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목요일이다. 시니어 아카데미에 오는 이들의 점심을 준비하느라 주방에서는 땀을 흘릴 텐데 나는 의자에 접착제를 붙인 듯 꼼짝 못 하고 앉아있다. 나흘이 지났는데 여전히 걸을 수 없다. 내가 안 보이니 걱정된다며 전화가 왔다. 끝나는 시간에 음식을 가지고 우리 집에 들르겠다고 하여 마음만 받겠다며 사양하였지만, 불쑥 나타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며칠 부엌에 나가지 않았더니 냉장고가 텅 비었다. 음식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서있는 것도 불편해 참고 앉아 영화를 보았다. 제목은 '스위머스' 한글로 나와 처음엔 무슨 뜻인가 궁금했는데 수영선수들의 얘기였다. 아니 수영을 하는 자매 얘기로 실화였다. 시리아에 살고있는 사라와 동생 유스라는 수영 국가대표 선수였던 아버지에게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사라는 활동적인 반면 유스라는 얌전하여 연습도 빠지지않고 대회 성적도 좋다. 시리아에 폭격이 심하여 불안속에 살고있는 엄마는 딸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싶어하지만, 아버지는 위험해서 안된다며 갈등 속에 있다. 큰딸 사라는 사촌과 함께 갈 테니 보내달라고 아빠를 조르며 난민 신청을 해서 가족들을 초청하겠다고 한다.
아빠는 유스라가 리우 올림픽에 시리아 국가대표로 나가는 꿈을 버리지 못했지만, 결심한다. 두 딸과 조카를 불러 큰딸에게는 10,000불이 든 봉투를, 작은딸에게는 그간 받은 메달을 담은 통을 준다. 꼭 꿈을 이루라며. 조카에게 두 딸의 안전을 맡기며 떠나보낸다. 조카는 음악을 하며 여러 통로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길을 찾는다. 난민들의 행렬 속에 걷던 그들은 누군가 개인당 1000불을 내면 배로 며칠 만에 헝가리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돈을 주고 일행을 따라 바닷가로 간다. 배를 구해온다던 남자는 며칠 후 고무보트를 들고 온다.
20여 명이 타기엔 너무 위험한 배다. 바다 한가운데서 엔진이 멈추고, 배에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사라는 모두 가지고 있던 짐을 바다에 버려 가볍게 해야 한다고 소리치고 서로 도와야 살 수 있다고 외친다. 유스라는 메달이 가득 담긴 통을 열어 망설이다 바다에 던진다. 메달은 유럽에 가서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지만 먼저 살아야겠기에 모두 버린다. 배가 점점 물속으로 빠져가니 사라가 외친다. "이 중에 수영할 수 있는 사람 있어요?" 다섯 명이 손을 든다. 배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것을 느낀 사라는 바다로 뛰어들어 무게를 줄이고 수영을 하며 따라서 온다. 조금 후 유스라도 바다에 뛰어든다. 자매는 수영을 하며 지쳐가고, 엔진을 고치기위해 남자들은 애를 쓴다. 멀리 육지가 보인다고 소리치고, 엔진을 다시 킨 배는 무사히 육지에 닿아 모두 무사히 내린다.
그들은 걸어서 마을로 들어가나 주민들은 난민을 외면한다. 가게에서는 돈이 있다며 물을 달라고 해도 안 팔겠다고 한다. 길에 있는 수도를 보고 목을 축이고, 기찻길을 따라 걷는 난민들의 행렬을 따라 정처 없이 걷는 그들 앞에 한 남자가 다가와 사람당 500불을 주면 버스로 국경 앞에 데려다준다고 한다. 한참을 가던 버스는 사막 한가운데 멈추고 모두 내리라고 한다. 일행은 가족처럼 서로 챙기며 사막을 벗어나 산길도 걷는다.
그때 여자가 나타나 묻는다. 어디로 가느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간다고 하니 일 인당 800불을 내면 여러 대의 승용차로 국경에 데려다준다고 한다. 유스라는 언니와 같은 차를 타기 원했지만, 사라는 다른 사람도 도와줘야 하니 다른 차를 타고 국경에서 만나자고 떠난다. 유스라는 국경을 가로막은 철조망과 맹견을 보고 풀숲에 숨어있고, 경찰차가 떠난 후 누군가 사다리를 들고 와 무사히 넘는다. 안내원은 어느 자동차공장으로 데리고 간다. 어두워지도록 언니를 기다리던 유스라는 안절부절한다. 그때 언니가 들어오며 말한다. 경찰에게 붙잡혔는데 운전사가 잘 대처해서 겨우 왔다고 반가워 하나 자신을 버리고 갔다며 언니의 손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간다.
안내했던 남자는 유스라가 어두운 창고로 혼자 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 겁탈하려고 한다. 반항하던 유스라가 지칠 때 뒤에서 누가 그 남자를 때려눕혀 유스라를 구한다. 언니와 사촌이다. 다음 날 칸막이를 한 트럭으로 이동하는데 유스라는 그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죽어도 못 탄다며 걸어가겠다고 한다. 결국, 자매와 사촌은 거리로 나와 정처 없이 걷다 호텔 간판을 발견한다. 사촌은 비싸 보인다며 그냥 걷자고 했지만 언니는 동생을 쉬게 해야 한다며 들어간다. 사라는 엄마 얘기 등 고향 얘기를 하며 지난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랜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사촌이 "어서 짐 싸서 밑으로 내려와. 나라에서 버스로 독일에 데려다준대." 자매는 믿을 수 없다고 망설이나 사촌은 어서 오라며 뛰어나간다.
밖에는 버스가 줄지어 있어 번호표대로 버스에 타라고 한다. 한참을 달리다 창밖을 보던 누군가 소리친다. "독일이다. 우리가 독일 땅에 들어왔다." 모두 일어나 기뻐 얼싸안고 눈물을 흘린다. 난민 수용소에서 사진을 찍어 여권을 만들고 난민 신청을 하여 방을 배정받아 인터뷰를 기다린다. 올림픽에 나가려는 꿈을 안고 온 유스라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 눈물을 흘린다. 아빠를 위해 꿈을 이뤄야 한다는 언니의 말에 다음 날부터 아침 달리기를 하고, 무거운 물병을 들고 혼자 연습을 한다.
두 자매는 선수를 키우고 있는 수영코치를 찾아간다. 이미 정원이 찼다며 거절하는 코치에게 자신의 기록을 얘기하며 올림픽에 나가게 연습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다시 얘기한다. 기록이 정말이냐며 일단 테스트를 하자고 한다. 그때부터 코치는 리우 올림픽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연습을 시킨다. 난민 인터뷰는 사람이 많아 1~2년이 걸린다는 소리에 신경이 날카로운 자매는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한다. 다음날 기록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코치는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지만, 고개를 저으며 시무룩한 유스라에게 기쁜 소식이 있다고 한다. 리우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며 너의 기록과 바다에서 수영하고 오며 난민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온 것을 얘기해 난민 자격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유스라는 시리아 국가대표로 나가고 싶지 동정을 받아 나가고 싶지 않다며 떠난다.
사라는 동생의 말을 코치를 통해 듣고 말한다. 너는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아빠를 위해 경기에 나가야 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다 숨진 그들을 위해 수영하라고 한다. 자신은 '레스보스'로 가서 난민들을 위해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너는 수영을 하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는 언니와 고향의 부모에게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영상통화를 한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아빠는 말한다. "네 레인을 찾아 레인만 보며 힘껏 가야 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 들어온 유스라는 첫날 악몽을 꾼다. 언니가 바다에 빠지는 꿈이다. 맥없이 경기장에 앉아있는데 언니가 전화해 "왜 그렇게 넋 놓고 앉아있어?" 물으니 놀라 둘러보니 눈앞에 언니가 걸어온다. 다시 힘을 얻은 유스라는 1등으로 결승전에 들어오고 언니와 코치는 얼싸안고 춤을 춘다. 반년 후, 고향에 남아있던 가족들이 유럽으로 와 지금은 베를린에 살고 있다. 사라는 해안으로 밀려오는 난민을 돕고, 유스라는 2020년 도꾜 올림픽에 난민 대표팀으로 출전한다. 지금은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전세계 난민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라는 2018년 밀입국 알선 협의를 받아 그리스당국에 체포된다. 만약 유죄 판결을 받으면 20년을 감옥에 있어야 하는데 아직 모른다. 2011년 시리아 난민은 570만 명이고 전 세계에는 3000만 명인데 18세 미만이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텔레비전으로 수많은 난민의 행렬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은 있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저렇게 생명을 내놓고 고통 속에서 찾아오고 있는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함을 느낀다. 나라를 떠나 정처 없이 떠나는 난민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나쁜 사람들이 곳곳에서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화가 난다. 시리아의 용감한 자매의 삶은 지금도 어려운 난민들을 대신하고 도움을 주고 있음에, 그들의 희생으로 많은 난민이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꿈꾼다. 아니 전쟁이 그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면 좋겠다.
첫댓글 그렇죠...난민들 뿐이겠어요.
바로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으며 겪은 일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 감사하며 행복해야 할 책임이 있는것 같아요
언니인 사라의 재판이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2026년 1월 15일 그리스 법원으로부터
모든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