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과 영화> 퓨리(Fury), 2014
전우와 가까워지는 것은 곧 승리와 가까워지는 것
홀로남은 전차 '퓨리'와 수백명 독일군의 전투 인상적
화려한 전투보다 심리 묘사에 집중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라보프, 마이클 페나, 자비에르 사무엘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확정됐다. 먼 나라 대통령 선거라지만 대한민국이 받을 영향은 작지 않다. 무엇보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 나아가 대북한 정책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여전히 대한민국과 미국의 동맹은 확고하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는 한 트럼프와 힐러리 중 누가 승리하든 동북아 정책에 큰 변화가 없으리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등 3국의 협력 아래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對)북 핵·미사일 억지력(deterrent force)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영화 ‘퓨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대디’(브래드 피트)가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막판에 몰린 독일군과 벌이는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퓨리’는 마치 전쟁에 대한 분노를 대변하는 단어 같다. 연합군은 독일의 턱밑까지 진격해 나치를 밀어붙였다. 독일군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징집해 방어에 나섰다.
워대디는 전투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입대 3주차 신병 노먼(로건 레먼)을 맞게 된다. 워대디와 전우들은 독일군과 전투를 거듭하면서 몸과 정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노먼이 들어오면서 내부 갈등까지 겹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독일군의 통로를 차단하라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맡게 된다.
|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전차 퓨리다. 기존에 할리우드에서 전차를 소재로 제작한 영화는 전차에 얽힌 대원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반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2차 대전 당시 실제 전투에 투입된 미국 셔먼 탱크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리얼리티 넘치는 전투 장면을 그려냈다.
유일하게 남은 셔먼 탱크 한 대(퓨리)와 독일군 보병 수백 명이 벌이는 후반부의 치열한 전투 신은 영화 클라이맥스로 이어진다.
셔먼 전차와 독일군 티거 전차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셔먼 탱크는 무려 5만 대 가까이 제작된 전차로 영화에는 소품이 아닌 보빙턴 박물관에 소장된 실제 모델이 등장한다. 퓨리와 싸움을 벌인 독일군 티거 전차는 과거 영국군이 노획한 것 중 작동 가능한 실제 모델이 나온다. 티커는 불과 1400여 대만 만들어졌음에도 2차 대전을 상징하는 무기로 평가될 정도로 엄청났다.
영화는 이재한 감독의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CG나 조지 C. 스콧 감독의 1970년 작 ‘패튼대전차군단’의 기갑부대 대결처럼 화려한 전투 장면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탱크 몇 대의 소대급 전투 이야기다. 오히려 전쟁에서 느끼는 심리 묘사에 집중했다. 신병 노먼의 시선으로 영화를 읽어보면 새롭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의 화려함 대신 연합군이나 독일군이나 군인이 느끼게 되는 전쟁 자체의 아픔을 그린다. 눈앞에서 전우의 희생을 목도하면서 “내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십시오”라고 구약 성경 구절을 읊조리는 신앙심 깊은 병사 바이블(샤이아 라보프)의 대사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워대디는 신병 노먼에게 “살아 돌아가게 해준다고 부하들에게 약속했다. 그 약속 못 지키게 하지 마”라며 믿음직한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거칠고 무뚝뚝하지만 진한 동료애가 담긴 대사는 진한 여운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전선에 선 우리 군의 현재를 떠올리게 한다. 워대디는 “이렇게 훌륭한 동료와 수년을 함께했지”라면서 단단한 전우애를 드러낸다. 믿을 이는 바로 곁에 있는 전우다. 동료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게 전우애다. 적의 사기를 꺾고 승리에 이르는 길은 무엇보다 강한 군의 위상과 그 위상으로 뭉친 전우애가 가진 억지력이다. 대(對)북 핵·미사일 억지력 강화를 위해 맞춤형 억제전략, 동맹 미사일 대응작전 등 우리 군이 추구하는 전략적 대응책도 중요하다. “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난폭하다(Ideals are peaceful, history is violent)”라는 워대디의 영화 속 대사는 전쟁이 일어나기에 앞서 이를 막겠다는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전우애의 가치를 새삼 일깨운다고 할 수 있다.
<고규대 영화평론가>
추억의 영화 음악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