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신(法身)은 우주 속에 변재(徧在)하여 고금(古今)이 없고, 생멸(生滅)에 걸림이 없어 오고가는 자취가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오늘이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시는 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찌 오늘만 오시는 것이겠습니까? 부처님은 한결같이 쉼 없이 오십니다.
미혹(迷惑)에 빠져 헤매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2560년 전 오늘 천백억 화신(化身)으로 탄생하시어 우리 곁에 오신 것입니다.
오신 날이 아니라 오시는 날이 맞습니다. 진리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처님은 한결같이 언제나 오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래(如來)라고 하는 것입니다.
법신은 이 우주 속에 두루 가득해 있으니 옛 이라거나 지금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오월의 푸르고 푸른 화화초초(花花草草)가 그대로 다 부처님 아님이 없습니다.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는 존재하는 이 모든 것들이 본래 다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기 때문에 오거나 가거나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들의 삶이, 모습들이 이렇게 거룩하고도 거룩하게 장엄되어 천삼라(天森羅) 지만상(地萬像) 우주세상 가득히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생각의 감옥에 갇혀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2560년 전 오늘 석가모니 부처님이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탄생하신 것은 인류역사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하는 대 사자후(獅子吼)였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내가 홀로 가장 존귀하다."라고 하는 이 선언(宣言)은 모든 존재의 생명 존엄(尊嚴)과 자유, 생명세계의 평화(平和)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고정관념의 벽을 허물고 생각의 감옥에서 탈출하여 생명평화와 생명 대자유의 선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을 해하거나 폄하(貶下)하고 핍박(逼迫)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오늘 우리 부처님 오심을 봉축하면서 다시금 하게 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존엄과 생명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부처님은 고구정녕으로 자비설법으로 가르침을 베풀어 우리들에게 그것을 깨닫도록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어떠한 생명이라도 함부로 해(害)하여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경우라도 나의 이익 때문에 남의 것을 훔치거나 갈취하여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진실을 왜곡시켜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대로 애욕과 탐착 때문에 다른 이의 생활과 삶을 파괴시켜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도한 음주나 약물 등으로 스스로를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서 맑고 밝은 지혜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서로 지켜야할 자비실천으로서 생명의 존중과 생명세계의 평화를 이룩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도덕과 윤리로서의 가장 소중한 기본 가치들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이 지켜질 때 우리의 생명은 더욱 건강해질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평화롭게 나아가고 발전될 것이며 향상하게 되어 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들은 정성을 다하여 부처님 오심을 봉축하며 등불을 밝히고 기도함으로서, 지금까지 잘못되어온 삶과 생활을 청산하고 거듭 거듭 새롭게 태어나는 가피와 영험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혜를 위한 등불 건강을 위한 등불 화목을 위한 등불 취업을 위한 등불 사업을 위한 등불 승진을 위한 등불 학업을 위한 등불
등등의 수많은 이 자비의 등불들이 더욱 더 빛을 발하여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고 절망이 희망으로 거듭나면서 주저앉았던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앞으로 나가고 미래로 향하는 힘찬 원동력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천주사는 저가 처음 왔던 30년 전에는 길도 없었고, 겨우 몇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 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겨울이 되면 부엌이 얼어서 식기하나 부엌에 둘 수 없었지만,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분들의 신심어린 정성과 도움으로 관광버스가 드나들고, 하루에 수십 수백 사람이 먹고 마실 수 있는 물과 함께 수십 명이 함께 기도정진을 할 수 있는 법당과 잠잘 수 있는 처소가 마련되는 등, 명실공이 부처님의 정법도량으로 거듭 났습니다.
첫댓글 스님~ 수고 많이 하셨 습니다.
앞으로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으로 뜻하시는
도량을 밝히시고
늘 건강과 즐거움이 함께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