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215
아버지 생년월일입니다.
제 친구 중에도 음력 생일이 많은데
그때 양력이었으니 할아버지가 그만큼 신식이었다는 뜻일까요?
어쨌든 아버지께서 계셨으면
오늘이 87번째 생신이신데
가신 지 벌써 20년입니다.
마침 선물 받은 투썸플레이스 쿠폰이 있어서
출근길에 케이크를 샀습니다.
케이크를 책상에 올려놓고
혼자 노래를 부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까지밖에 부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했던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ㅜㅠ
갑자기 우울해집니다.
이다음에 천국에 가면
늘 하나님을 찬양할 텐데
이 땅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았던 기억이 없으면 얼마나 민망할까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케이크를 어떻게 할까요?
같이 먹을 사람도 없으니
오늘 점심은 케이크로 때워야 하겠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했을 때
아버지께서 물으셨습니다.
"신학 공부도 마쳤으니 이제 성경은 다 외우는 거냐?"
"예? 그걸 무슨 수로 다 외웁니까? 반도 못 외웁니다."
"아니, 성경도 다 못 외우면서 무슨 목사 노릇을 한다는 거냐?"
아버지는 제가 목사 안수를 받은 다음에야 교회 다니셨습니다.
당시에는 교회 문턱도 넘어보지 않은 상태였죠.
신구약성경이 전부 31,173절입니디.
지금은 다 까먹었습니다만 그때는 1,200절가량 외울 때였습니다.
친구들이 성경 구절을 찾을 때마다 저한테 묻곤 했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걱정하셨습니다.
(성경 검색 프로그램이 없던 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