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중에 풀린 전체 통화량(유동성)의 총량 자체는 역대 최대치로 많습니다.**
하지만 이 풍부한 유동성이 경제 전반에 고르게 흐르지 못하고 특정 안전자산이나 대기성 자금에만 묶여 있는 **‘돈맥경화(유동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현재 유동성 공급 상황을 3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 1. 총량 지표: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인 M2(광의통화)
한국은행의 최근 지표를 보면 시중 유동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M2(광의통화)**는 4,150조 원을 돌파하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5.7%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매크로(거시) 관점에서의 유동성 공급 절대량은 결코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 2. 자금의 성격: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단기 대기성 자금'의 쏠림
현금화가 바로 가능한 **M1(협의통화)**의 증가율이 전년 대비 **8%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는 시장에 돈은 많지만, 장기적인 투자(공장 설립, 부동산 매입 등)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정기예적금 같은 **안전한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쏠려 있음**을 뜻합니다. 즉, 자금의 '공급'은 많으나 '순환'이 정체된 구조입니다.
### 3. 현장의 체감: 돈이 흐르지 않는 '부동산 PF 및 취약 부문'
대기업이나 자산가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쥐고 있는 반면, 정작 유동성 공급이 절실한 곳은 바짝 마르고 있습니다.
*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부실 우려와 엄격해진 심사로 인해 건설·개발 현장으로 가는 자금줄은 사실상 차단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서울 전월세난'의 뿌리인 착공 부족도 이 부문의 유동성 위축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 **가계 및 소상공인:** 가계대출 규제(스트레스 DSR 등)가 옥죄어 오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유동성은 오히려 매우 빡빡한 편입니다.
> **세무·금융 관점에서의 시사점:**
> 현재 시장은 돈의 절대량이 부족한 '긴축'이라기보다는, 규제와 리스크 회피 심리 때문에 돈이 안전지대에만 고여 있는 **'고인물 유동성'**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 고여 있는 단기 부동자금이 향후 금리 인하 기조나 세제 개편 등 어떤 트리거를 만나 흐르기 시작하느냐에 따라 자산 시장의 방향성이 급격히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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