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종편을 물고 늘어졌다. 민주당의 삐뚤어진 시각으로 볼 땐 종편 4사중 적어도 두 개의 방송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일 것이다. 민주당은 당초 TV 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는 보도책임자를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고 MBN은 기획이사를 불렀으며 JTBC는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TV 조선 보도 책임자는 국회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민주당 유승희 간사는 동행명령장 발부를 주장했다. 강제로 끌고 오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TV 조선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간 방송 관계자, 그것도 보도책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내 보도의 공정성을 따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유를 들어 출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유승민 간사는 ‘국회증언감정법은 국회가 증인으로 채택하면 누구든 응해야 한다’ 고 맞섰으나 새누리당은 언론의 공정성과 정치적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20여일도 안 되는 국정감사 기관에 628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4000여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불러 국정감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부터가 일종의 판토마임과 같은 헛짓거리였지만 공영방송인 KBS도 아니고 순수 민간 기업에 해당하는 일부 종편을 불러내 망신을 주고 외압을 가하기 위해 부르겠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정치적인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했던 일이었다. 하긴야 민주당에서 보면 TV조선과 채널A가 연일 보수 논조를 펴고 있으니 얄밉기도 하겠지만 노무현 정권 시절 때 보여준 KBS와 MBC의 논조에 비하면 훨씬 더 공정하다는 세간의 중평(衆評)도 있다.
특히 지난 노무현 정권시절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는 좌파노조가 득세하여 경영권 침해는 물론이요, 논지(論旨)와 논조(論調)까지 좌지우지하며 좌파적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근대사와 현대사는 모조리 부정했고 심지어는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주엘라의 독재자 차베스의 다큐멘터리까지 방영한 것이 그 당시 공영방송이 보여준 작태였다. 또한 북한 주민의 인권과 북한 독재자에 관한 뉴스는 선별되어 방송되었으며 전 국민을 상대로 벌인 보수우파 때리기에 희열을 느낀 당사자들이 바로 노무현 정권 시절의 언론과 방송이 아니었든가, 그 당시 정권이 꺼내든 전매특허가 바로 언론의 중립성과 독립성이었다.
그러다 이명박에게 정권을 잃었고, 이번에도 다시 정권을 잃자 언론과 굿판을 마음껏 즐겼던 그 시절이 그 토록이나 그립고 아쉬웠는지, 아니면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종편의 보도방송이 그토록 눈에 거슬리는 가시 같은 존재였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들 종편사가 종북좌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시청자들에게 알리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 정권 심장부의 실상까지 유독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는 두 종편사를 국감이라는 무대 위로 불러내어 깔아뭉개고 싶은 의도였겠지만 TV 조선 보도 본부장이 불참하고 뒤늦게 정신을 번쩍 차린 새누리당이 동행명명장 발부를 거부함으로써 민주당의 두 개의 종편 때리기는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TV조선과 채널 A 두 종편에서 방송하는 어떤 프로들이 마음에 안 드는지 솔직히 밝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두 종편사의 보도본부장을 출석시키고자 한다는 당위성이라도 먼저 밝혔어야 했다. 그랬다면 욕이라도 덜 얻어 먹었을 것이다. 타 종편에 비해 보도방송 편성이 적고 좌파들이 들락거리는 JTBC는 예외를 인정하고 민주당에 제법 우호적인 MBN에게는 은근슬쩍 편의를 봐주는 얄팍한 행동을 하기에 앞서 숱하게 허위보도와 편향보도를 일삼아온 공중파 방송사들을 불러내어 자, 잘못을 따지는 국감부터 먼저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좌파정권 시절 공중파가 보여준 광란적 보도행태에 비하면 조선TV와 채널A 는 차라리 신사에 가깝다고 지적하는 국민들도 부지기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