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궁금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후세계일 것입니다. 누구나 한번은 죽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죽은 뒤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안다고 해야 종교적인 기록에 의해서나 아는 것이지 다녀와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가끔은 다녀왔다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문제는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몇 사람이 같이 경험했다면 서로 증인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를 못합니다. 그것은 혼자만의 경험이고 사실 여부를 밝힐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알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 누가 죽어보려 하겠습니까? 한 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아마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죽음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릅니다. 그곳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더구나 탐험해볼 수도 없는 곳입니다. 일단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말 그대로 영원한 이별입니다. 그래서 몇 살에 떠나든 죽음은 남은 사람들에게 아픔이고 슬픔입니다. 떠난 자도 가서 슬퍼할지 아파할지 그것도 모릅니다. 한 마디로 모르기 때문에 우리 대부분이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습니다. 더구나 기독교는 죽은 후의 심판을 이야기합니다. 서양 문화가 대부분 기독교 천 년 이상의 사상을 담고 있기에 그 영향은 대단합니다. 심판, 한 마디로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다른 종교에서도 비슷한 사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런저런 영향으로 우리가 사는 이 현세에서의 삶을 신중하게 고려합니다.
사후 세계의 문제는 바로 이곳에서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소위 심판을 염두에 두고 현세의 삶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이 세상에서 인륜을 생각하고 그것을 천륜과 연결하여 이곳이든 그곳이든 선악으로 판별합니다. 종교 속에 꼭 윤리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윤리적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도 선악구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을 많은 종교가 사후세계에까지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착하고 선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죽어서도 좋은 곳으로 간다는 말입니다.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 이곳에서의 삶으로 그곳에서 판결을 받으리라는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사는 것이지요.
시작은 이렇습니다.
‘저승 법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두가 상상입니다.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 그런 일이 있을까요? 더구나 그 재판 목록도 매우 독단적입니다. 세상에 소위 몹쓸 죄목이 이런 것들밖에 없겠습니까? 나름 취사선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근거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왜 하필 이렇게 7 가지를 선택했을까요? 2017년 거의 한 해 동안 내내 온 세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음란’의 문제는 왜 제외되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성폭력’이라는 주제가 ‘폭력’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 그냥 묻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표현하자니 매우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더구나 상품으로 만들어 대중 앞에 내놓아야 하는데 여러 가지 부가적인 문제들이 대두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하였을 수 있지요. 참으로 공감이 가는 것은 첫 재판에서 ‘돈’ 문제가 나옵니다. 의인이라면서 돈 때문에 일을 저질렀다니 말입니다. ‘돈’을 ‘신’으로 섬겼다고? 사실 돈은 선도 악도 아닙니다. 사용하는 자에게 전적으로 달려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악으로 표현될 수도 있고 반대로 선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벌고 사용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건들이 돈 때문에 발생합니다. 또 사람은 돈에다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악의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선을 표현하는 도구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려니 망자를 택해야 합니다. 왜 하필 소방관일까? 일반 회사원이나 아니면 시장의 상인이면 어땠을까? 왜 또 여자가 아니라 남자일까? 우연일까요? 하필 큰 화재로 소방관들이 다시 우리들 입에 오른 시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드러냈던 한 해이기도 하지요. 시기가 맞아떨어진 샘입니다. 젊은 소방관 ‘자홍’은 효자로 어머니를 끔찍이 생각하며 착하게 산 의인입니다. 지나가는 관문마다 그 진심이 드러납니다. 사실 선의도 결과가 선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동기는 있게 마련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그 숨겨진 이야기는 판관들까지 감동시켜줍니다. 사후에도 이런 과정이 과연 있을까 싶지요.
우리의 궁금한 것을 영화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냥 이야기지요. 마치 공상과학 영화를 보듯이 보는 것입니다. 알고 보는 것이지만 컴퓨터 그래픽 작품입니다. 와, 우리나라 수준도 대단하구나, 감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옥의 모습이 그다지 무시무시하고 두렵지는 않습니다. 두려움보다는 대단하다는 느낌이 먼저 생겨서 그런가 봅니다. 그러면서도 이 세상에서의 삶의 모습이 다 비디오 판독 되듯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는 괜스레 불안하기도 합니다. 현재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게 되니 말이지요. 거 참!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일단 신앙을 해보시고 스스로 판단해보세요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예 안 하는 것보다는 해보는 것이 낫습니다. 복된 새해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