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일상 20-21, 약국에도 인사드려야 하는데
“드럼 선생님이랑 마라톤 총무님 드릴 추석 선물 사면 좋겠어요.”
“선물? 사야죠. 살 겁니다.”
“어떤 선물 드리면 좋아하실까요? 생각한 거 있어요?”
“아니요. 나는 모르겠는데요?”
추석 선물 준비하러 가는 길에 이보성 씨에게 물었다.
선물 고르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며칠 전부터 생각해 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기대와 달랐지만 괜찮다.
“동호회에는 명절 인사드리는 게 처음이고, 김창석 선생님께는 지난번에 빵 선물해 드렸어요.
이보성 씨가 선생님 피자빵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기억나죠? 비타민 드린 적도 있고요.”
“비타민이요, 비타민!”
이보성 씨 단골 약국을 찾았다.
아는 곳이라 앞장서 들어간다.
“쌤,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보성 씨.”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이보성 씨는 어떤 게 있나 둘러보느라 바쁘다.
마음이 급한가 보다.
대신 말했다.
“오늘은 선물 사러 왔습니다.
추석이라 이보성 씨가 드럼학원 선생님이랑 마라톤동호회 총무님께 인사드리려고 하거든요.
괜찮은 비타민 있을까요?”
“아! 보성 씨가 선물도 해요? 어떤 게 좋지?”
약사님과 약국 직원이 비타민C 상자를 찾아 들고 설명한다.
“이게 괜찮을 거 같은데요? 안에 작은 상자가 세 개 있어서 낱개로 선물해도 좋고요. 어떠세요?”
“보성 씨, 이거 어때요? 괜찮냐고 물어보시네요.”
“네? 이거? 사야죠.”
이보성 씨와 의논해서 두 상자를 하나씩 종이가방에 담아 달라고 부탁했다.
약사님이 포장하며 말한다.
“와! 보성 씨가 추석 선물도 하는구나. 받는 분은 좋으시겠어요.”
“명절이면 매번 찾아뵙고 인사드려요. 아! 약국에도 인사드려야 하는데….”
“아니에요, 저희는 괜찮아요.”
“그래도 매번 보성 씨 잘 맞아 주시고 해서 꼭 인사드리면 좋겠습니다.
비타민은 여기도 많고… 괜찮으시면 간식이라도….”
약사님이 사양하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따 이보성 씨가 꼭 들러서 인사드릴 거라고 했다.
약국에서 나와 근처 빵집에 들렀다.
“어떤 게 좋을까요? 여기 이런 빵도 있고, 선물 세트도 있네요. 이렇게 담긴 채로 드릴 수 있어요.”
“네? 뭐라고요? 이거.”
이보성 씨가 제일 위에 있는 상자를 가리킨다.
괜찮아 보이는데 조금 더 둘러봤으면 했다.
“괜찮네요. 근데 가격이 조금 비싼가 싶어요. 이거 하고 싶으면 합시다. 보성 씨가 골라요.”
“비싸다고요? 이거, 이거는요?”
아래에 있는 상자를 골라 들고 묻는다.
두 번째 고른 걸로 계산하고 다시 약국을 찾았다.
“여기!”
인사는 생략하고 선물부터 건넨다.
“보성 씨가 추석이라고 인사드린답니다. 직접 골랐어요.”
“아! 감사합니다. 보성 씨,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수고!”
중앙약국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20년 9월 25일 일지, 정진호
박현진(팀장): 해가 거듭될수록 인사할 곳과 감사할 곳이 느네요. 한 해, 덕분에 잘 살았다 인사하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전하니 보기 좋습니다. 이보성 씨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인사하고 감사할 분이 점점 늘기 바랍니다.
최희정(국장): 명절, 둘레 사람들의 선물은 단골 약국에서 구입하고, 단골 약국에 드린 선물은 자주 가는 빵집에서 구입했네요. 명절 앞두고 두루 다니며 인사드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때에 따라 마음을 주고받고 인사 나눌 줄 아는 멋진 청년! 요즘 보기 드문 정 많은 청년이네요.
월평: ‘보성 씨가 선물도 해요?’, ‘와! 보성 씨가 추석 선물도 하는구나. 받는 분은 좋으시겠어요.’, ‘아! 감사합니다. 보성 씨, 잘 먹을게요.’ 약사님의 말을 따라가 봤습니다. 약자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거들고 주선하느냐가 관건이네요. 감사 감사합니다. 약자도 살 만한 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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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때론 선물은 받을 때보다 드릴 때가 더 행복하지요^^
"보성 씨" 이름 불러주는 약국 약사님이 있어 좋습니다. 약사님, 훈남이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