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엊그제 뉴스 타이틀에 눈길이 머물었습니다.
<희소병 이봉주 선수 1.2km를 달리다>
작년 1월까지만해도 예능프로그램에서 축구공을 힘차게 차던 마라톤 영웅이
희귀한 병에 걸려 바로 서지도 못하며 걷지를 못한다는 보도를 안타깝게 보았거든요.
그 병은 쉽게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이라는 분도 계시고,
희귀병이니 잘 지키라는 분도 계시고...
여기서 짚고 싶은 게 바로 '희귀병'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자에게 '희귀병'이라고 하면 그건 환자를 우롱하는 겁니다.
'희귀'는 드물 희(稀) 자에 귀할 귀(貴) 자를 써서 "드물어서 매우 진귀하다"는 뜻입니다.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표 같은 게 희귀한 것이죠.
그럴 때 쓰는 낱말인 '희귀'를 써서 '희귀병'이라고 하면,
"세상에 별로 없는 귀한 병"이라는 낱말이 돼버립니다.
아무리 귀하기로서니 병까지 귀하겠어요?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의사가 연구목적으로 세상에 별로 없는 어떤 병을 찾는다면
그건 희귀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치료약도 없고 치료방법도 모르는 병에 걸린 사람에게
희귀병에 걸렸다고 하면 그게 아픈 사람을 우롱하고 조롱하고 비꼬는 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굳이 그런 낱말을 만들고 싶으면 '희소병'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겁니다.
'희소'는 드물 희(稀) 자에 적을 소(少) 자를 써서
"매우 드물고 적음"이라는 뜻이므로 '희소병'은 말이 되죠.
그런데 한 신문에서 뉴스 제목을 '희소병'이라고 뽑은 겁니다.
이봉주 선수의 쾌유를 비는 사람들이 단축마라톤 행사를 열었고
이봉주 선수도 응원하는 이들과 400m트랙을 세 바퀴나 달렸다고 합니다.
희소병일지라도 본인의 각오와 발달한 의료기술이 힘 얻으면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쾌거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첫댓글 희귀병이 아니고 휘소병! 바르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