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2일(목)
경기북부아버지학교 형제님들께 문안드립니다.
늘 힘차게 울어대며 새벽의 단잠을 깨우던 이웃집 닭들이 더위를 먹었는지 오늘따라 힘 없이 몇 차례 울다가 서둘러
물러가고, 제 철을 만난 듯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의 존재감만이 확연히 드러나는 새 아침입니다.
아마 오늘도 무척 더울 모양입니다.
금학산에서 불어 오는 바람도 맥을 못 출 만큼 더위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이런 무더위 가운데 거의 두 달에 걸쳐 이곳의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아버지 학교’와 ‘한글 캠프’가 지난
주일, 수료식을 끝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정말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이 지난 5월에 헌당한 농촌개척교회에서 이 두 가지 일을 거의 동시에
감당한다는 것이 적잖은 부담이 되긴 했지만 동역자님들의 뜨거운 기도와 성원으로 주님의 은혜 가운데 잘 마치게 된 것입니다.
우선, 그 동안 ‘아버지 학교’의 진행을 위해 오로지 예수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울을 위시해서 의정부, 연천, 포천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7주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철원까지 오가며 헌신하신 스무 분이 넘는 ‘섬김이’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아버지 학교’를 마치자마자 지난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제2회 철원 한글영어캠프’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미국에서 오셨던 여섯 분의 ‘Hangeul Camp USA’의 교사들, 그리고 이번 캠프 중에 ‘어린이 성경학교’와 ‘호도파이 강습’ 프로그램을 맡아 주신 서울의 '목동예명교회' 청년부 교사들과 장년부 회원들, 또한 다문화 가족에게 한국 음악을 소개하고 가르쳐 주기 위해 그 바쁜 일정을 쪼개 철원까지 와 주신 여섯 분의 ‘예소울 국악앙상블’ 팀의 멤버들, 끝으로, 헝겊공예(Quilt)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께도 이 ‘철원통신’을 통해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리며 시간과 마음을 바쳐 헌신하신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심히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주어지는 사역들을 감당하다 보니 교회가 호떡집에 불 난 듯이 늘 분주했던지라 육신적으로는 매우 피곤했지만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소수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었음에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다문화 가족들이 좀 더 많이 참여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마음 속에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글영어캠프’의 경우는 지난 1월에 이미 한 차례 진행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좀 나은 편이었지만 ‘아버지 학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대상자들을 꾸준히 접촉하며 ‘아버지 학교’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참가를 권유해 왔던 과정은 실로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일만큼이나 무모한 일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입은 적지 않은 외상과 내상으로 인해 강한 회의감에 빠지며 얼마 간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근본적으로 저들의 문제가 무엇이고, 저들에게 어떻게 해야 바른 것이고, 또 어떻게 해야 저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지를 생각할 때마다 정말 난감할 뿐이었습니다.
참여를 권면하려고 저들의 집을 찾아 갔을 때 냉수 한 그릇 대접은커녕 문도 열지 않은 채 갖고 간 선물만 받아 챙기는 몰염치함에다, 참석을 간청하면 할수록 드러내는 방자함, 그리고 자신들의 삶에 무엇이 더 중요한 건지 도무지 모르는 무지함에, 심지어는 가정사에 관심조차 없는 무심함, 또한 수 차례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 뻔뻔함---,
이런 모습들이 때로 저들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감정적으로는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을 만큼 깊은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고, 특히 아직도 기브스를 하고 있는 아내의 다리를 보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회의감이 커질수록 그것은 결국 제 자아와 제 자존심이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음에 다름이 아니요,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반증일 뿐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높아지고자 하는 데에서 사단이 나고 맙니다. 낮아지려고 할 때 거기에 평화가 있고 진정한 자유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낮아지려고 하면 주님께서 반드시 높여 주십니다.
그것이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 만왕의 왕이시면서도 하늘의 영광을 다 버리고 낮고 천한 말구유를 통해 이 땅에 오시어 ‘낮아짐의 본’을 보여 주셨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입니다.
회의감이 들 때마다 이 예수님이 생각남으로써 그때마다 제 자아를 그나마 내려 놓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모두가 철원을 떠난 7월의 마지막 날 새벽--,
교회당 안은 썰렁해 보였습니다.
이제 저희 ‘철원우리들교회’가 일상 모드로 되돌아온 것입니다.
그 동안 북적대던 교회당에는 예전처럼 저와 아내만이 기도의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살아계신 주님의 임재가 느껴졌고, 특히나 교사님들이 남겨 주고 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향기가 교회당 안에 하나 가득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8월의 무더위가 물러가고 금학산에서 산들바람이 불 무렵에는 다시금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구제 사역의 일환으로 이곳의 문맹 노인들과 독거 노인들을 위한 ‘한글교실’과 ‘위로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기도로 성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 무더위에 다른 한 가지 감사할 소식이 또 있습니다.
저희 교회가 8/2~4일까지 3일간 서울에 있는 한 농아교회의 '여름수련회' 장소로 쓰임 받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크기도 자그마한데다 시설도 지극히 미비한 저희 교회이지만 농아들의 수련회 장소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주님 앞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농아 수련회 위에 주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기를 원하며 말씀과 은혜가 충만한 수련회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언제나 한 발 앞서 행하시며 풍성한 은혜로 채워 주시는 주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철원우리들교회 김 동욱 (동양30기)
첫댓글 형제님 많은 감사와 결실은 우리가 주님안에서 복음의 씨앗을 심는 삶입니다 .승리하신 형제님 사랑합니다.
하늘농부 김동욱 형제님 존경하고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형제님은 척박하고 굳은 땅을 기경하고 돌을 골라내고 골을 내고 씨를 뿌리시는 하늘 농부이십니다...
형제님이 흘리신 땀과 눈물은 30배 60배100배 아니 그 배에 배가되어 아름다운 열매로 하나님의 기쁨이 되실겁니다...
그럼여... 쓸쓸하지 않은교회 우리들교회... 복받은 교회 우리들교회.... 이미 엄청난 일들을 이룬 교회 우리들교회...
저도 이글을 통해 우리들교회와 김동욱 목사님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음이 감사입니다 샬롬^^
맨땅을 일구어 씨앗을 심듯이 목사님의 수고가 머잔아 싹이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줄 믿고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의 헌신은 우리의 주님만이 알고게십니다 힘내셔요 언제나 뒤에서 함게기도하겠읍니다 화이팅
목사님의 헌신은 우리의 주님만이 알고게십니다 힘내셔요 언제나 뒤에서 함게기도하겠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