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둘이 한 몸을 이룸은 큰 신비입니다.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5,21-33
형제 여러분, 21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
오. 22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23
남편은 아내의 머리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시고
그 몸의 구원자이신 것과 같습니다. 24 교회가 그리스도께 순종하
듯이, 아내도 모든 일에서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25 남편 여
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
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26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교회를 말씀과 더불어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
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27 그리고 교회를 티나 주름 같은
것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시며, 거룩하고 흠
없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28 남편도 이렇게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9 아무도 자기
몸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하시는 것처
럼 오히려 자기 몸을 가꾸고 보살핍니다. 30 우리는 그분 몸의 지
체입니다.
31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32 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
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33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
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8-21
그때에 1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
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19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
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20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21 그것은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두 비유는 하느님 나라의 놀라운 성장이라는
공통 주제 안에서 서로 밀접한 병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두 비유
에는 각각 남자와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남자는 겨자씨를
자기 정원에 심고, 여자는 누룩을 밀가루 서 말 분량의 반죽에 집
어넣습니다.
정원에 심은 겨자씨는 어느덧 자라서 하늘의 새들이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됩니다. 겨자 나무의 크기는 보통 1미터 내외지만, 예외
적으로 2미터 이상 자라나기도 합니다.
밀가루 반죽에 들어간 누룩은 반죽 전체에 영향을 미쳐 부풀어 오
르게 합니다. 밀가루 서 말은 무려 50리터가 넘는 분량인데, 이는
성인 150명이 거뜬히 먹고도 남는 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마치 겨자씨, 그리고 누룩과 같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아주 작은 크기 또는 적은 양 속에 숨어 있는 이
들의 강력한 잠재력에서, 하느님 나라의 미약한 시작 속에 숨어 있
는 놀라운 힘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의 연속성 안에서도 하느님 나라의 성
장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시작에는 초라한 구
유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와 그 탄생을 목격한 가난한 목자들이 자
리하고 있습니다(루카 2,1-20 참조).
메시아로 기대되었던 그 아기는 커서 실망스럽게도 비참한 십자가
죽음을 맞이합니다(루카 23장 참조). 그러나 곧 반전의 역사가 펼
쳐집니다. 그가 외치던 하느님 나라의 복음은 사그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제자들의 입을 통하여 널리 퍼져 나갑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복음이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유다와 사마리아
와 갈릴래아, 그리고 세상 곳곳에 퍼져 나가는 모습과 더불어 나
날이 성장하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은 그렇게 이천 년의 세월을 거쳐 우리에
게까지 다다랐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로서
그 나라가 완성되기까지 끊임없이 복음을 전파하며 성장시키는 사
람들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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