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초강대국이다. 누가 뭐래도 그렇다. 하지만 군사적 행동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면 그렇다.미국은 큰소리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즉각 군사대응에 들어간다고 나는 읽었다. 나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들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피난갈 준비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위험이 닥치면 당연히 피난을 가야한다. 하지만 그 잘난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이 큰 소리 빵빵치니 우크라이나는 믿었다. 구세주 미국이 우리뒤에 버티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니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그냥 밀고 들어간다. 파죽지세다. 미국과 서유럽국가들은 경제제재 운운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은 가소롭다는 듯이 여유롭게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바이든의 노안에는 더욱 피곤함이 짙어보인다. 중국의 시진핑도 대만 공격의 심지에 슬슬 불을 붙일 자세이다. 이제 베이징 패러림픽이 끝나면 방아쇠를 당길 마음으로 읽혀진다.
미국과 서유럽은 러시아에 대해 군사대응을 왜 자제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 못하는 것일까. 상대가 이라크나 이란, 북한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넓다. 핵무기 보유수도 미국과 막상막하이다. 경제제재를 가해도 러시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경제제재가 조금 피곤하긴 해도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다. 러시아정도면 그냥 자급자족하면 된다. 밀이 많이 생산되니 빵먹고 버티면 된다. 경제제재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군사행동에 들어가면 과연 미국과 서유럽이 이길까. 물론 전면전에다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일본 호주 등이 모두 일치감있게 공격하면 러시아는 당해내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항복할까. 또 중국이 가만히 있겠는가. 아마 마지막에는 핵을 꺼내 들 것이다. 같이 죽자고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서유럽이 그래 그러자, 같이 죽자 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미국과 서유럽이 군사행동을 못하는 것이다. 세계의 경찰은 조무래기 잡범에는 강하지만 거대한 조폭에는 속수무책인 것이나 비슷하다.
미국이 군사행동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론분열이다. 그리고 바이든의 낮은 지지도때문이다. 러시아 푸틴은 적어도 지지도가 60%를 넘는다. 사회주의 시스템이라해도 엄청 높은 것이다. 타국과의 전쟁에서 리더의 지지도는 결정적이다. 리더를 믿고 따르는 국민없이 어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미국은 지금 국론 분열이 이만저만 아니다. 러시아 푸틴은 미국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정보통의 수장이다. 또한 미국이 전쟁을 한 경우도 지상군이 대거 투입돼 전면전을 펼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냥 공군력으로 아작을 낸뒤 육군이 상륙해 뒷처리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유럽에서 숱한 전쟁을 치뤘다. 러시아인들의 DNA에는 전쟁의 경험이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지도 않다. 아니 못사는 나라이다. 근현대에 들어 러시아가 윤택해 본 적이 없다. 그 잘난 볼세비키혁명까지 겪었다. 정말 산전수전 공중전 나아가 스타워즈까지 경험한 러시아다.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전쟁이 나면 반전운동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반전운동이 그릇됐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민들의 가슴에 흐르는 분위기는 그렇다는 것이다.미국민의 조상들은 고작 인디언들과 싸움을 벌인 동네 깡패수준이었다. 대륙을 오가며 대규모 군대가 돌격 앞으로를 해 본 적이 없는 국민이 어찌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이겠는가. 바이든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미국민들의 정서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서유럽은 미국과 굳건한 결속을 다질 상황이 아니다. 자국의 이익이 우선인데 무슨 미국이랴. 그냥 제스춰만 해보는 것뿐이라는 것을 능구렁이 푸틴은 진작 알고 있었다.
설령 미국이 군사작전을 편다고 해도 그럼 중국이 가만히 있겠는가. 지금 러시아와 중국은 그야말로 동맹중의 동맹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아닌가. 큰 적인 미국을 상대하려니 서로 협동하고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그리고 중국이 지금 대만을 동시에 노리는 것이 타이밍상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 짜고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말이다. 미국은 러시아 상대하기도 중국을 상대하기도 버겁다. 이런 상황을 러시아 푸틴뿐아니라 중국의 시진핑도 너무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잘 싸우려 하지 않는다. 지구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바이든이 81살, 푸틴이 71살, 시진핑이 70살이다. 열살 차이는 대단한 것이다. 푸틴과 시진핑은 이런 것도 계산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군사력으로 안되면 그 다음은 경제제재이다. 그런데 러시아에 아무리 경제제재를 가해도 중국이 있다. 중국에 아무리 경제제재를 가해도 러시아가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 협동하면 두 나라는 버틴다. 그리고 서방국들이 겪을 경제적 어려움에 비해 러시아와 중국이 겪는 경제적 고초가 덜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러시아와 중국이 뭘 걱정하겠는가. 정말 꽃놀이패 아닌가. 손짚고 헤엄치기요 앉아 떡먹기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 군사적측면에서는 이제 러시아와 중국에 맞설 나라는 아무도 없다. 핵무기가 있는한 더욱 그렇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기들 하고 싶은데로 군대를 밀고 들어가면 된다. 미국은 또 경제제재 운운하겠지. 아무 소용없는 짓거리를 말이다. 지금 가장 불쌍한 곳은 바로 우크라이나이다. 미국 너무 믿은 탓이다. 그들은 미국을 너무 몰랐다. 그 거대한 군사력 대국인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 군사력을 어느정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미국과 서유럽국가들을 설득해 핵무기 우산아래에 자국을 둬야 했던 것 아닌가 말이다.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우리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보유해야만 세계 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서방국들을 설득해 핵무기를 보유했어야만 한다. 이스라엘처럼 말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관련없이 러시아 너희가 밀고 들어오면 모스크바에 핵무기 날린다고 선언하면 아무리 푸틴이 또라이라도 그냥 밀고 들어갈까. 한국이 잘 봐두어야 할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추운 겨울 국민들이 벌벌 떨며 죽음의 공포속에 피난을 가는 그런 참혹한 상황을 왜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리 예측하지 못했는가. 그런 지도자를 가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두 그 나라 국민들이 선택한 것 아닌가. 리더의 선택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바다 건너 동유럽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2022년 2월 2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