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장소영(48·사법연수원 33기) 부산지검 검사 - 2017.3.11.조선外

[홍순창20]

"통일 준비, 法으로 하고 싶어 박사 됐죠"

• 권선미 기자
• 입력 : 2017.03.11 03:02   

[북한법 박사학위 받은 장소영 검사]

제일기획 광고기획자로 7년 근무, 개성공단 사건 맡다 북한법 관심
"北에선 최고지도자가 법률 능가… 전문성 살려 통일에 힘 보태고파"

"북한은 최고지도자와 당의 권위가 법률을 능가하기 때문에 법치국가라고 할 수 없어요."

부산지검 장소영(48·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지난달 24일 북한법 박사 학위(서울대)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북한의 경제개발구법에 관한 연구'다.

"북한이 만든 '경제특구 관련 법'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자본주의 국가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담은 법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엔 너무 소극적이었죠." 더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박사 논문에 담았다. 이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건 검찰에서 그가 유일하다. "오래 해온 일을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이 가장 커요.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죠."

북한 전문가로 통하는 장 검사는 지난 2년간 통일부 장관법률자문관으로 통일법제·정책을 다루다 검찰청으로 복귀했다. 법무부 통일법무과에서 근무할 땐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북한법 1000여종을 공개했다. 그 공로로 2015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북한법 전공을 마음먹은 건 20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공안검사로 있을 때였다.

북한법 박사 학위를 받은 부산지검 장소영 검사는 “전문성을 살려 통일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장소영 검사

"배당받은 사건 장소가 '북한'이라서 깜짝 놀랐어요. 남한 주민이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문화재를 밀반출하려다 북한 당국에 발각돼 조사 자료와 함께 신병이 남한으로 인계된 사건이었습니다. 북한법의 존재를 알게 된 다음부터 그 법체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사법처리 절차는 어떤지 등 궁금증을 풀다 보니 박사가 됐습니다."

북한법도 헌법을 최상위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장 검사는 "민법·형법·형사소송법·교육법·공증법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이 제정돼 있지만 법률 조항이 많지 않다"며 "법은 일반적으로 공법(公法)과 사법(私法)으로 나뉘는데 북한법에는 그 체계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후 제일기획에서 7년 일했다.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는 유명한 광고도 기획했다. "광고회사 직원은 '수명'이 짧아요. 젊은 나이에 실업자 되겠구나 싶었죠."

회사원인 남편은 그가 직장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할 때 누구보다 힘이 돼 줬다. 출산과 낙방이 겹쳤지만 4년 만에 최종 합격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요구받던 광고업계와 달리 검사는 경험이 중요했다. 밤을 꼬박 새우며 경험을 쌓아갔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이 보람있고 이 길이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장 검사는 전문성을 살려 통일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법을 다루며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남북 경제 교류 협력의 기반이 되는 법제 정비, 경제협력 지원을 위한 기구 구성과 활동, 남북 통합 법제 수립 등 정부 차원에서 통일을 위한 법제와 조직을 마련해야 해요.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윤후정 통일포럼] 북한 경제개발구법에 대한 분석

게시일: 2017. 11. 21.

[통일과 새로운 목소리, 제4회 윤후정 통일포럼]
윤후정 통일포럼은 다가올 통일시대를 주도할 젊은 신진학자들을 초청하여 한반도 통일과 영구적 평화의 해결법에 대한 젊은 목소리를 듣는 논의의 장입니다.

일시 : 2017년 10월 31일(화)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
주제 : 북한 경제개발구법에 대한 분석
강사 : 장소영 검사 (부산지방검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