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재스님의 김치 이야기 ('김혜옥의 아름다운 초대' /bbs)
절에서 김치를 담글 땐 홍시도 넣고..
마을 사람들은 발효된 젓갈을 넣잖아요?
절에선 젓갈 대신 오래된 간장, 발효된 간장을 넣어서 간을 맞추고
또 갓김치에는 된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그렇게 하면 젓갈 맛이 나는데 젓갈 냄새는 안 나요.
이렇게 젓갈 대신 간장과 된장을 이용합니다.
한 번은 영국엘 갔는데 호텔에서 김치를 내놓고 먹으려니까, 아 코리아 김치 내놓지 말래요.
그래서 제가 봉지를 딱 열고, 너희가 먼저 먹어보고 오케이하면 먹고 아니면 도로 가지고 가겠다고 했더니
가지고 가서 먹어보곤 안 주는 거예요. 김치가 너무 맛있다고 팔라고 그래요.. ㅎㅎ
지난 번엔 서울에서 세계 요리사들 모여서 발효음식에 대해서 할 때에도
배추김치하고 된장 넣은 김치를 했거든요.
제가 배추김치를 하면서 절의 배추는 유기농이다..
왜 유기농을 하냐 하면 모든 생명이 나와 하나이기 때문에
땅도 물도 나와 하나이기 때문에 그걸 더럽히는 것은 나를 더럽히는 거기 때문에 그런다.
몸이 건강하려면 음식이 건강해야 하고, 음식이 건강하려면 모든 재료가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유기농이 그 시작이다.
그때 15,000원 할 때예요. 한 통에..
막 배추파동나고 금치라고 하고.. 그럴 때인데 제가 이랬어요.
이거 한 포기에 15,000원 주고 사 왔는데, 우리는 15,000원이라고 그러지 않는다.
이 배추가 나에게 오기 까지는 수많은 농부의 손길을 거쳐 왔고
이 배추가 자라기 위해선 바람과 햇빛과 공기, 물의 에너지가 함께 있기 때문에
이 배추 속에서 우주의 에너지를 본다. 우주의 생명을 본다.
그래서 우린 얼마 짜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 배추 속에 양념을 해주는 것은 배추가 양념이라는 걸 통해 수행을 하는 거고
배추김치가 다 된 것은 그 배추가 성불한 것이다. 부처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수행을 이루려면 나쁜 거 빼주고 좋은 거 올려줘야 하고
부족한 걸 채워 줘야 수행을 이루듯이 배추도 마찬가지다.
이 배추는 여러 귀하신 분들이 드실 거라서 내가 '배추 부처님'이라고 해주겠다.
아 그랬더니 외국인들이, 아 우리도 붓다김치 먹고 싶다, 붓다김치 팔아라.. 막 그래요.
그 얘길 듣고 스페인 방송사에서 왔어요. 그래서 행사진행하는 사람들이 와서..
선재스님 김치를 꼭 와서 했으면 좋겠다.. 파 마늘 안 넣고, 젓갈 안 넣은 김치를 강의해 달라고 그래서
이번엔 또 스페인으로 김치강의를 하러 갑니다.
그래서 그냥 배추가 아닌 거예요. 저한텐..
이 배추를 통해서, 김치를 통해서 세계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
배추 속에 우주의 생명이 있듯이, 그건 그대로 부처님의 생명이고..
사람들한테 배추김치를 주면서 거기에 부처님을 얹어서 준다고..
불법을 얹어 준다고 생각하고 다니기 때문에요. ㅎㅎ
☞ 종이 한 장에.. 무엇이 보입니까? <틱낫한 스님>
첫댓글 이제와서 맞어! 그거야 ! 그게 도이고 그게 진리야 ! 라고 깨닫고 보면
초등학교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매일 하신 말씀 중에 다 있네요,ㅎㅎㅎ
네..김치는 배추의 성불이니 끼니 때마다 내 몸에 간절한 마음으로 모셔야겠군요. 고맙습니다. _()_
간장,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파,마늘 안넣은 김치...
좀더 자세히 알아봐서 해봐야겠어요.
소금인형님
설명절인데, 어찌하고 계신가요? . 얼른 예쁜인형으로 돌아와야하는데, 그치요..
한 10년쯤 전인가보네요
친정엄마가 김치에 맑은 멸장을 넣는다는거 색깔이 비슷하여 국간장을 넣은적이 있었답니다
버리기도 아깝고 그냥 먹었는데요. 아~~ 이거이 익어갈수록 맛있었습니다.
그래요...저는 김치를 간장으로 간을 한다는거는 금시초문입니다
한번 해봐야겠어요
저는 치료 잘 받고있습니다...명절 잘 쇠셔요^^*
그들만의 김치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그들이
가진 각자의 김치 맛이 있습니다.
(햇빛엽서님 창원표 김치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만으로도 먹은거나 다름 없습니다
'숨 죽이다' - 무나 배추 김치를 담글 때 소금을 뿌리면 채소의 빳빳하고 생생한 기운이 죽게 된다 - 相을 죽이고 성불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