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암 사망률 1위 '간암'...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이것'️
국내 암 사망 원인 2위, 40·50대 암 사망률 1위. '간암'의 수식어다.
매년 2월 2일은 간암의 날이다. 1년에 ‘2’번, 간 초음파 검사·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혈액검사) ‘2’가지 검사를 받자는 의미다. 지난 2017년 대한간암학회는 간암의 위험성과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간암의 날을 지정했다.
간의 역할·기능부터 간암 검진 종류, 발병 원인, 예방법에 이르기까지 두루 살펴보자.
◆인체 장기 중 가장 큰 ‘간’…기능과 역할은
간은 우리 몸 우상(右上) 복부에 위치한 장기다. 인체 장기 중 가장 크며, 무게는 1.0~1.5kg로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한다.
간의 기능을 살펴보자. 먼저, 간은 영양분을 저장·방출하고 해독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물성·동물성 물질과 생체기능 수행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대사산물 중에는 몸에 이로운 것이 있지만, 해로운 물질도 많다. 간은 이로운 물질의 생체 이용을 돕는 동시에, 해로운 물질을 화학적 대사 과정을 통해 소변·대변으로 안전하게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간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합성하고 분비시킨다. 간 기능이 나빠지면 기능상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응고 인자 생성이 부족하면 출혈이 잘 생겨 약한 잇몸에서 출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탄수화물 대사 이상으로 당 대사에 장애가 생길 경우 고혈당이나 저혈당이 나타난다.
간은 세균 침입을 막는 데 중추적 역할도 한다. 특히 간 내 세포 중에서 쿠퍼(Kupffer) 세포가 주로 이물질 또는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대식작용을 한다.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면역체계에 노출시켜 체내의 자연스러운 면역작용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간암’
간암은 간 세포가 여러 지속적 자극에 의해 고유 기능을 잃고 암세포로 변신, 끊임없이 자기 증식을 이루며 주변 또는 먼 곳으로 퍼져 나가는 종양이다.
간에 발생하는 암(악성 종양)은 모두 간암이다. 간암은 크게 간 고유세포의 악성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과 간 이외 장기에서 간으로 옮겨진 ‘전이성 간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간암은 간세포 이상으로 발생하는 간세포 암종과 담관세포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담관암종이 대표적이다. 매우 드물게 맥관육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원발성 간암의 약 90%가 간세포 암종이며,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암 성변의를 의미해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주로 간세포 암종을 말한다.
전이성 간암은 통상 혈액이나 림프선을 통해 간으로 전이돼 성장하는데, 대장암 전이가 가장 흔하다. 위암, 폐암, 유방암, 췌장암 등은 간으로의 전이가 잘 되는 암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히’ 병들어가는 간
간암 사망률은 높다. 실제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이해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0명으로, 전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했다. 특히 40·50대 간암 사망률은 각각 인구 10만명당 5.6명, 18.6명으로 사망원인 1위를 기록했다.
간(肝)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조직 대부분이 손상되기 전까지 현저한 증상을 띠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증상이 없거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거의 없거나 미미한 편이다. 일부 환자들은 무기력함, 피로감, 오른쪽 윗배 불쾌감, 울렁거림, 구토,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증상을 느낀다.
증상이 심화되면 통증을 호소할 수 있고 피부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세가 보일 수 있다. 우측 갈비뼈 아래로 간이 크게 만져지거나, 간암의 괴사로 인한 고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간암이 파열돼 복강 안으로 출혈이 생기면 심한 복통과 함께 쇼크에 빠지기도 한다.
말기가 되면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보다는 둔감한 양상의 둔통이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는 탓에 간암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조기 진단 및 근치적 치료를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 고위험군에서 정기적 검사를 통해 간암 진단을 받은 환자 반 이상은 초기인 1기 간암을 진단받은 반면, 정기 검진을 받지 않다가 증상이 발생해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 반 이상은 진행된 병기인 3기 간암이 발견됐다.
◆증상 없어도 6개월에 한 번 진단 검사 ‘필수’
이처럼 증상 없는 간암, 초기에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까운 병·의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간암 위혐요소 보유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만 40세 이상 중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 속할 경우엔 6개월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참고하면 좋다.
간암 발생 고위험군은 ▲간경변증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 양성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 질환자다. 검진 비용은 무료 또는 10% 본인부담금이 있을 수 있다. 검사를 받기 전 건보공단 홈페이지에서 검진 대상을 먼저 조회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간암 진단 검사 두 가지를 알아보자.
1.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는 혈액 검사다. 보통 팔의 혈관에서 채혈한다. 검사를 받기 전에는 식사는 해도 된다. 하지만 흡연은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몸에 악성 종양이 발생하면 혈청 알파태아단백 수치가 높게 나온다. 혈청 알파태아단백 수치가 20ng/mL 이하로 측정되면 정상 범위다. 하지만 수치가 높다면 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간질환인 경우 100~200mg/dL까지 올라가고, 간세포암이면 500~1000ng/mL 이상의 수치가 나올 수 있다.
2. 간 초음파 검사
간 초음파 검사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간에 투사해 조직 간 밀도 차에 의해 발생하는 반사체 크기와 위치 정보를 영상으로 재현한 검사다. 이 검사를 통해 간의 비정상적인 병변을 확인할 수 있고 도플러를 이용할 경우 간으로 가는 혈류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
검사 전 음식물 섭취 시 장 운동으로 인해 정확한 검사가 어려울 수 있어 검사 전 8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 식사를 할 경우 위장관이 팽창해 간을 가릴 수 있다. 또한 담배, 껌도 위장 내 기를 채울 수 있어 삼가 하는 것이 좋다. 간 전체를 검사하기 위해선 최대한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나오고, 내쉬면 배가 들어가는 복식호흡이 효과적이다.
◆간암, 발병 원인은
1. B형 간염·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국내 간암 발생의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 B형 간염·C형 간염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간암 환자의 약 70~80%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C형 간염도 간암 발병 주요 위험인자로, 국내 인구 약 1%가 감염자로 추정된다. C형 간염은 일단 간염되면 만성화로 진행되는 비율이 55~85% 정도로 매우 높아,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이며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 일어난 후 특히 간암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2. 간경변증
간경변증은 간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섬유성 변화가 생겨 딱딱하게 굳어지는 질환이다. 이 질병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 음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자가면역 간질환, 유전성 간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는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따라서 간에 만성적인 염증 및 섬유화를 초래하는 원인들은 모두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3. 음주
음주도 간암 발생의 주요인이다. 오랜 기간 동안 습관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남성은 1회 평균 40g(소주 5잔, 1잔 50ml 기준), 여성은 하루 평균 20g(소주 2.5잔) 이상 음주할 경우 간 손상 위험을 증가시킨다. 병적인 알코올 남용은 만성 감염이나 간경변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일단 간경변증이 발생하면 간암 발생 확률이 점차 높아진다. 또한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알코올을 많이 섭취할 경우 간암 발생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4.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알코올 섭취를 비롯한 다른 원인에 의한 간 질환이 없으면서 간 내 지방 침착을 보이는 질환이다. 최근 비만, 당뇨병 등이 증가하며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발생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이 중 비알코올 지방간염은 점진적으로 진행돼 간경변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환자는 식이요법,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중 감량과 당뇨병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경우 B형이나 C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간암 발생에 대한 감시가 더욱 중요하다.
5. 흡연 및 가족력
흡연은 간암 발생을 약 2배 증가시킬 수 있고,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는 경우 간암의 발생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암은 여성보다 남성 발생률이 2~4배 더 높고, 나이가 증가될수록 간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간암의 위험요인에 대한 검사를 미리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암 예방법은
간암을 예방하려면 소식하는 것이 좋다. 발병 원인이 되는 지방간염이 과식 등으로 인한 당뇨와 비만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식사 후에 과일을 먹을 거라면 당분 섭취가 지나치지 않도록 식사 중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으로 영양분과 열량의 균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더운 지역인 아프리카나 중국 남부에서는 땅콩, 옥수수, 견과류 등에 피는 곰팡이에서 나오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이라는 독이 간암을 많이 일으킨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음식에서는 위험 수준의 아플라톡신이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보관이 잘못되어 곰팡이가 핀 음식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메주에 피는 곰팡이에서는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이 전혀 나오지 않으므로 된장은 안전하다.
하루 3~4잔의 원두커피는 간암 발생 위험을 반 이하로 낮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커피를 많이 마시면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불면증, 불안장애, 방광질환, 칼슘 저하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믹스커피’는 간암을 줄인다는 보고가 없으며, 칼로리가 높아서 간암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암센터 관계자는 “과일은 비만에 기여해 오히려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붉은 살코기나 동물성 단백질의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는 않으나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때 대개 지방도 과다 섭취하게 돼 결과적으로 비만과 그에 따른 간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