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흰 별하나 동그마니 떠있다가
새벽녘 사라졌다
마을 처마끝에 서성거리던
그 한줄기 바람도
잔 가지 잎새 떨구더니 길을 떠나고
산 끝자락 붙잡고 어정거리던 구름조각
그 마져 어느새 흔적없어 빈 하늘만 외롭다
이 길목
길게 비켜선 내 그림자
무엇을 그리 아직도 붙잡고저 하는가?
담아두지못한 서럽던 미련인가?
푸르던 날들의 선하던 눈매들인가?
인적 끊긴 동네어귀의 가로등,
안개 내려앉은 선창가의 파도,
이름모른 산길돌아 들리던 소슬한 바람,
강둑 논길에 젖어들던 황혼녘의 구름,
낯선 도시 포장마차틈새로 들어선 초생달이 담긴 술잔하나,
이 모두들
다시 내 긴 그림자 베낭삼아 담아넣고서
그냥 가보자
방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든걸 내려놓고 때론 또 다시 아껴 담는 마음으로-----
(이 카페의 명패를 카페지기님의 사전 동의 없이 시제로 삼은 무례를 어찌할지.....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구절 구절이 아름답네요. '다시 내 긴 그림자 배낭삼아 담아 넣고서' 그렇게 떠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지 못하고 마음만 방랑을 하지요. 그런 사람들이 오는 곳이 이곳 아닐까요?
보리수님의 ID와 카페의 명칭이 한폭의 그림을 연상시킵니다. 방랑자가 지친 몸과맘을 쉬어가는, 큰 그늘을 가진 보리수...
네팔의 룸비니에서 봤던 보리수의 느낌이 이곳을 들를때마다 기억의 창문을 두드리는듯하기도하구요.
인생이 다 방랑길 아닌가요 혼자 인생을 살아가는 방랑길... 시 잘 감상했습니다
어쩔땐 방랑한다는것이 여유로움일수도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요즘처럼 주위의 모든것들이 스트레스를 배가할때는 더욱더......폭우피해,물가고,주유소가격표 등등...
[푸르던 날의 선한 눈매]를 아직도 생생하게 지니신 바로 그분께서는 [당신의 긴 그림자 배낭에 담고]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즐거운 방랑을 꿈꾸며 물길따라 [들길따라]걷고 계시겠네....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우리 너무 젊어 손에쥔 시간들이 가슴을 푸른들판으로 만들던 시절.....마주치던 모든 눈매들이 선하디 선해 솜털처럼 부드럽던 그런 날들이 님에게도 또 나에게도 분명 있었고 아직도 술 한잔 그리고 노래 한모금 넘길땐 문득 우리를 등 떠밀지요, 그때 그 아련했던 시간과 사람에게로---.
이 길목 길게 비켜선 내 그림자 무엇을 그리 아직도 붙잡고자 하는가? 지나온 인생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방랑한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空虛롭게 살아보겠다는 작가님의 마음을 나타낸 시인가요?
골목길 이라는 것이 어쩔땐 욕망과 허세의 미로를 나에게 암시하는것이라는 감정을 가져본적 없으신지요? 그 길에 인적은 끊겼는데 혼자서 그림자 하나 끌면서 들어서는 허허로움과 서글픔은 참 고약했던것 같습니다.
다시 아껴 담는 마음으로........요..@. 도 바람도 도 밝혀지겠네요.
여전히 살아 있는 불씨에 ...
선한 눈매도
고맙습니다.
님의 아이디 자체가 남에게 따뜻한 기쁨을 주는분인것 같아 반가운 마음입니다. 기쁨이 충만한 나날이시기 빕니다.-진정으로.
내용이 너무나 좋습니다
좋아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시원하고 선선한 계절이 왔나봅니다. 오늘하루 행복하세요
You,too!!
다시 내 긴 그림자 배낭삼아 담아 넣고서 그냥 가보자 ... 와 닿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
감성있는 시성에 마음을 달래며 잠시 머물다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잠시 머물러주신 님의 발길에 행운과 건강이 함께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초생달이 비취는 술잔속에 요넘 마음도 잠시나마 담아보고 갑니다,,,,
술잔에 마음 담아 좋은 분과 함께 드셔요--소박한 행복입니다.
방랑하는 마음과 방황하는마음
때로 방황도 했을걸?
그럼요, 방황도 했었지요...가슴이 허전하도록.
그냥 떠나자 방랑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