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명수목원 탐방
오월 중순 화요일이다. 우리나라 지표 난기와 더 위 상층부에서 한기의 충돌로 대기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해 약간의 강수가 예보되었다. 자연학교는 날씨의 영향을 받는지라 우산을 챙겨 길을 나섰다. 생활권에서 다소 거리를 둔 부산 북구 화명수목원 탐방을 나설 셈이다. 이른 아침 외동반림로를 따라 창원천 수변 산책로 운동 기구에 가볍게 몸을 단련하고 창원대 삼거리로 갔다.
창원대학을 기점으로 김해 불암동으로 오가는 98번 첫차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 장유로 향했다. 이른 아침 대학생과 직장인들 틈에 김해 시내로 들어 문화원에서 내렸다. 경전철 수로왕릉역에서 사상 방향으로 나가는 대저역에서 내려 부산 지하철 3호선을 갈아타 김해평야를 지났다. 행정구역이 부산광역시 강서구였는데 기름진 농지는 주택이니 공장으로 거의 잠식된 상황이다.
낙동강을 건너간 덕천역에 내려 지상 출구로 나가자 이번 지방 선거와 궐석이 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얼굴이 빌딩 벽면을 가렸다. 올봄에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됨에 즈음해 산행을 다녀온 적 있다. 그날 봐두었던 화명수목원을 찾아가려고 금정산 금성마을로 가는 북구 1번 버스를 탔다. 마을버스는 산성 성내 주민들이 구포 시장으로 오르내리는 교통편이었다.
화명 아파트단지에서 비탈진 언덕을 따라 금정산 성내로 올라갔다. 화명수목원 정류소에 한 사내가 고추 모종을 들고 내렸으나 나는 성내까지 올라갔다. 금성동에서 유명한 금정산 막걸리를 두 병 샀다. 금성동에서부터 데크를 따라 내려가니 금정산성 서문이 나왔는데 복원된 성곽에 올라가 봤다. 금정산 성내에서 발원한 대천천이 북구 화명으로 내려가면서 대천리를 이루었다.
화명수목원에서 가까운 동네가 대천리였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명이 대천리초등학교와 대천리중학교였다. ‘대천’만으로 교명이 되겠으나 굳이 ‘대천리’를 붙임에는 다른 곳에 동일 교명이 먼저 있어 그런 듯했다. 자동차가 진입하는 수목원 정문 출입구가 아니 금정산성 서문에서 가까운 쪽문으로도 들 수 있어 그곳으로 가 아치교를 건너 쉼터에서 곡차 비우며 간식을 먹었다.
이른 아침부터 수목원에 소속된 직원들이 경내 환경을 돌보기도 했다. 쉼터에서 침엽수 구역에서 개울을 따라 숲속 전망대로로 올라갔다. 대천리 바깥 낙동강에는 화명대교 교각이 드러나고 김해 대동 들판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전망대를 내려와 활엽수 구역과 화목원을 둘러봤다. 강수가 예보된 날씨여서인지 입장객이 적음이 오히려 내게는 사색과 산책에 더 좋은 숲이었다.
숲속 군데군데 간이 도서관도 꾸며놓고 초본류를 가꾼 동산도 있었다. 허브 식물도 보였고 약초나 산나물로도 삼는 식물도 가꾸었다. 이들을 한군데 모아 심어 가꾸니 그늘이 서식지인 개미취는 햇볕에 노출되어 고생했다. 중앙광장에 온실 전시관이 있었으나 거기는 아열대 식물들일 듯해 둘러보지 않았다. 경내에서 보모의 손을 잡은 유아들과 한 그룹 부녀 탐방객이 스쳐 지났다.
야생화 관찰과 수서생태원을 둘러 나오니 숲속 작은 동물 학습장에는 토끼와 닭도 길렀다. 수목원 탐방을 사계절 가운데 녹음이 우거진 여름도 괜찮은 편이다. 진주 반성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수목원도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환영받는 데다. 멀리 경북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도 두 차례 들린 적 있다. 더 먼 곳이기는 하나 다음에 경기 포천 국립 광릉수목원을 한 번 찾아갈 셈이다.
아침에 타고 왔던 북구 1번 마을버스로 시내로 들어 구포시장에 닿았다. 부산에서 3대 시장에 꼽힌다는 구포시장은 3일과 8일은 오일장도 서는데 무싯날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아주 넓은 장터를 둘러보고 조기와 고등어를 사 준비한 손가방에 들었다. 덕천 교차로에서 김해로 가는 버스를 타 낙동강을 건넜다. 분성 사거리에서 창원 가는 98을 탔더니 장유를 거쳐 터널을 지났다. 2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