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시집 제7집 [꽃, 내게로 와서 울었다]
선자령 제비동자꽃
꽃이 피었다고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작년에도 꽃 피었다고 전화를 주시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또 전화를 주시네요
한동안 격조했지요?
가끔 문자는 주고받았지만,
이렇게 전화통화를 하는 게 얼마만인지요?
양떼목장의 하늘엔 지금도 양떼구름이 흐르고 있겠지요
밤이면 별들이 비가 되어 쏟아져 내리고
꽃송이마다 반짝반짝 밤새도록 동화를 이야기하고 있겠지요
높새바람 마칼바람은 여전히 이틀이 멀다 하고
‘바람의언덕’에서 만나 데이트를 즐기나요?
오늘도 머리 풀어헤치고 돌아다니며 풍차를 돌리나요?
하늘연못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 한데 모여
소풍을 헤엄치고 있나요?
물 찬 제비는 꽃을 입에 물고
동자승이 염주 들고 걸어간 길을 따라 하늘을 날고 있나요?
고추잠자리도 떼를 지어 함께 제비꼬리를 맴돌고 있나요?
우리
얼굴 본 지 참 오래되었지요?
그렇다고 한시도 잊은 적 없지요
매일 화살처럼 쏟아져 내리는 땡볕 아래서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환하게 웃던 제비동자꽃
그 웃음을 어찌 잊을 수 있겠나요
날이 갈수록 오히려 그리움만 더께더께 쌓이고 있지요
꽃이 피었다니요?
그렇다면 이제 곧 가을이라는 뜻이겠지요
오래 만에 전화를 주셨으니,
이번에는 문자만 주고받을 게 아니라
여름 끝나기 전에 꼭 찾아뵈어야겠어요
꽃이 피었다고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오늘밤은 꿈속에서 보는 풍경도 더욱 아름다워지겠네요
※ 제비동자꽃 :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강원도 강릉, 양구, 인제, 춘천, 평창 등 한랭한 지역의 햇볕이 잘 드는 고원습지에서만 자생한다. 키는 높이 80cm까지 자라는데 줄기는 곧추선다. 잎은 마주나는데 피침형으로 잎자루가 없고 끝이 뾰족하며 밑부분이 다소 둥글면서 줄기를 감싸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잔털이 있다. 7~8월에 진홍색의 꽃이 피는데, 원줄기 끝에서 2개로 갈라진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포(苞)는 옆으로 퍼지고 선형(線形) 또는 선상(線狀) 피침형이며 꽃자루에 황갈색 털이 달려 있다. 꽃받침은 원통형으로 털이 없고 끝이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조각은 삼각상(三角狀) 침형(針形)이다. 꽃잎은 5개로 수평으로 퍼지고 퍼진 부분은 밑에 조부(爪部)가 있으며 끝이 깊게 갈라지고 후부(喉部)에 각각 2개의 비늘조각이 있다. 화관통(花管筒) 안쪽에 10개의 비늘조각이 있으며,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5개이다. 9월에 긴 타원형의 삭과(蒴果)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꽃받침이 붙어있으며 씨(종자)에는 돌기가 있다. 한방에서 ‘전하라(剪夏羅)’이라 하여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꽃잎이 제비모양 같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꽃이 단아하고도 어떤 분의 귀한
성품을 지닌 듯해 신선하게 마음이 가네요
그 글도 그 품성을 묘사한 듯 하시고,
잘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