간 허기를 메꾸고 올라선 봉이 730봉이다. 뒤돌아보니 연이어 넘어온 정맥의 봉우리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저걸 다 넘다니... 730봉에서 10 여분 가량 흙무덤을 지나 내려선 곳엔 ‘제4등산로 추월산 등산로 태웅산장, 표지판이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귀에 익은 이름...
12시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운 금속표지판이 서있는 추월산(729m)에 오른다. 전북 순창군 복흥면과 전남 담양군 용면에 경계 상에 솟아있는 추월산은 가을이면 보름달에 닿을 것같이 산이 드높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동쪽아래 우리나라에서 제일 깨끗한 물을 자랑하는 담양호가 있다.
담양호의 물이 항상 가득한 것은 지역의 지명과도 연유가 있는데, 담양이 한자로 못담(潭)자 쓰듯이 예부터 이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강우량이 많아서 붙은 이름으로 고려 성종 때의 지명도 담주 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려 때 창건된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자리한 보리암...
추월산 암봉 아래에는 단풍나무가 매우 많아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지만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과 시원한 담양호반의 푸른 물결, 겨울이면 설경과 암벽에 매달린 고드름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한다.
정맥은 오른쪽(남서)으로 바윗길을 내려서서 참나무숲길을 따르다가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능선을 버리고 마치 우회길을 따르는 듯 이어지는 정맥길, 추월산 정상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추월바위를 보며 내려선다. 긴 내리막길, 작은 오르내림, 그리고 내려선 곳이 밀재다.
12시 50분 2차선 아스팔트포장도로인 전북 순창군 복흥면과 전남 담양군 월산면을 좌우로 거느린 밀재 고갯마루에서 정맥은 절개지를 올라서면서 잠시 잡목과 가시넝쿨이 정맥꾼들을 힘겹게 한다. 선명한 길로 들어서며 만나는 잔디밭에 커다란 묘지 5기...
13시 10분 전망대 바위를 만나면서 내려다보는 반듯한 푸른 농촌들녘의 풍경은 잠시나마 피로가 가시는 듯하다.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참나무숲길로 경사길을 올라선 곳이 삼각점(426, 81년 재설)이 있는 520.1봉이다.
13시 20분 520.1봉 능선분기점에서 왼쪽(남)으로 내서면서 수직에 가깝게 뚝 떨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 십자안부에서 오르는 길은 잡목 숲이 길을 막는다.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이다. 지나온 추월산의 등산로와는 정 반대로 인적이 끊긴지 오래된 것 같은 정맥길, 바람 한 점 없는 잡목 숲의 무더위와의 전쟁...
13시 53분 묘지대인 460봉에 오른다. 정맥은 이곳에서 왼쪽으로 4m 정도 넓은 키 작은 잡목과 수풀만 무성한 산판길을 따라 내려선다. 4분 뒤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묘지 1기가 자리잡고 있는 안부를 지나 잡목과 가시넝쿨을 헤치며 묘 2기가 지키는 440봉에 오르고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 금방동으로 내려설 수 있는 안부, 잠시 올라선 공터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는 정맥꾼들, 모두가 무더위에 지칠 때로 지쳐있었다.
14시 08분 2기의 울산 김씨 묘지를 뒤로 잡목 숲은 한동안 우회길로 이어가다 터널 숲을 뚫고 다시 좌측으로 바위지대를 끼고 봉을 넘어 층층이 자리잡고 있는 묘 지대에 내려선다. 잔디밭의 묘지, 그리고 내려선 안부엔 천년을 족히 살았을 느티나무 한 그루가 정맥을 지키고 있다. 우측으로 금방동마을이 가깝게 자리잡고 있다.
은행나무 묘목이 자라고 있는 안부를 가로지르고 잡목을 가르며 힘겹게 올라선 밋밋한 봉에는 소나무 숲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차례 뚝 떨어지며 내려선 안부에는 대나무밭이 나타난다. 대나무 숲을 헤치며 안부에서 왼쪽으로 2m 정도의 산판길을 따르다 만나는 줄지어 자리잡고 있는 묘지 3기를 통과하며 소나무숲길을 오른다.
15시 29분 한차례 급경사의 정맥길은 넓은 바위사면을 올라 바위지대로 이루어진 526봉에 오른다. 정맥은 왼쪽인 북서방향으로 꺾으며 희미한 잡목숲이 성가시게 옷깃을 붙잡는 가파른 내리막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돌며 올라서는 길은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나타난다.
그대로 태양이 온몸을 사정없이 내리쬐는 고달픈 길, 그래도 이제 오르면 도장봉이 되고, 잠시후면 끝이 난다고 생각하며 한차례 힘을 내본다. 가파르게 올랐다가 내려서는 듯하다 올라선 봉이 도장봉인 줄 알았는데...
16시 오른쪽으로 하산길이 보이는 분덕재를 가로지르고, 오른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며 오르는 길 역시 가시넝쿨과 잡목들이 정맥꾼들을 힘들게 하지만 어제 연장전까지 치르면서 승리를 안겨준 태극전사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된다.
16시 20분 시야가 트이는 묘지를 통과하고 잡목 숲을 헤치며 올라선 곳이 국방부지리연구소에서 설치한 철제로 만들 원형의 소삼각점이 있는 도장봉이다. 힘들게 했던 도장봉은 억새와 싸리나무 그리고 청미래로 둘러 쌓여있고 정맥은 이곳에서 오른쪽(북)으로 내려서다 산판길을 만나면서 왼쪽으로 산판길을 따라 이어간다.
능선갈림길이다. 오른쪽(북동)으로 계속 산판길을 따라간다. 억새밭의 정맥능선 우측으로 어은동마을이 가까이 있고, 비포장길이 나타나고 어운동길을 가로지르면서 또 하나의 수 백년 묵었을 느티나무 한 그루가 길가에 서있다. 오름길은 산판길로 잡목 숲을 헤치며 간다. 밋밋한 봉에서 오른쪽으로 십자로 안부를 가로지르고 키를 넘는 산죽밭을 가르며 간다.
장송 숲사이로 빠져나오니 팔뚝만하게 자란 무밭이 나타난다. 좌측으로 하산길이 보이고 정맥은 산판길을 따라간다. 밭을 통과하며 감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정맥길, 대각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맥은 왼쪽으로 사면길로 내려서니 콘크리트 농로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콘크리트 농로를 따라 송전탑이 서있는 강두마을 안부에 도착한다. 모두다 지쳤어도 무더위와 싸워 이겼음에 정맥꾼들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