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June 2008 가야밀면 예찬

[도시 김재곤]

대구에 오면 밥맛을 잃어버린다. 솔직히 경상도 음식이 짜고 맵기만 하지 감칠맛이 나지 않

아 식사때가 되면 무엇을 먹어야 하나 고역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곳에

오면 도무지 밥 생각이 나질 않을 뿐만 아니라 뭔지모를 시장기에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면

서도 배는 고프지가 않은 것 같다.

퇴근을 하고 배과장과 함께 저녁을 먹어야 했는데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볼 심산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 가야밀면을 팔고 있는 식당으로 찾아가서 밀면을 그것도 수북한

곱배기로 시켜 먹었다.

얼음알갱이로 채워져 있던 차거운 국물부터 벌컥 벌컥 마시며 갈증을 풀고 보기에도 맛깔

스러운 듯한 밀면을 허겁지겁 먹었다. 점심식사때 끼적거리며 반공기 정도의 밥을 먹었기

에 속이 비어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갑자기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가서 그랬는지 밀면을

먹고난 직후부터 속이 부글 부글 끓어대는게 별로 기분이 좋지않았다.

나는 여름이면 냉면같은 국수류의 음식을 즐겨먹곤 하는데 밀면이라는 음식도 내가 즐겨먹

는 국수류의 한 종류이다. 밀면이 생겨난 곳은 부산의 가야라는 곳으로 알고 있다. 밀면을

처음 먹어본 것은 삼십대 중반쯤 부산에서 현장소장을 하고 있을때였다.마침 그때 선배 하

나가 부산에 내려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선배가 데려간 곳이 가야라는 곳의 낡고 초라

한 바로 이 밀면을 팔고 있던 가야식당이였다.

지금은 번화한 신도시로 변해버려 그 집을 찾을수도 없겠지만 아무튼 그 때 허름한 식당에

는 생각보다 손님들이 꽤 많았던 것 같고 처음 먹어본 밀면의 맛도 일품이였다. 냉면류의

면은 대부분이 메밀로 만들어 지는데 부산 가야밀면의 면은 메밀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독특하게 밀가루로 만들어 져있으며 면발도 쫄깃 쫄깃 한 것이 어설픈 냉면보다는 훨씬 맛

이 있기도 하다.

부산을 떠나게 되면서 나는 밀면을 먹을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대구현장에 내려와 무엇

을 먹을까 고심하며 식당을 찾던중 숙소근처에 있던 '가야밀면을 팝니다' 라는 현수막이 걸

린 칼국수전문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야밀면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았다. 솔직히 함

바라는 현장식당의 음식맛이 별로여서 가끔 입맛이 없을때는 그곳에 가서 밀면을 먹곤 하

는데 나름대로 부산의 가야밀면의 맛이 나기에 한그릇 맛있게 먹고나면 잃어버린 입맛도

살아나게 되는 것 같아 자주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면류는 대게 곱배기를 시켜 먹곤하는 습성이 있어 함께 식사를 하던

배과장의 '부사장님 곱배기를 다 못드실텐에요,,,드실수 있겠어요' 라는 걱정스런 충고 마

져도 무시하고 곱배기로 시켰는데 결국은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고 말았다.

반가운 김에 가야밀면을 허겁지겁 씹지도 않고 먹는바람에 속은 지금 부글 부글 끓고 있기

는 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밀면이라는 음식은

짜장면 한그릇 값 정도밖에 되지않을 정도로 음식값이 저렴하지만 그러나 싼 맛에 비해 그

맛은 일품이기에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 것 같다.

어찌되었건 곱배기의 포만감에 숙소로 돌아오자 마자 비상약 소화제 한알을 먹곤 잠이들었

는데 그날밤 나는 시베리아벌판같이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던 광활한 밀밭의 꿈을 지치도록

꾸었고 밤새도록 다음과 같은 잠꼬대를 했다는 이야기를 함께 밀레모텔에서 기거를 하고

있는 배과장으로 부터 들었다.

'아줌마,,,여기 밀면곱배기 하나 주세요,,,'

도시였습니다

[미니]

저녁 메뉴 정했습니다~~비빔국수로요~~~ 다들 드시러 오세요~~ 저 비빔국수 맛있게 잘해요~

[도시 김재곤]

오호'''면류라면 오케이입니다 하하 맛있겠네요,,,면을 삶아 헹구실땐 꼭 얼음물에 헹구세요,,,공자앞에서 문자쓰는건 아닌지,,,그러나 오랜 경험으로 얼음물에 휑구니 면발이 살아남더라구요,,,쫄깃 쫄깃하게,,,감사합니다

[아침햇살]

엥.. 밀면에 부글부글 소화제까지 드신 도시님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비빔국수 오늘 땡 쳤다요..비위가 조금 약하거든요.. 미니언니얌담에 꼭 해주세요

[아침햇살]

다음창에 접속하니 오늘아침은 한 식당에 도둑이 남긴 편지가 소개되어 클릭해 읽다보니 인정상 식당 주인은 아니지만 저도 울먹울먹 눈시울이 젖드라구요..먹는것 앞에 양심적인 죄스러움 고백 무지 가슴 아팠답니다 이글을 올리신 도시님은 오늘따라 무지 행복해 보여요굿 "진정 눈물어린 빵 한족각 의미를 깊이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배부른 포만감에 맛있는 잠꼬대까지 이어진 밀면..보고싶어요도대체 어떻게 생긴 정체인지 검색해서 알아볼려고 했더니 자세하게 안 나오네요 통 털어 냉면 칼국수.. 면 류를 밀면이라고 하는건지...베일에 쌓인 밀면미스테리 밀면갱상도 음식 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