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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도로가 교차하여 생긴 마을 삼척 교가리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교가리(交柯里)는 강원도 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된 2000년 된 느티나무가 도로를 교차하고 있어서 교가리라 하였다. 그와 함께 1920년 이 마을에 살고 있던 박기성은 남편을 살리려고 손가락을 잘랐던 도끼에서 두 그루의 대나무가 났다고 한다. 나무가 교차하여 생긴 마을에 또 다른 나무가 나서 교차하였으니, 교가리라는 마을이 범상치가 않다.
삼척시 근덕면 교가리는 근덕면사무소와 보건소 등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강원도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된 20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마을이름 교가리(交柯里)는 한자로 사귈 교(交_자와 나뭇가지 가(柯)자를 쓰는데, 이 느티나무가 도로를 교차하고 있다고 하여 교가리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이 이 나무를 자르려다 그 자리에서 바로 피 토하고 죽었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나무에 제사를 지냈다. 고려 공민왕 때와 조선조 고종 때 두 차례 불이 났는데도 죽지 않고 여태까지 건재하다고 한다. 도로와 나무가 교차하는 이곳 교가리에 손가락과 도끼가 교차하여 대나무가 난 이야기가 전한다.
피묻은 도끼에서 대나무가 난 혈죽열녀
혈죽열녀는 여인이 남편을 살리려고 손가락을 도끼로 잘라 피를 입에 넣었는데, 그 도끼에서 대나무가 자랐다고 하여 피 혈(血)자 대 죽(竹)자를 써서 혈죽열녀, 곧 피묻은 도끼에 대나무가 자라게 한 열녀라는 뜻이다. 당시 이 내용은 <매일신보>에 기사로 실렸다.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교가리에 사는 김기선의 아내 박기성은 당시 31살이었다. 부인은 김 씨 집으로 출가하여 온 이래로 십 년을 하루와 같이 시부모에게 효도하며 지극히 살림에 부지런하였다. 조금도 변하는 기운이 없이 한결같이 정성을 다하였다. 그래서 그 일대에서는 현숙한 여인이라고 칭송이 자자하였다. 1920년 음력 정월 사흗날부터 그 남편이 갑자기 유행성 감기가 들었다. 그런데 병세가 점점 위독하여 박 씨 부인은 밤낮으로 남편 곁을 떠나지 않고 간호를 하였다. 그리고 밤중이면 하늘에 기원하며 남편의 쾌차를 바라면서 부르짖었다. 그러나 정성과 약효는 효험을 보지 못하고 그달 초파일에 그만 세상을 떠났다. 박 씨는 하늘이 무너진 듯 기가 막혀 애통을 하면서 도끼를 집어 가지고 왼손의 무명지를 찍어서 댓줄기 뿜듯 하는 뜨거운 피를 남편의 입에 흘러 넣었다. 그랬더니 하늘이 그 여인의 정성에 감흥함인 지 죽었던 남편은 얼마 안 되어 다시 살아나 눈을 떴다. 아내의 지극한 정성과 진정한 사랑에 죽었다가 회생한 남편은, 그 아내의 열렬한 마음에 감사라도 하듯 말은 못 하고 다만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아내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약 20분 만에 다시 저세상으로 떠났다. 죽었던 남편이 살아난 것에 기쁜 눈물을 흘리던 박 씨는 또다시 기막힌 최후를 맞았다. 그래서 박 씨는 다시 오른쪽의 무명지마저 자르려고 하였다. 이에 집안사람들이 억지로 말리면서 도끼를 뺏어 소를 먹이는 외양간에 감추어 두었다.
교가리 느티나무
그 뒤 박 씨는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그 남편을 따라 자결하려 하였으나, 워낙 집안사람들의 감시가 심하여 한시라도 박 씨 옆을 떠나지 않으므로 남편을 따라 죽을 수가 없었다. 박 씨는 남편을 잃은 설움에 가슴이 쓰려 견딜 수가 없었다. 남편을 정갈한 산에 안장한 후 항상 남편을 생각하였다. 장사를 지내고 이튿날 박 씨는 남편의 지청을 만들려고 도끼를 찾아서 본 즉 참으로 기이하기도 하였다. 박 씨의 피가 묻은 시퍼런 도끼날에 죽순 두 개가 솟아 나왔다. 하도 이상하여서 박 씨는 시부모에게 그런 사실을 말씀드렸다. 박 씨의 시부모는 도끼에서 죽순이 솟아난 사실을 면장에게 알렸고, 면장은 군청에 이런 사실을 또 알렸다. 그래서 군청 직원들은 박 씨 집에 와서 도끼에 죽순이 솟아난 사실을 조사하고 사진까지 찍어서 가져가서 세상에 알렸다. 죽순의 크기는 1개는 굵기가 2푼(푼은 1자의 100/1이니까, 3.3mm)이요 길이가 6푼이며, 또 하나는 굵기가 1푼이요 길이가 3푼이었다. 이처럼 기이한 일은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 하였다.
참고자료
단행본
김태수. 삼척의 역사문화 이야기. 삼척:삼척시립박물관, 2008.
단행본
정연휘. 혈죽열녀, 실직문화2. 삼척문화원, 1991.
지방문화원
삼척문화원 GO
집필자
이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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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척설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실화같기도 ..알송달송 하지만
감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