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하고
수억 년 쌓인 지층 모양
내 머리통은 터질 것만 같다
생각 사이로
한 마리 나비가 날으로
생각 사이로
사슴 한 마리 지나가고
생각 사이로
겨울 들판 비둘기 한 마리 있고
그래서
내 머리통은 깨지지 않았나 부다.
===[우리들의 시간] 박경리 시집 중에서===
복잡한 세상, 분주한 세상.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이리저리 정신없이
어디론가 달려갔다.
업무적이거나 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정작 나를 위한 생각과
나를 위로하는 시간과 아무런 방해도 없이
나만의 시간은 하루 중, 그리 많은 시간이 아니다.
생각이 많으면, 고민도 많아지는 것이거늘
알면서도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기 십상이므로
"생각을 조심하자"라고 자신을 다독이기도 한다.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에
우리는 박경리 선생님과 같이
머리가 아프게 된다.
이 아픈 머리를 나비, 사슴, 비둘기가 진통제 역할을 하였다.
가끔은 자연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낫게 하는 것 같다.
아침 일찍 제주공항 출장이다.
"떠나는 즐거움! 행복한 만남!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이 보인다.
구름 사이로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는 그림이 크다.
공항 대합실에 앉아 [생각]을 하며,
또 한 주를 시작한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