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차 아기 이유식 거부.
심한 빈혈진단.
다행히 빈혈 약은 잘 받아먹음
오히려 젖을 더 먹으려고 함. 돌겠음.
젖에는 철분이 부족해서 이유식으로 보충해줘야 하기 때문임.
아침에 이유식을 주려고 숟가락을 들면 쪼그만한 것이 딱 오른손을 들면서 됐다고
밀어낸다. ㅋㅋㅋㅋ
이게 며칠째 계속되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
먹지말라고 소릴질렀다. 우리 신랑도 내눈치를 보고.. ㅎㅎㅎ
소아과 의사가 나보고 6개월 부터 계란을 먹이라고 했는데 먹이지 않았다고 혼냈다.
그건 내가 잘못한 일이다.
매일 계란만 먹어줘도 빈혈수치는 올라갈 것인가..
소고기 닭고기 섞인 이유식을.. 매일 새로 해서 먹여봐야겠다.
재료들도 신선한 걸 쓰고.. 훔..
내밥먹을 시간도 없지마는.. 어쩌겠누.
방금 잠깐 컴퓨터가 꺼졌는데.. 그동안 구글러 이야기를 잠깐 읽었다.
구글 회사에 입사한 새내기의 이야기 인데
인상적인 것은 구글에서는 작은 프로젝트라도 미니CEO 처럼 권한을 주고 이끌어가게 훈련한다는 것이다.
이글을 보니 내가 지금 여기서 이것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앞으로의 일들도 더 어려워 질 수 있겠다 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넓게 유도리있게 생각하자.
철분약은 잘 먹고 있고 14일 후에 검진 받을 때 결과만 생각하자.
과정은 내가 노력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안되어 봤자 철분약을 연장해서 더 먹는 것.. 밖에 없을 거다.
그리고 눈에 염증 없어진 것 만 봐도 철분이 조금은 올라갔을 거란 생각이 든다.
면역력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손도 더 자주 씻기고 여러모로 신경써주자.
먹이는 것도 재미있게 즐기게 해주자.
비니루 하나 사서 지가 먹을 수 있도록 해보자.
아니다. 아직 이건 아니다.
컵부터 쓰는 걸 연습시키자. 수건하나 놓고 시키면 되니까.. 훔..
그리고.. 핑거푸드를 해주자. 지가 먹을 수 있도록.. 강요하지 말자 먹는것 가지고..
나한테 얼마나 시달림을 당했으면 안먹는다고 할까.. 슬프다.
네이버 검색해보니 10개월때 엄마들 애기들이 이러면 속 문드러진다고..
게다가 우리애기는 빈혈까지 있어서 더그러니까.. 하아..
여기저기 검색해보고 이런 엄마들이 많다고 하니까.. 조금 속이 후련하다.
위안도 되고.. 나만 이런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방법을 찾아서 해봐야지 열받기만 해서는 해결되는 게 없구나.
당장 중고장터에 핑거푸드 만들 오븐기 구해보고
좀.. 여러사람들과 교류도 해보게 문화센터도 월욜에 들을 수 있는 걸로 등록해놔야겠다.
내일할일은 이유식 새로 해서 먹여보기.. 안먹으려고 하면 강요하지 말기.
계란이랑 우유랑 섞어서 줘보기 밥알도 줘보기.
토마토 먹여보기.
그리고 뭣보다. 기대하지 않기. 방금 아기가 울어서 잠깐 달래려고 누웠는데
그런생각이 들었다. 기대하지 말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저 그 과정을 즐기자.
마음탐구글을 쓰는데 잠깐씩 다른 일을 해도 좋은 것 같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에 있어서 방금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구글 관련글을 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또 애기 달래고 와서 쓰니 또 시각이 새롭다.
오늘은 화도 많이 냈다. 내 우울증은 거의 극복 된 것 같다.
그런데 내 성격은 그대로다.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서툴고 아주 변화 무쌍하다.
달라진 건 그걸 변화시키려고 하는 내 태도다.
예를 들면 오늘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오시기로 했는데
이유식을 안먹어서 개짱나서 신랑이랑 아기를 두고 오천원만 들고 집을 나와서 집앞슈퍼로 갔다.
신랑한테 어디간단 얘기도 안하고.
슈퍼아줌마랑 얘기를 하고 있는데 신랑이 헐레벌떡 찾아와서는 시부모님 왔다고 했다.
난 어머 그랬냐고. 하면서 따라들어갔다. 좀 뻔뻔하게.
그러자 신랑이 오천원 들고 나갈때 가출한줄 알았다고.. 돈들고 나가서 슈퍼로 찾으로 가본거라고. 했다.
이런 점들이 내 달라진 행동이다.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탈출구 찾기.
그리고 여기와서 새로운 시각으로 내행동을 바라보거나.. 해결점을 찾아보기.
어느스님이 성철스님에게 "스님 만배를 해도 처음 오천배했을 때의 그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요?"
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성철스님이 "지나간 물에 손씻으려고 하니 되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십년전에 나도 우울증으로 절을 했었다. 어느 순간 홀연히 명료해진 단 한순간. 그 순간을 바라며 십년을
치료도 하고 복지사로써 수행도 하며 살아왔다. 사회에서 시선공포를 겪은 삼년은 말로 하지 못할만큼 아팠다.
이제는 지나간 물 찾지 않으련다. 솔직히 지나간 물 찾고 싶은 순간이 또 올수도 있지. 나도 인간이니까. 그래도 그때뿐이리라.
아팠던 수많은 시간들. 그때뿐이었다.
여기서 글을 마치면 뭔가 허하다. 요즘엔 글을 마치기 전에 항상 내 맘에 물어본다. 괜찮냐고.
놓아줘서 고맙다고 한다. 나도 고마워 내마음.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