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 이덕규
진료를 거부한 의사들이 가운을 벗어놓고 병원문을 나섰다
파업 흔한 시절, 돈이 안 된다며
문화체육부나 예술위원회 앞에 가서 이제 우리 시 안 쓰겠다고 으름장을 놓자던 시인도 있었다만
이 기회에 농부들도 흙 묻은 작업복과 장화를 농림축산부 정문 앞에 벗어놓고
이제 농사 안 짓겠다, 그런다면
의사나 농부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데
농부는 유사 이래 지금껏 사람대접 제대로 못 받았어도 파업 한번 해본 적 없는데
오랑캐가 쳐들어와도 농사는 짓고 나가 싸웠다는데,
하늘길 뱃길 막아놓고 딱 일 년만 농사 작파하면 무슨 일 벌어질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은
먹을 것이 없어 사람이 굶어죽는 일이다
땅에 복무하지만 농부는 하늘 소속이고 하늘 동업이다
농사는 세상 물정보다 먼 하늘의 이법에 더 가깝고 밝은 사람들이 짓는 것
그들은 하늘 무서운 줄 알기에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것들에게 언제나 당하고만 산다
다 된 곡식 남아돌아서 갈아엎는 한이 있어도 그들은 파업, 절대 못하는 하늘 백성이다
첫댓글 한이 있어도 파업, 절대 못하는 하늘 백성....!!!
의료파업이라니, 참.......쩝쩝.... 이네요.
지인 어머니 한 분이 뇌경색으로
대학 병원에서 수술 못 해
개인 병원에 가서 수술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2%대 두뇌의 인재들
그들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실감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