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IN’ ‘포잉’ ‘굿닥’ 등 다양한 앱 등장
서울 신촌에서 ‘잎사귀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소기호 원장은 요즘 모바일 마케팅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모바일 의료정보 애플리케이션(앱) ‘굿닥’과 제휴를 맺은 지 2개월 째, 이 서비스를 통해 잎사귀 치과의 모바일 페이지를 조회한 숫자가 2000회에 달한다.
굿닥 앱에 사랑니 발치와 미백 전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치과의 전경 사진을 꼼꼼하게 올렸더니 모바일 서비스 상단에 노출이 되면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치과 정보를 보게 된 것이다.
소 원장은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 검색광고를 하려면 몇 백 만 원씩 비용이 드는데 비해 굿닥은 별도의 지출 없이 치과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사은품 제공을 공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환자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대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근처라 사랑니 발치와 미백 전문이라는 치과 특성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퓨전 한정식집 ‘산호’를 운영하고 있는 김도연 사장은 “모바일 앱이 ‘제 2의 직원’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한다.
맛집 정보 앱을 보고 찾아오느라 스마트폰을 쥔 채가게에 들어서는 손님들이 절반 이상은 된다. 어깨 너머로 관찰해 보면 이들은 메뉴를 고를 때도 앱이나 블로그에 다른 사람들이 남긴 이용 후기를 참고한다. 가게 홍보에서부터 메뉴 추천까지 모바일 앱이 해주니 ‘제 2의 직원’이라 느낄 법도 하다. 물론 광고비는 들지 않았다.
호응 분석, 단골 고객 집계 기능까지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 자영업자는 700여 만명. 연평균 60만개의 사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58만개가 퇴출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서울시의 미용실이 1㎢당 평균 35.9개의 점포가 밀집될 만큼 비슷비슷한 가게들이 폭증하는데다 창업자금 5000만 원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시름이 깊다.
벼랑 끝에 몰린 골목상권을 살리고 ‘윈-윈’ 하기 위한 모바일 서비스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활용해 지역의 점포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 속속 출시되며 모바일이 자영업자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표방해 KTH가 내놓은 ‘아임IN’은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서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자동으로 위치가 표시되면서 ‘발도장 찍기’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인근에 있는 사용자들과 주변의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인근 매장의 할인정보나 쿠폰을 이용할 수 있어 젊은 알뜰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식당이나 옷가게 등 점포를 방문해 ‘인증샷’을 찍거나 후기를 올리고 아임IN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만 제공되는 할인 혜택을 누리는 식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이후 35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지역 소상공인들의 마케팅 플랫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아임IN에 등록한 소상공인은 식당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을 넘나든다. 인천시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인 ‘착한정비소’는 아임IN 이웃이 되는 고객에게 정비 5% 할인쿠폰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내걸었다.
안산에서 수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수엔코리본’은 무료 교환 쿠폰과 적립금을 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 가게 점주는 “예상보다 이벤트 호응도가 높아 행사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KTH는 단기간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기세를 몰아 ‘아임IN 비즈’도 내놨다. 단순히 이벤트와 할인 정보를 통해 가게를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이벤트 참여자 수, 쿠폰 발행 수, 참여한 고객 리스트 등 마케팅 효과를 확인하고 발도장을 찍은 사람 수, 성별 및 연령대를 정리한 자료를 전달해 고객 관리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마케팅전략을 세우기에 여력이 달리는 자영업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800여개 매장이 가입해 사용하고 있다. 7월 11일 아블라컴퍼니가 내놓은 스마트폰 앱 ‘예약왕 포잉’은 고객이 식당에 전화를 걸지 않아도 모바일 앱으로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다.
장소, 예약일, 방문 인원만 선택하고 예약 완료 버튼만 누르면 끝. 이는 아블라컴퍼니가 만든 자동 예약 전화 시스템 덕분에 가능하다. 사용자가 모바일에서 예약을 하면 자동으로 가게에 전화를 걸어 예약 내용을 전달하고 예약이 확정되면 다시 사용자에게 앱으로 알려준다.
식당 검색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 위치 반경 1km 안의 식당을 검색하거나 요리 종류, 예산 등 조건을 지정해 식당을 검색할 수도 있다. 앱에서 특정 식당을 선택하면 어떤 가게인지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음식 사진, 메뉴 가격대, 식당을 이용한 사람이 블로그 등에 남긴 후기를 볼 수 있어 편리하다.
강남역 인근에서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테이블이 4개 밖에 없는 작은 레스토랑이다 보니 예약 손님이 드물어 자리가 텅 비거나, 꽉 차서 돌아가는 손님이 있거나 했는데 자동 전화 예약이 많아져 장사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한 한정식집 사장은“바쁠 때는 예약 전화 받을 시간조차 부족한데 자동 예약 전화는 손님이 직접 전화하는 것에 비해 간단 명료해 예약을 받기에도 편하다”고 말한다.
예약왕 포잉 서비스를 개발한 아블라컴퍼니 관계자는“매장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사진을 앱에 올리는 것 자체가 잠재 고객에게 정보를 노출하는 효과를 내고 이는 신규 고객 창출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의사 경력, 내부 시설 사진도 공유
골목 상권의 치열한 경쟁은 병원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개인병원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망을 가진 체인형 병원에 비해 마케팅에 큰 비용을 쏟기도 어렵다.
굿닥은 의사와 병원 정보를 모바일과 웹에서 검색하고 상세 정보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떤 과목을 진료하는지 뿐만 아니라 그 병원의 전문 진료 분야를 소개하고 의사의 경력 등 정보를 제공한다.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병원 이름과 정보를 환자들에게 노출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의사와 1대1 채팅을 통해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점. 일부 병원만 가능한 서비스이긴 하지만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굿닥에 치과 정보를 올린 소 원장은 “상업적인 광고가 아닌,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굿닥 관계자는 “의료서비스는 그 특수성 때문에 치료하는 의사와 방문하는 환자 간의 정보 불균형이 가장 심한 분야”라며 “병원에 관한 정보를 가급적 많이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환자와 의사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출시 3달 만에 15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굿닥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는 것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