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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매전면사무소 → 수청산 → 토한산 → 통내산 → 학일산 → 소바위되배기산 → 청계사 입구'의 13km 오지를 6시간 30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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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한산
높이: 629.7m
위치: 경북 청도 매전면 금곡리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 금곡리에 있는 산.
[명칭 유래] 높이 677.2m의 험준한 바위산으로 정상부에 암벽이 병풍처럼 둘려 있어 커다란 함(函) 모양을 이루고 있어 통함산(筒函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오산지(鰲山志)』에는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매전 부근에 소산이 그려져 있는데 소산이 통내산으로 추정된다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 총독부에서 제작한 『조선 지형도(朝鮮地形圖)』에는 통내산(筒內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자연환경] 통내산의 남쪽에는 동창천이 동에서 서로 흐리고, 서쪽에는 관하천이 남으로 흘러 동창천으로 유입하며, 동쪽에는 학일산에서 발원한 소하천이 남으로 흘러 동창천으로 유입하여 산의 3면이 하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학일산[693m], 대왕산[615.3m]으로 연결된다. 통내산 일대의 지질은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북사면은 중생대 백악기에 주산 안산암질암류의 안산암질암이 관입 또는 분출하였고, 남사면은 백악기에 언양 화강암인 흑운모 각섬석 화강암이 관입하였다. 안산암질암이 분포하는 학일산, 천주산, 큰골산 등은 600m 내외의 산지를 이루고, 흑운모 각섬석 화강암이 분포하는 남사면은 400m 이하의 산지를 이룬다.
[현황] 통내산 주변으로 국도 20호선이 지나고, 남쪽의 동창천 암벽 위에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89호로 지정된 신라 때 정자인 청도 삼족대가 있다. 산지의 남쪽에는 매전면사무소, 동산 초등학교, 매전중학교 등이 위치한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매전면사무소에서 바위 안부를 거쳐 올라가는 길이 있으며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특별한 등산로는 없으며, 정상에는 산악회에서 조성한 바위로 만든 정상석이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정의]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사전리에 있는 산.
[자연환경] 학일산(鶴日山)[693m]은 동쪽에 동곡천과 소하천들이 흐르며 하천을 따라 제4기에 퇴적된 충적층으로 구성된 넓은 범람원이 발달하였으며 400m 내외의 구릉지성 산지를 이루고 있다. 북으로는 능선을 따라 대왕산[615.3m]과 연결되고, 남으로는 통내산[677.2m]과 연결된다. 학일산 동쪽에 동곡천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며, 남전교 부근에서 부일천과 합류하여 동창천으로 유입된다. 학일산 일대의 지질은 대체로 중생대 백악기에 관입 또는 분출한 주산 안산암질암류의 안산암질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분적으로 백악기에 관입한 산성암맥이 나타난다.
[현황] 학일산의 북쪽 기슭에 있는 학일 온천은 2008년 온천 마을 건설 재개발 사업으로 현재는 오데온 스파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동쪽에 땅고개를 넘어 청도군 금천면과 경산시 남산면을 연결하는 지방도 69호선이 지나가고, 동곡천이 도로와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동곡천과 동창천의 합류 지점에는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189호인 조선 시대 정자 청도 삼족대가 위치한다. 학일산의 정상에 가기 위해서는 학일 온천 주차장을 통해 시작할 수도 있으며, 김전 마을에서 올라가는 길도 있다. 특별한 등산로는 없으며, 정상에는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2025년 3월 세 번째 목요일인 20일에는 목요 오지팀 산행 계획에 따라, 청도 통내산, 학일산 연계 산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지금까지 다닌, 그리고 계획이 공지된 목요 오지팀 대부분 산행지가 그렇듯이, 청도 통내산, 학일산 또한 산행 공지를 보고 알게 된 오지 산이다. 물론 공지를 발견하자마자 올라야 할 산에 관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신청부터 했다. 이후 구글링으로 확인한 통내산과 학일산은 산 소개만 보면, 비록 고도는 높지 않으나, 내가 좋아할 만한 바위산으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다른 일정과 겹치고, 몇 가지 일이 꼬이는 바람에 몇 번이나, 취소해야 할 위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버티고 오늘까지 와, 이틀 후면 청도로 출발한다. 그런데, 통내산행이 공지되자마자, 신청자가 폭주해 28인승 산악회 버스 만석을 채우고, 몇 명의 대기자까지 있었나, 출발 2주 전부터 인지, 그 전부터 인지, 취소자가 하나둘 나오더니. 출발 이틀 전인 현재는 6석이 비어, 물론 출발 당일에야 정확한 인원이 확정되지만, 인솔 대장 포함 22명이 함께 한다.
취소자 중에는 목요 오지팀의 핵심 회원이랄 수 있는 산꾼도 몇 있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대략 서너 주 연속 불참이라, 팀을 다시 구성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봐야 안내산악회지만! 처음 목요 오지팀과 한 산행은 2022년 9월 홍천의 공작산으로 그 산행에서는 이후 목요 오지 산행에 집중하면서 알게 된 주요 선수가 없었다[산행기].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는 공작산이 까만 소 선정 100대 명산 중 하나라, 산악회에서 거의 매월 출발해, 이미 다녀온 산이라, 내가 갔을 때는 대부분이 불참한 듯했다. 지금은 시간에 여유가 있지만, 과거 시간적 여유가 없음에도 목요 오지 산행에 집중했던 건, 소위 유명하다는 산은 다 오른 후, 갈만한 산을 찾다가 발견한 게 오지 산행이기 때문이다. 해서 대기업 안내산악회의 목요 오지팀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산행에 꾸준히 참여했다. 물론, 비슷한 성격의 산행을 진행하는 두 팀이라, 그 두 팀의 회원이 많이 겹친다.
오지도 오지 나름이라, 오지 팀 산행 초반에는 100 산, 대간, 정맥, 지맥 등은 거의 다 달린 산꾼, 특히 노년의 산꾼이 달리기 좋은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등산로라도 있고, 오르기도 힘들지 않은데, 조망처도 있는 산 위주였을 거로 생각된다. 하지만, 유명 산이 그렇듯이 오지 산행도 매주 각기 다른 두 팀이 산행을 진행하다 보니, 목요 오지팀은 진짜 오지 중 오지로, 애초 등산로 찾기가 쉽지 않고, 조망처도 없는 산을 계속 오르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위 얘기하는 '악!' 소리 나는 산을 힘들어하는 산꾼들은 처음 몇 번 경험 후 일단 신청했다가도 앞선 산꾼의 산행기나, 주변의 얘기를 듣고 취소하는 일이 많아졌다. 대신, 나처럼 오지 산행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이 팀을 발견한 진정한 오지 산꾼 또는 목요 오지팀에 관해 잘 모르고, 신청하는 초보 산꾼이 많아졌다. 물론 초보 산꾼은 다시 신청하지 않지만, 경험 많은 산꾼은 계속 신청해 기존 회원을 대체하는 분위기다.
그에 반해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은, 동네 뒷산이라 잘 알려지 않은 산 위주로 다녀, 단양 뇌정산만 거의 1년만에 동행했다[산행기]. 그래서 그런지, 목요 오지팀에서는 안 보이는 산꾼들이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산행에는 거의 매주 참석하는 듯하다. 어쨌든 청도의 통내산 또한 산 소개에 '험준한 바위산으로 정상부에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커다란 함(函) 모양을 이루고 있어 통함산(筒函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닌 듯하다. 와중에 산행 이틀 전 때 아닌 폭설까지 내려,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진 듯하다. 하지만, 통내산과 가까운 운문산의 기상청 산악날씨에 의하면, 산행 당일 종일 맑고, 영상 7℃에서 13℃로 서서히 기온이 올라가지만, 3㎧~5㎧로 약간 강하게 부는 바람 덕에 체감온도는 6℃~13℃ 사이로 산행에 적당하지만, 복장에 따라서는 야간 더위를 느낄 수 있는 날씨라는 예보다. 하지만, 아직은 몸을 사려야 할 때라, 산행 준비는 지난주 배거리산행 때와 같이 한다.
다만, 지난 배거리산행 때 물이 부족한 듯해서, 원래 배거리산행에 가져가기 위해 얼린 보리차를 이번에는 꼭 챙긴다. 물론 500㎖ 생수 한 병도! 당연히 사당역표 김밥도! 그런데, 불광역표나, 연서시장표 김밥은 그렇지 않은데, 사당역표 김밥은 먹은 지 한 시간만 지나면, 안 먹을 때보다 배가 더 고픈 현상이 있는데, 이유가 뭘까? 아, 이제야 생각났다. 지난 배거리산행 때 안주로 먹어 치운 육포와 견과류를 배낭에 채워야 한다. 당연히 산행 후 식당에서 하산주를 반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해서 식당이 청도에 있는 만큼 미나리 삼겹살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두 조가 워낙 빨라, 후미가 다 도착할 때까지 멍청히 날머리에서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식당으로 가자는 게 산행 대장의 제안이다. 날머리를 내가 처음 생각했던 계곡으로 바꾸면 식당까지 1.7km 거리라, 걸어가도 문제없다. 다만, 후미와 한 시간 이상 차이가 나지 않으면 오히려 버스로 이동하는 후미보다 식당에 늦게 도착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그건 그거고 대장이 보내준 메뉴를 보면 미나리 삼겹살이 없는 게 이상하다. 그건 현지에서 확인해야 할 듯하다.
2 – 1
통내산이 한반도 남쪽 끝은 아니나, 끝에 가까운 오지 ‘청도’에 있어, 사당역 기준 산악회 버스 출발 시간이 6시 40분으로 보통 산행보다 20분 이르다. 해서 알람도 20분 이른 4시 30분으로 맞춰 놓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4시 20분경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먼저 밤사이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없다! 이후 기상청 날씨누리로 통내산의 특보와 일별 예보를 확인했다. 발효 중인 특보는 없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보통'으로 조망처가 있다면 가까운 곳의 경치는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일별 예보는 전날 확인한 운문산 산악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산행지와 관련된 사항을 점검한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냉동실에 있던 얼린 보리차가 든 병을 꺼내, 배낭 옆 주머니에 넣고, 5시 24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5시 36분 열차를 타고 사당역으로 향해, 6시 18분경 도착해, 늘 사던 빵집에서 김밥을 사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갔다. 이후 산악회 버스가 대기 중인 공영주차장으로 가는데, 날씨가 쌀쌀한 게 약간 춥다. 해서 바람막이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주차장으로 향하며 기온차가 큰 간절기라, 비록 등산복은 간절기용이나, 그 위에 패딩과
바람막이를 입고 온 건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배낭에 매달린 디지털 온도계로 현재 기온을 확인하기도 했다. 12℃!
공영주차장의 입구에서 늘 산악회 버스가 대기 중인 곳으로 향해 가는데, 7시 출발인 같은 산악회 버스가 들어와, 그걸 따라가며 보니, 현재 대기 중인 버스는 6시 40분 통내산으로 가는 한 대가 유일하고, 7시 출발인 버스가 하나둘 들어오는 중이다. 그런데, 막 도착한 버스가 통내산 버스 뒤로 가서 주차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그 앞에 주차해 약간 놀랐다. 어쨌든 이제는 두 버스 중 뒤에 있는 통내산행 버스로 가, 짐칸을 열고 배낭을 넣었다. 그리고 배낭에서 얼마 전에 사 버스에서 사용할 물건이 든 색을 꺼내고, 바람막이 주머니에 있던 김밥을 배낭에 넣었다. 이후 그 색을 들고, 차에 타, 친숙한 일행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로 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후 색을, 카라비너를 이용해 앞좌석 손잡이에 매달고 거기서, 슬리퍼와 충전기 등을 꺼냈다. 이후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고, 충전기는 옆의 콘센트에 꽂아 핸드폰이나, 패드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패드로 책을 보고 있는데, 의의 인물이 탄다. 인솔 대장이다. 지금까지 인솔 대장이 양재가 아닌 사당에서 타는 건 처음 본다. 그건 나만이 아니라, 다들 마찬가지라, 다들 한마디씩 한다. 해서, 왜 대장이 파격적으로 사당까지 왔는지 추측해 봤다. 기사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번 청도로 가는 버스 기사가 처음이라는 거다. 하긴 나도, 산행 하루 전 버스 기사가 공지되고 나서, 들은 이름이기는 한데, 언제 그가 운전하는 버스를 탔는지 기억이 안 나, 과거 자료를 찾아봤었다. 예상대로 기록을 남긴 이후로 두 번 그가 운전하는 버스를 탔다. 그중 한번은 2022년 9월의 목요 오지팀 홍천 공작산행이다[산행기]. 거의 3년 반이 넘은 과거라 인솔 대장은 기억을 못 하는 듯하다. 안내산악회에서 귀경은 그렇지 않은데, 출발 때는 인솔 대장이 기점인 사당부터 인원 점검 후, 정시 출발과 조금 늦는 승객을 기다릴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대장이 새벽에 사당까지 오는 건 어려움이 많아, 그 일을 친한 기사나, 산꾼이 대신했다. 하지만, 초면의 기사에게는 부탁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양재가 아니라 사당으로 출동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6시 40분 출발 시간이 됐는데, 목요 오지팀 주요 선수 한 명이 아직이다. 평소 7시 출발이 대부분이라, 6시 40분 출발이면 깜빡하는 승객이 가끔 있다. 정차지가 복정인데, 죽전에서 기다리는 승객도 있고. 공지를 확인한다고 해도 건성으로 봐서 그렇다. 해서 서둘러 인솔 대장이 승객에게 전화했고, 그나마 5분밖에 안 늦어, 6시 45분경 사당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했다. 만약 대장이 없었다면, 버스를 정시인 6시 40분 출발했을 거다
예정보다 5분 늦게 출발한 버스에서 바로 잠을 청해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이 타는 걸 어렴풋이 알았을 뿐, 이후 깊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버스 앞의 시계를 보니, 8시 20분이 조금 넘었다. 고로 1시간 30분가량 잘 잤다. 이후 다시 잠을 청했으나, 잠이 안 와, 패드를 꺼내 책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휴게소로 들어간다는 신호로 실내등이 들어와 패드를 내려놓고, 차에서 내릴 준비를 했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신호가 오기 시작해 초조하게 휴게소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9시 7분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선산휴게소다. 상행일 때는 몇 번 들렸는데, 하행일 때도 들렸었나? 생각하며, 빠르게 볼일을 보고 돌아와, 버스에 비치된 종이컵에 역시 버스 내 보온병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들고 자리로 와 작설차 티백을 넣고 우려 마시며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늘 그렇듯이 목요 오지팀 선수들이 거의 다인 버스라, 예정보다 5분 일찍 휴식을 끝내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거리는 13km에 불과하나, 기복이 심하고, 경사 또한 급해, 쉽지 않은 산행이라는 걸 강조했다.
고로 중탈할 산꾼은 통내산과 학일산의 중간 정도에 있는 돈치재에서 우로 내려가며, 학일산 능선과 통내산 능선 사이의 계곡 옆으로 난 임도가 나오고 그 임도를 따라 가면 날머리니, 거기서 탈출하라고 했다. 그리고 별다른 주의 사항은 없었으나, 다만, 며칠 전 강원 지역에 내린 폭설이 여기까지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니, 아이젠을 준비하라고 했다. 사실 청도로 향하며 창밖으로 주변 산의 모습을 관찰한 건 나뿐만 아니라, 목요 오지팀 산꾼 모두다. 결론은 ‘눈은 없다!’다. 하지만, 대장은 눈이 아니라, 낙엽에도 아이젠이 효과가 있으니 꼭 가져가라고 당부했다. 이후 목요 오지팀 주요 코스 중 하나인 하산주 식당 얘기가 나왔다. 애초 계획한 식당은 귀경 코스의 반대라, 식당을 귀경 코스에 있는 손두부 집으로 바꿨다는 거다. 문제는 바뀐 식당은 날머리에서 18km 이상 떨어져 있어, 빠른 산꾼도 먼저 갈 방법이 없다는 거! 해서, 인솔 대장은 선두 조에게 주변의 다른 산을 하나 더 오르는 걸 권했다. 선두 조 또한 그럴 분위기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고, 취침 상태로 들어간 버스에 다시 실내등이 들어와,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를 갈아 신은 후 숏스패츠를 착용했다. 이후 패딩을 벗어 의자에 두고 바람막이를 입는 걸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조금 지난 10시 44분 버스가 들머리인 청도 매전면사무소 앞에 정차했다.
2 – 2
공지된 산행 계획에 따르면, 13km 거리에 소요 시간 6시간 30분, 들머리 도착 11시라 마감 17시 30분이다. 그런데, 5분 늦게 출발했음에도 16분 빨리 들머리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조금 일찍 도착해도, 공지된 마감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인솔 대장인데, 이번에는 돌아가야 할 길이 멀어, 단축한 만큼 마감 시간도 당겨, 17시 15분 마감으로 공지했다. 거기에 더해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대장이 후미에서 따라오지만, 평소와 달리 15분 정도를 줄여보겠다고 했다. 결국 대장의 마감 목표는 공지보다 30분이 이른 17시지만, 줄이는 시간은 15분에 불과하고, 다들 경험 많은 산꾼이라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감 시간에 관한 대장의 마지막 공지를 들은 후, 산악회 버스에서 내려, 짐칸으로 가 배낭을 꺼내 둘러멨다. 이후 산길샘 '기록 시작'을 누른 후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는 동안, 먼저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 위치, 즉 청도 매전면 날씨를 확인했다. 현재 기온은 9.5℃, 다른 건 새벽에 서울에서 확인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초미세먼지가 '보통'에서 '나쁨'으로 바뀌어, 조망처가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감상은 어려울 듯하다. 이후 주변의 이정표가 될 만한 걸 기록으로 남긴 후, 두 등산 앱의 지도로 면사무소 부근의 고도를 확인했다.
67.5m~98m로 생각보다 낮다. 통내산의 높이가 677m니, 올려야 할 높이는 579m로 산의 높이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리고 지난 배거리산행 때부터 디지털 온도계로 확인하기 시작한, 지금 매전면사무소 앞 기온은 13.5℃ 기상청 예보보다 4℃가 높다. 이래서 온도계를 가지고 다니며 주요 지점이나, 날씨 변화가 있다고 생각될 때 기록으로 남겨두는 거다. 그렇게 들머리에서 확인할 걸 다 확인한 후 그사이, 매전우체국 옆으로 난 마을 길을 따라 이미 산행을 시작한 일행의 뒤를 따라갔다. 말인즉 후미다! 그런데, 후미에서 같이 출발하는 일행은 들머리를 조금 지난 후 나를 보면 꼭 묻는 말이 왜, 후미에 있냐는 거다. 등산 시작 때마다 그와 비슷한 말을 듣지 않은 산행이 없을 정도다. 나를 아는, 말인즉 친숙한 일행은 내가 선두에서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하긴 막상 산행을 시작하고, 한 시간 정도가 지나면 선두를 따라잡은 후 주변에 특별히 볼만하거나, 올라야 할 암봉, 암릉이 없는 한 날머리까지 그들과 함께 선두로 달리니 그게 다른 일행에는 깊은 인상을 남긴 듯하다. 매번 그때마다, 왜 늦게 출발하는지 설명하는 것도 지치지만, 그렇다고 친숙함의 표현으로 묻는 것도 있는데, 무시할 수는 없어, 매번 같은 답을 한다. '봉우리 하나 정도를 넘어야, 몸이 풀리는 체질이라, 그렇습니다!'라고.
오른쪽으로 동산초등학교 담벼락을 끼고 위로 조금 올라가자,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 임도로 바뀐다. 그리고 밭을 지나, 숲으로 들어서니, 무덤 왼쪽 옆으로 갈림길이다. 왼쪽은 임도, 등산로는 직진이다. 그런데, 사실상 들머리나 다름없는 등산로 입구부터 무덤인데, 이번 산행 전 구간의 능선에서 관리하지 않는 무덤이 많이 본 게, 마치 일정한 간격을 두고 묘를 쓴 듯했다. 어쨌든 그 무덤 옆으로 난 등산로로 오르는데, 시작부터 급경사에 기온도 높아, 가던 길을 멈추고 바람막이를 벗어 배낭에 넣었다. 이후 다시 걸음을 재촉해, 매전면장이 기증한 '매소봉 270m'라고 기록된 스테인리스 정상 표지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섰다. 이번 산행 첫 봉우리리다. 그리고 어쩌면 유일한 전망 바위가 있는 봉이다. 면장이 기증한 정상 표지에 의하면 고작 270m 높이에 불과한 봉이라, 볼만한 건 별로 없지만! 거기서 주변에 보이는 걸 카메라에 담은 후 인증을 찍기 위해 정상 표지로 돌아가며 보니, 정상에 오를 때는 보지 못한 또 다른 정상 표지가 나무에 매달려 있어, 먼저 그곳으로 가,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정기체라 부르는 선배가 만든 표지로, 거기에는 '수청산 292m'로 적혀 있다. 그런데, 등고선으로 봤을 때, 선배가 쓴 292m가 맞아 보인다. 말인즉 면장이라는 사람이 동네 뒷산 높이도 모르고 정상 표지를 기증한 거다.
해서 먼저 그 나무에 매달린 표지를 배경으로 인증을 찍은 후, 매소봉 표지로 돌아와 역시 인증을 찍었다. 이후 앞에 보이는 토한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고개로 내려가, 11시 22분 농협 갈림길에 도착했다. 거기 있는 이정표에 의하면 통내산까지 남은 거리는 1.2km로 생각보다 짧다. 해서 신이 나서 토한산으로 향하는데, 길이 심상치 않다. 수청산에 오를 때의 경사는 경사도 아닌 급경사가 나타나고, 말 그대로 이 동네 사람은 매소봉만 뒷산 취급해 꾸준히 오르는 지, 토한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가끔 인적이 끊기기도 한다. 그리고 산 소개에 있듯이 병풍을 두른 듯한 암봉이라고 했는데, 다른 쪽에서 보면 병풍이 보일지 모르나, 진행 방향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암봉은 틀림없어, 길목 곳곳이 암릉이다. 해서 등산로는 그걸 우회하지만, 암릉을 보고 지나칠 인간이 아니라, 보이는 족족 암릉으로 기어올라, 정상으로 향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암릉이 위험하고 더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산꾼에게는 지름길이라, 그렇게 암릉을 타며 위로 오르자, 어느 순간 앞서가던 일행 대부분을 추월해 저 앞에 가는 선두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와중에 노년의 여성 산꾼이 급경사에서 방향을 못 잡고 어려운 코스로 가는 걸 보고, 방향을 잡아준 후 뒤에서 잘 올라가는지 지켜본 다음 역시 같은 길로 올라갔다.
사실 왼쪽에 위에서부터 밧줄이 내려와 있으나, 경사가 너무 심하고, 길목의 쓰러진 고목을 넘는 게 쉽지 않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암벽 옆으로 산악회 리본이 있는 걸 발견해 그 방향으로 인도한 거다. 그렇게 올라, 한 고비를 넘긴 후 길목에 있는 바위로 올라가, 아래에서 올라오는 일행의 모습과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전경을 파노라마로 남기기도 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낙엽을 헤치고 급경사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올라가는 건 약간 위험하기도 해,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가, 11시 57분 안부에 올라섰다. 그리고 우회전해 지금 오르는 봉우리가 토한산이라는 생각이 들어 동영상을 촬영하며 그나마 완만한 능선으로 위로 갔다. 물론 우회로가 아닌 암릉으로! 그런데, 막상 올라서서 보니, 앞에 낮은 봉우리가 또 있다. 해서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2시 8분 앞선 산꾼이 만들어 나뭇가지에 매단 '토한산 630' 명패가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그 뒤에 선배의 정기체로 쓴 '토한산 630m' 표지도 있어, 먼저 그걸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길까 하다가,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이 곧 도착할 듯해, 주변을 구경하고 있다가, 2분 후에 도착한 노년의 여성 산꾼과 서로의 인증을 찍었다. 그리고 그게 인연이 돼, 날머리까지 같이 갔다. 사실, 이 산꾼과는 서로의 인증을 찍어준 역사가 꽤 오래됐다.
여기 목요 오지팀뿐만 아니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에서도. 하지만, 그건 초반에도 얘기했듯이 후미에서 출발해, 일행을 추월하며 가다가, 두 번째 봉우리 정도에서 만나서 찍어 준 거고, 이번에는 거의 동행하다시피 했다. 어쨌든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통내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고개로 내려가, 12시 17분 동산 기도원 갈림길에 도착했다. 지자체에서 만든 이정표가 아닌 기동원에서 만든 듯한 이정표가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다. 아마 동산기도원 방향에서 올라온다면, 우리가 경험한, 낙엽 쌓인 급경사를 경험하지 않고, 비록 높지는 않으나, 수청산에 오르지 않아, 조금은 편한 코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계속 갔다. 그런데, 대장이 들머리로 향하는 버스에서 얘기했듯이 기복이 많다. 그나마 다행은 산이 높지 않으니, 기복 또한 깊지 않아, 오히려 힘들기보다는 이게 산행이지 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몇 개의 기복을 넘어, 12시 27분 정상 표지라기보다는 이정표에 가까운 표지가 있는 통내산에 도착했다. 철 기둥에 '3.1km 면사무소, 통내산, 인버구 4.1km'라고만 적힌 이정표라, 통내산의 높이를 알 수 없다는 거다. 해서 산꾼이 가지고 있던 매직으로 '677m'라고 적어놓았다. GPS는 오차가 있으니, 지도를 보고 기록한 걸 거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정상의 의미인 돌탑이 있다. 역시 뒤에서 따라오는 산꾼을 기다려 서로의 인증을 남겼다. 내가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기고 가버리면 그 노년의 여성 산꾼은 셀카가 아니면 인증을 남길 방법이 없다는 걸 빤히 알고 있어 기다린 거다. 물론 후미를 기다리면 되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인증을 남기고 통내산을 떠나, 학일산으로 출발해, 다시 몇 개의 기복을 넘다가 저 멀리 학일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여, 일단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다시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는데, 정상 부근에 석축이다. 딱 보기에 성벽은 아니고, 그럼 무덤이다. 석축을 쌓고 묘를 쓸 정도면 그래도 정성을 들인 건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관리를 안 한 지 오래돼, 무덤이 흔적만 있을 뿐이다. 그런 무덤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도 몇 기 있었으나, 산행이 끝날 때까지 최소 15기 이상은 본 듯하다. 그런데, 통내산에 도착했을 때가, 12시 27분이었으니, 점심시간이다. 물론 배도 고프고! 하지만, 점심 먹을 분위기가 아니라, 여기까지 왔는데, 더는 못 참아, 배낭에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갔다. 산행 재미도 볼 것도 없는 능선을 따라 앞만 보고 가는데, 앞에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있다. 그런데, 좌회전하란다. 분명 앞에 학일산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보임에도!
해서 그 방향 지시를 무시하고 계속 전진하다, 그래도 무언가 이상해 지도를 확인하니, 코스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앞에 있는 봉우리까지는 가 보기로 했다. 와중에 국제신문 근교산 팀의 리본도 있어, 앞의 봉우리가 궁금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정상에 도착해 보니, 울창한 숲이라 주변에 보이는 게 없다. 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보인다. 아마, 저게 대장이 중탈할 때 따라 내려가라고 한 임도일 거다. 말인즉 앞에 있는 봉우리가 학일산은 맞는데, 고개로 내려갔다가 올라갈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지금 있는 봉우리와 학일산 사이에는 고개가 아니라, 깊은 계곡이다. 고로 계곡까지 내려갔다가 학일산으로 올라가는 거라, 거의 산행을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 해서 걸음을 돌려, 그 방향 지시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며, 오른쪽 아래를 보니, 올 때는 보지 못한 능선이 있다. 반대쪽에서 올 때 그 능선을 봤다면 여기까지 오는 수고는 없었을 거다. 어쨌든 갈림길에 도착할 즈음 앞에서는 인솔 대장을 포함한 후미가 오다가 나를 보더니 어디 갔다 오는지 묻는다. 해서 손으로 뒤를 가리키며 봉우리 구경하고 왔다고 대답한 후 우회전해 고개로 내려가는데, 대장이 나를 부르더니, 점심을 먹고 가잔다. 하지만 이미 먹었고, 후미와 어울렸다가는 술을 마셔야 하는데, 오늘은 술이 당기지 않아, 거절하고 계속 갔다.
1시 11분 고개에 도착해 보니,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다. 그대도 주요 지점에 이정표가 있는 걸 보면, 확실히 통내산, 학일산 코스가 오지는 아니다. 그 이정표에 따르면 직진인 학일산까지 남은 거리는 3.8km, 좌는 상평, 우는 인버구로 1.7km다. 고로 여기서 인버구로 탈출해도 된다. 그런데, 산행이 힘든 것도, 시간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탈출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그리고 대장이 얘기한 중탈 지점이 여기가 아니다. 물론 나야 중탈과는 상관없는 인간이라, 이정표만 기록으로 남기고 학일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사거리를 지나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올라가는데, 그걸 우회하는 인적이 오른쪽에 있다. 그림상으로는 봉우리는 넘는 거나, 우회하는 거나, 다를 바가 없어 보여, 선배 산꾼을 추월해 우회전했다. 그런데, 그 갈림길에서 50여 미터는 인적도 뚜렷하고 상태도 좋아 갈만했는데, 그 이후로는 잡목과 쓰러진 고목이 막고 있고, 인적도 중간중간 사라진다. 해서 인적을 찾으며 그걸 뚫고 가는 게 쉽지 않다. 와중에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선배 산꾼이 나뭇가지에 매단 걸로 보이는 리본도 나뭇가지 채 바닥에 떨어져 있어, 그걸 주워, 리본만 다른 나뭇가지에 달아 놓기도 했다. 솔직히, 이번 산행에서 두 번째로 힘든 구간이다. 오죽하면 산행에 별 재미가 없는 코스라, 재미를 위해 부러 선두가 우회 코스를 선택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게 마련이라, 1시 19분 정상적으로 봉우리를 넘으면 내려오게 되는 능선에 올라섰다. 그리고 뒤로 돌아 봉우리 방향을 보니, 뚜렷한 등산로다. 그걸 보고, 다시 뒤로 돌아 능선 위로 난 인적을 따라 학일산으로 가며 앞으로는 절대 우회하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그렇게 학일산으로 향하다가, 가끔 오른쪽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남들은 알바했다고 생각하고, 난 정체가 궁금해 올라갔던 봉우리의 모습을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그런데, 아까부터 운동 특히 등산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새로 산 스마트 워치가 계속 경고음을 날려 확인하니, 통신이 안 돼, 다른 네트워크를 찾고 있다는 안내다. 해서 통신 불량 지역이라 그걸 알려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서넛의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 봤지만, 통신 불량 지역에 들어왔다고 알려준 건 처음이라, 그놈 많이 똑똑해졌다고 감탄하기도 했으나, 거의 1분 단위의 경고음이라 나중에는 짜증이 나, 집에 가서 설정을 찾아 경고음 없애 버리던가, 경고음 간격을 늘리기로 했다. 그런데, 인버구 갈림길을 지난 후에도 기복은 여전해, 1시 29분 무명봉 정상에 도착해, 도대체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두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690m~665m로 거의 통내산 수준이다.
800m가 넘는 학일산이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중으로 생각하고, 지도를 유심히 보니 앞에 ‘돈치재’라는 고개가 있다. 저 고개가 대장이 언급한 중탈 지점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고개까지는 내리막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학일산을 감상하며 돈치재로 가다가, 무언가 이상한 게 보여 학일산 아래를 보니 저수지라,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아래로 돈치재가 보이는 곳에서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다 보니, 노년의 여성 산꾼이다. 해서 어디로 가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물론 내가 다른 봉우리로 향하는 바람에 잠깐 헤어졌으나, 그전까지는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며 왔는데, 그 중에는 이번 산행을 많이 힘들어하는 내용도 있어, 혹시 우회전해 중탈할 수도 있어 지켜본 거다. 그런데, 그는 날 보지 못한듯한데, 예상을 깨고 직진한다. 즉 학일산으로 향한다. 내가 알기로 학일산은 해발 830m대라, 돈치재의 높이를 확인해 봐야 정확한 고도차가 나오겠지만, 적어도 200m 이상 올려야 한다. 말인즉 쉽지 않은 높이인데, 그냥 직진하는 걸 보고, 역시 대단한 산꾼이라고 감탄하며 갔다. 이후 돈치재에 도착해 보니, 이번 산행에서 처음 보는 안내도와 사거리 이정표가 있다.
안내도와 같이 있는 이정표 의하면 학일산까지 남은 거리는 1.2km에 불과하다. 해서 서둘러 두 등산 앱의 지도로 고개의 높이를 확인했다. 499m~521m로 학일산과의 고도차는 310m 이상이다. 고로 우리가 처음 올랐던 수청산보다 더 높다! 그리고 도상 거리가 1.2km에 불과하니 급경사가 기다린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대장이 코스 소개 때 언급한 대로 이번 산행 최고의 난 코스다. 돈치재 주변을 기록으로 남긴 후 직진해 학일산으로 향해가는데, 바로 앞 작은 봉우리 정상 직전에서 쉬고 있던 노년의 여성 산꾼이 날 발견하더니, 대단히 반가워하며, 왜 뒤에서 오는지 묻는다. 본인은 내가 그를 버리고 먼저 간 거로 생각했다는 거다. 그러면서 뒤에서 부르는 소리 못 들었냐고 묻는다. 해서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못 들었으나, 부르는 듯해서 뒤돌아봤으나, 안 보여서 잠깐 기다린 후 그냥 갔고, 버리고 가려고 했던 게 아니라,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바람에 애초 계획에 없던 봉우리를 다녀오는 거라고 사실대로 얘기해 줬다. 그리고 보니, 우회로 잡목 지대에서 뒤를 따라오던 선배 산꾼이 안 보이는 게, 그 선배도 거기서 지체하고 있는 듯하다. 이후 다시 내가 앞장서고, 선배가 뒤에서 따라오는 초반과 같은 모습으로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학일산으로 향했다.
돈치재를 떠난 20분, 이번 산행의 많은 기복 중 하나인 무명봉 정상에 올라서자, 앞에 버티고 있는 학일산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해발 800m가 넘어서 그런지, 꽤 웅장하고 위압적이다. 그건 조금 뒤에서 올라온 선배도 마찬가지 느낌이었는지, 비슷한 말을 해, 해발 800m가 넘어서 그렇다고 얘기해 줬다. 이후 지금 서 있는 정상의 높이가 궁금해 두 앱의 지도를 봤다. 518.3m~549m로 학일산 정상에 오르려면 300m가량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앞에 있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300m까지 되는 것 같지는 않은 게 무언가 이상했다. 더욱이 알바나 다름없이 직진해 올랐던 봉우리와 높이가 비슷하다. 그럼, 그 봉도 800m 내외라는 얘긴데, 거기서는 높이를 확인하지 않아, 자료가 없어 다시 가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무언가 꺼림칙한 걸 느끼며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 다시 앞에 있는 낮은 기복을 넘어, 고개를 향해 급경사를 내려가자, 앞에 다시 급경사의 학일산 능선이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능선을 따라 설치된 금줄이다. 물론 그 금줄 중간중간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어있어, 자세히 보니, 왼쪽이 김전숲이라 불리는 듯하고, 이걸 설치한 주체는 '김전숲애 영농조합'이다. 해서 뭘 재배하는 거 같은지, 선배에게 물어보니, 두릅인 듯하다고 알려준다.
통내산으로 대표되는 이번 산행 전 코스의 특징이 기복은 많으나, 그 깊이는 깊지 않다는 것과 저게 정상이라 생각하고 급경사를 올라가면 정상이 아니라, 안부로 정상은 거기서부터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 작은 언덕이다. 즉 뾰족한 봉우리가 없다! 해서 이 산의 능선에 무덤을 많이 썼나? 어쨌든 발목을 넘는 쌓인 낙엽을 뚫고 급경사를 오르는 건 쉽지 않아,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선배가 잠깐 걸음을 멈추면 같이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었다. 그냥 가도 뭐라 할 사람은 없으나, 다시 동행하며 선배가 쌓인 낙엽을 보며 혼자 산행하는 게 무서웠다고 해, 뱀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뱀은 아직 나올 시기가 아니고 멧돼지가 무섭다고 했다. 하긴, 여성 혼자 가는데, 어디선가 낙엽 헤치는 소리가 나면 그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그 방향을 주시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게 멧돼지가 아닐지 노심초사했을 게 느껴진다. 그런 얘기를 나눈 마당에 뒤에 혼자 남겨두고 갈 정도로 막 돼먹은 인간은 아니다. 그렇게, 쉬엄쉬엄 올라가자, 앞에서 언급했듯이 다시 완만한 능선으로 바뀌고, 왼쪽으로, 전망대로 보이는 바위가 있어 당연히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은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가 시야를 방해한다. 그럼에도 그나마 바위 위라, 보이는 거라도 있다는 생각에 보이는 걸 카메라에 담았다.
바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나무를 본 후라, 큰 기대를 하고 올라간 건 아니고, 역시 선배를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없어 전망대라 생각하고 그 위에 올랐던 거다. 이후 선배가 도착해, 볼만한 게 있냐고 물어, 아니라고 답하고, 앞에 보이는 학일산 정상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향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같이 갔다. 그런데, 가며 보니, 그 옆에 그보다 높은 봉우리가 보여,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맞다! 학일산은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서 우회전해서 더 가야 한다. 해서 동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위로 가, 2시 38분 학일산 정상 직전의 봉우리에 도착해 보니, '학일온천 2.4km' 갈림길이다. 거기 있는 이정표에 의하면 '0.4km 학일산 정상'으로 400m를 더 가면 된다. 생각보다, 멀다. 물론 도상거리니, 실제 거리는 더 멀 거다. 그럼, 여기 오는 동안 오른쪽으로 보였던 봉우리가 학일산 정상이 아닐 확률이 높다. 어쨌든 선배를 기다리는 동안, 그것과 주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우회전해 진짜 정상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향해 짧으나 급경사를, 급경사를 내려갈 때 필요해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만든 지겟작대기를 짚고 가, 막상 도착해 보니, 앞에 또 있다. 조금 전에 언급한 통내산의 특징이 학일산 정상에도 정확히 부합한다.
와중 뒤에서 따라오는 선배가, 정상이 맞는지 물어, 앞에 가야 할 길이 더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자, 자신이 사용하는 등산 앱이 조용해서 물었다는 거다. 과거 몇 년간 사용했던 앱으로 정상 반경 100m, 50m에 도달하면 음성으로 알려준다. 그게 조용하니, 지금 오르고 있는 봉우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다. 사실 많은 등산객, 산꾼이 사용하는 앱에는 다 그 기능이 있다. 해서 과거 애용했었다. 정확히는 아래에서 위를 보고 봉우리 정상이라 생각했으나, 정상은 완만한 능선으로 더 가야 해, 밑에서는 안 보였다. 해서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앞에 보이는 낮은 언덕을 향해 가, 2시 49분 삼각점이 있는 학일산 정상에 도착했다. 학일산 정상 또한 통내산 다른 봉우리와 같이 평평한 대를 이루고 있고, 거기에는 삼각점과 그 안내문, 삼각점 뒤에는 정상석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이정표 등 여러 표지가 있다. 그런데, 정상석에 음각된 높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상석에는 '학일산정상 692.9m'가 음각되어 있다. 즉, 학일산 정상의 높이는 830m대가 아니라, 693m다. 해서 조금 늦게 도착한 선배에게 그 얘기를 해주고 혹시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하면서 높이를 얘기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들은 기억이 없단다. 그럼, 난 왜 그렇게 알고 있었을까?
이 글을 쓰며 산행 전 이번 산행 관련해 본 자료를 다시 다 찾아봤다. 그리고 발견했다. 안내산악회 산행 공지 중 코스 소개에 '통내산(852.5m)', '학일산(693m)'이라 기록되어 있다. 통내산이 틀렸고, 학일산은 정확한데, 난 왜 통내산과 학일산을 바꿔 알고 있었을까? 어쨌든 그게 뇌리에 박혀 학일산의 높이를 830m대로 알고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사실 그걸 보고, 이 정도 높이라면 오를만한 가치가 있는 산이라 생각하고 신청한 산행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정상석 또는 표지가 있는 봉에서는 서로의 인증을 찍어줬듯이 여기서도 서로의 인증을 찍어줬다. 와중에 선배가 모자에 꽂고 있었던 선글라스를 끼려고 보니, 알이 하나 없다! 선배 말에 의하면 잡목 지대를 통과할 때 넝쿨에 걸려 모자가 떨어졌는데, 그때 알이 하나 빠진 듯하다고 했다. 해서 선글라스 없이 인증을 남기고, 학일산을 떠나, 낙엽 쌓인 급경산 능선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려가며 앞을 보니, 꽤 높아 보이는 봉우리 두 개가 순서대로 있다. 그중 더 높은, 뒤에 있는 봉은 이름 외우기도 쉽지 않은 '소바위되배기산'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제일 높은 봉이, 좌회전하지 않고 직진해 올랐던 봉우리다. 그런데, 학일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만 급경사지 이후는 비록 기복은 있으나,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조금 전에는 쌓인 낙엽을 헤치고 내려오는 게 고역이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산책로를 걷는 듯한 운치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위치의 고도가 너무 높다. 들머리의 고도가 100m가 안 됐으니, 날머리 또한 비슷할 거다. 그럼, 완만하게든 중간중간 짧은 급경사가 반복해서 있든 해야, 막판이 편한데,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에 지옥을 맛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수시로 지도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하며 가는데, 갑자기 스마트 워치 경고음 울려, 화면을 보니, 용량이 꽉 찼으니, 핸드폰과 연결해 자료를 받으라는 메시지다. 해서 핸드폰을 보니, 연결이 끊어진 상태다. 그럼, 혹시, 아까 계속 울렸던 경고가, 핸드폰의 통신 문제가 아니라, 폰과 시계 사이의 연결 경고였나, 생각하며 재빨리 다시 연결했으나, 이미 스마트 워치의 기록은 종료된 상태다. 해서 다시 기록 시작을 눌렀다. 덕분에 이번 산행의 스마트 워치 기록은 두 개가 됐다. 종료되자마자 다시 기록을 눌러, 둘을 연결하면 하나의 기록이 되기는 하지만! 어차피 사서 처음 차고 온 시계라 앞으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이 안 되고 미리 경험해야, 중요한 시점에 재현되는 걸 막을 수 있어, 시계에 대한 불만은 없다. 하지만 아직 네트워크 관련 경고가, 폰과 시계의 연결 문제인지, 폰과 통신망 연결의 문제인지 정확하게 파악된 건 아니다.
낙엽 산책로를 걷는 듯해, 마치 마지막 가을을 즐기듯 가자, 앞을 가로막는 바위다. 물론 등산로는 그 좌우로 우회하고 있어 어느 쪽으로 우회해도 상관없다. 다만, 내가 보기에 오른쪽이 약간 위험하기는 하나, 내려갔다 올라오는 수고는 면할 듯하다. 그런데, 선배는 왼쪽을 택했다. 해서 선배가 왼쪽으로 우회하는 걸 보고, 바위를 기어올랐다. 그리고 위에 올라서 보니, 전망대다. 산경표 지도에 '전망'이라 표기된 바위 전망대! 하지만 역시,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가 시야를 방해하는 건 다른 곳과 마찬가지다. 그래도 전경을 파노라마로 남기며 보니, 저 멀리 채석장인지 석회석 광산인지 구분이 안되는 산을 깎은 모습이 보인다. 지난주는 절단, 난 영월 배거리산을 직접 올랐는데, 오늘은 멀리서 구경만 한다. 같은 영월이라면, 하나의 산을 각기 다른 위치에서 보고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한국 산, 참!? 그리고 이 바위 전망대가 학일산에서 내려올 때 능선 위에 보였던, 두 봉우리 중 앞에 있던 거다. 고로 뒤에 이보다 더 높은 소바위되배기산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3시 29분경 소바위되배기산 아래에 도착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3시 30분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니, 선두 조의 선배가 정기체로 쓴 '소바위되배기산 565m' 명패가 매달려 있다. 해서 먼저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역시 둘이 서로의 인증을 찍어줬다.
정상에서 조금 내렸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는 순간, 소바위되배기산에서 지도에 인증을 남기지 않은 걸 깨닫고, 바로 두 등산 앱의 지도를 캡처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분명 산은 지도의 현 위치 뒤에 있어야 하는데, 앞에 있다. 아니 정확히는 지금 올라가고 있는 봉우리다. 뭐 가끔 GPS 상에 오차가 발생하니 그런 거로 생각하고 정상에 올라보니, 삼각점이다. 해서 뒤의 선배를 보며 여기 삼각점이 있는 게, 주요한 봉인 듯하다고 얘기하고 주변에서 표지가 될만한 게 있는지 찾아봤다. 있다! '근수 진렬'이라는 두 산꾼이 만들어 나무에 매단 '소바위되배기산 565m' 정상 표지다. 고로 여기가 진정한 소바위되배기산이다. 해서 다시 둘이 서로의 인증을 남겼다. 이후 날머리로 향하는데, 왼쪽으로 지금 가고 있는 능선과 같이 달리는 능선이 보인다. 저게 조금 전에 달린 통내산 능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록으로 남겼다. 사실 파노라마로 남기고 싶었는데, 나뭇가지의 방해가 심해 일단 찍을 수 있는 부분만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3시 50분 갈림길에 도착했다. 좌는 동곡재로 내려가는 잘 알려진 하산로고, 약간 좌로 간 후 직진하는 하산로는 산경표 지도에는 있으나, 다른 지도에는 없는 길이다. 그리고 코스 계획에는 직진이다. 좌로 내려가면 임도로 600m가량 날머리로 가야 해, 인솔 대장이 직진을 택한 거다.
여기까지 오며 걱정한 대로 양쪽 다 급경사 지옥의 시작이고, 당연히 직진 방향으로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있다. 그런데, 갈림길에 서서 좌우를 둘러보니, 직진은 급경사 톱날 암릉이다. 고로 여차하며 대형 사고다. 이에 반해, 왼쪽은 급경사는 같지만, 톱날은 없어 어디로 갈지 잠깐 고민했다. 특히 선배를 어디로 인도할지. 하지만 선배 또한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산꾼인데. 이런 정도는 쉽게 내려갈 듯해, 직진했다. 그리고 급경사 톱날 암릉 100여 미터를 내려가자, 낙엽 쌓인 울창한 숲이다. 경사가 좀 급해서 그렇지, 마지막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 그걸 즐기며 내려가는데, 선배가 배낭 뒤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명찰을 보고, 그게 뭔지 물어, 알려줬다. 그리고 산악회 명찰을 보고는 아직 그 산악회가 운영 중인지 물어, 맥 전문 산악회로 탈바꿈 중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하다고 얘기했다. 다만, 맥 연결에는 관심 없는 인간인데, 구간 중 가고 싶은 산이 있어, 가끔 이용한다는 것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도 잘 나가는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안내산악회 얘기를 꺼낸다. 그 안내산악회가 왜, 잘 나가는지 이해 못 하고 있다고 하자, 물이 좋아서라고 한다. 응? 물이 좋다고? 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끔 산에서 마주치는 그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는 등산객 대부분이 청춘이었다!
농담 삼아 물이 좋다니, 안내산악회를 옮겨야겠습니다. 하자, 옮기지는 말고, 가끔 이용하라고 해서, 인증 위주의 산행만 진행하는 안내산악회라, 갈만한 산을 찾을 수 없어, 그럴 일을 없을 거라고 얘기했다. 그런 얘기를 나누며 내려가며 보니, 거의 100m 단위로 선두가 깐 방향 지시가 있어, 선배에게 소위 '깔지'가 남아도는 가 보다고 농담했으나, 분명 선두가 산을 하나 더 탔다면 후미라, 저게 있으면 안 되는데, 있는 걸 보면 임도를 건너 앞에 보이는 산으로 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추측하며 가니, 그나마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숲이 끝나고 거의 직벽에 가까운 급경사가 나타났다. 그리고 아래로 임도도 보이고, 건설 중장비 소리도 들린다. 오기는 다 왔으나, 마지막 고비다. 그럼에도 경험 많은 노련한 산꾼답게 어렵지 않게 내려가, 4시 21분경 민가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택이면 가로지르는 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 자세히 살펴보니, 펜션 매점 아니며 카페라 부담 없이 내려가서 확인하니, 예상대로다. 이후 임도에 도착해 뒤로돌아 내려온 지점을 기록으로 남긴 후 임도를 따라 위호 가자, 갈림길이다. 위는 대장이 언급한 중탈 지점이고, 우리는 여기서 유턴해 내려가면 된다. 그렇게 돌아내려가자, 청계산 표지석이다. 거기서 다시 좌회전하니, 버스가 대기 중이다. 현재 시각 4시 24분으로 산행 종료시각이다.
3
예상외로 가까이에 있는 버스에 놀라며, 먼저 도착한 선두 산꾼이, 지난 배거리산에 비해 ‘너무 쉬운 산이 아니냐?’고, 묻는다.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난 지난 배거리산행도 아주 어려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그런데, 왜 이제 도착했냐?’고 묻는 표정이다. 그러자, 같이 도착한 노년의 여성 산꾼이 '날 데리고 오느라고 이제 도착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먼저 가려는 날 불러서 같이 왔다고 부연하자, 다들 그 노년의 산꾼에게 잘하셨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렇게 내가 늦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 버스로 가, 에어건으로 배낭에 묻은 먼지와 오물을 제거한 후, 거기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다. 그리고 다시 에어건으로 옷과 등산화에 묻은 먼지와 오물을 제거하고 버스에 타, 스패츠를 파우치에 넣은 후 손잡이에 매달려 달랑거리는 색에 넣었다. 이후 의자에 놓인 패딩을 입고 차에 내려, 막 도착한 인솔 대장이 인도한 후미의 선배 산꾼이 쉬는 곳으로 가 옆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예상은 했지만, 버스 안에도 밖에도 선두 조가 없는 게 옆의 산을 하나 더 탄듯하다. 그럼, 날머리까지 내려왔다가, 임도를 건너 다시 올라갔다는 얘긴데,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쨌든 4시 40분경이 되자, 끝으로 두 산꾼이 도착하는 거로 모두 도착해, 예정보다, 30분 정도 이른 4시 45분경 날머리를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물론 바로 서울로 가는 게 아니라, 길목에 있는 하산주 식당에 들른다. 그리고 산을 하나 더 타고, 들머리 부근으로 하산한 선두 조 포함 빠른 산꾼 여섯을 중간에 태웠다. 그런데, 무언가 잔뜩 든 검정 봉지를 들고 탄 선배가 그걸 내게 주고 자리로 간다. 해서 내용물을 보니, 빈 맥주 페트병과 빈 소주병, 과자 봉지다. 즉 마트에서 술을 사서 마시고 남은 흔적이다. 아니, 아니 이 사람들은 산을 하나 더 타고도 시간이 남아, 하산주까지? 그런데, 실상은 그게 아니라, 산을 하나 더 탄 게 아니라, 날머리에서 면 소재지까지 걸어와 마트에서 술과 안주로 과자 종류를 사서, 과거 '솔'담배의 표지 모델이었던 이 동네 명소 '쳐진소나무' 앞에서 마셨단다. 와중에 거기서 술 마시지 말라는 농협 직원과 시비가 붙었고, 경찰차까지 출동하는 촌극도 벌어졌다고. 어쨌든 선두 여섯까지 태운 완전체가 면 소재지를 떠나, 서울로 가다가, 청도로 내려오는 버스에서 예약한 '종가집손두부' 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 식당이 공사 중이라 다들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의아해했는데, 외부만 리모델링하는 거로 내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해서 식당으로 들어가 오전에 각자 주문한 음식이 세팅된 식탁에 앉아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었다. 우리 선두 조이자, 주당은 두부전골을 주문했던 터라, 그 식탁에 앉았다.
나를 제외한, 이미 취한 셋과 두부전골을 안주로 하산주를 마시려는 데, 함께 내려온 노년의 산꾼이 고맙다는 의미로 소주 두 병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다른 산꾼 또한 선두 조 덕에 산행을 쉽게 할 수 있었다며 소주를 가져다줘, 그것 포함 맥주 두 병 소주 4병을 마셨다. 셋이 이미 전작이 있어 평소보다 작다. 물론 두부전골에는 두부와 육수를 추가해 가며! 이 동네 맛집이라 계속 손님이 들어오고, 내가 맛본 두부전골 중에는 최고였다. 공식 출발 시간은 조금 남았고, 아직 술에 미련은 남았으나, 식당에 우리밖에 없어, 자리를 정리하고 나와 버스에 탔다. 물론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휴게소다. 그렇지 않아도, 신호가 오던 중이라, 서둘러 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보니, 전망대 쉼터가 있는 충주휴게소로 서울이 멀지 않다. 그리고 바로 버스로 돌아가 자리에 앉자마자 또 잠이 들었다. 그리고 실내등이 들어와 깨어보니, 죽전이 멀지 않다. 이후 버스가 죽전에 정차해 승객이 내리는 걸 보고, 양재가 멀지 않은 곳에서 하차를 위해 주변에 널리 짐들을 색에다 때려 넣었다. 대장이 무리하다 싶을 정도 서둔 덕에 그나마 이른 9시 32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려 지하철로, 집으로 향해 10시 반경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대로 '매전면사무소 → 수청산 → 토한산 → 통내산 → 돈지재 → 학일산 → 소바위되배기산 → 청계사 입구'의 22.86km(산길샘) 오지를 5시간 41분 동안 달렸다. 이동 5시간 33분, 휴식 8분!
※ 22.86km는 GPS가 제 멋대로 뛰어다닌 결과과 포함된 총 거리. 여러 다른 산꾼의 트랙을 고려했을 때, 실제 도상 거리는 13km 내외임!
매소봉 또는 수청산이라 불리는 해발 300m가 채 안 되는 봉에서 고개로 내려간 후 올라가는 토한산 급경사가 약간 힘들고 기복도 많지만, 깊이가 깊지 않아 듣기보다 쉬운 코스다. 해서 선두는 4시간 반 만에 산행을 종료하고 2.5km를 걸어가 하산주를 마셨을 정도의 산.
조망도 산행 재미도 하다못해 오지의 맛도 없는 말 그대로 동네 뒷산으로 수도권에서 왕복 8시간이 넘게 걸려 오를만한 산은 아니다. 왜 이 산이 산꾼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