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발코니 개조가 합법화됨에 따라,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활력소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발코니는 거실과 방을 넓게 쓸 수 있는 보조공간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거실 발코니는 서재나 미니정원으로, 주방은 홈바나 식사공간으로, 안방은 아담한 티룸이나 드레스룸으로 변신하거나, 자녀들의 놀이터나 공부방 등으로 쓰인다.
발코니 전체 면적은 보통 20평형대에서는 4~6평, 30평형대는 7~9평 정도로 좁은 면적이 아닌 어지간한 작은 방 2개 정도나 돼 계획만 잘 짜면, 많은 돈 들여 큰 평형으로 옮겨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처럼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한 발코니 확장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분양하는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 비용이 건설업체마다 천차만별,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발코니 확장 비용을 과다 책정, 결국 실질 분양가를 높이고 있다. m²당 2만원에서 심지어는 최고 100만원까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집안 발코니 중에서 개조용도가 가장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거실 발코니로 평균면적이 약 2~3평, 상대적으로 제일 넓기 때문이다.
‘물 관리’가 생명?
가장 인기를 끄는 아이템은 미니 정원이다. 그렇지만 개조할 경우 관건은 물 관리다. 마감재는 물에 강한 대리석이나 타일을 사용하고, 바닥 방수를 꼼꼼히 해야 아랫집으로 물이 새지 않는다. 거실과 정원 사이에 재료분리대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서재로 바꿀 때는 거실과 안방 사이의 벽을 책장으로 꾸미면, 발코니 서재의 효용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작은 책상을 책장 앞에 두고, 밝은 부분 조명을 쓰면, 한결 분위기가 살아난다. 주방에 홈바를 설치하는 가정도 늘어, 주방 발코니를 활용하면 제격이다.
주방 발코니에 거실처럼 홈바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은데, 벽을 컬러 유리로 마감하면, 낮과 밤의 분위기가 매우 달라 효과가 크다. 발코니에 싱크대와 조리기구를 넣어 보조 주방으로 쓸 때는 환기시설이 필수적이다.
수납공간으로만 구성해도 발코니 개조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세탁실로 만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양 벽면에 마주보도록 두고 가운데, 다림질 도구를 배치하면 효율적이다. 발코니 전망이 좋다면, 식탁을 넣을 수도 있다.
벽 색깔을 주방과 같은 색으로 하지 말고, 아늑한 느낌의 색으로 벽지나 페인트를 칠한다. 주방 발코니는 쓸모가 많지만, 항상 개조할 필요는 없다. 김장 세탁 등 물을 많이 쓰는 가사일을 넉넉히 하고 싶으면, 개조하지 말고 그대로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방 발코니는 드레스룸이나 차를 마시기 위한 티룸으로 바꿀 수도 있어, 드레스룸은 방이 발코니 쪽으로 빠지며, 남는 공간에 배치한다. 드레스룸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워크인 스타일로 하는 게 편리하다.
티룸은 흔히 티 테이블과 의자 두 개를 놓으면 되지만, 전통 다실형태로 만들어도 멋스럽다. 작은 방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활용법이 다르다. 가족 수가 적고 영화와 음악을 좋아한다면, AV룸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 놀이방으로 쓸 때는 우레탄이나 스티로폼 재질의 바닥재를 충분히 깔아준다. 수납장은 아이 키보다 낮게 짜야, 스스로 놀이기구를 정리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자녀에게는 드레스룸이나 독서실 느낌이 나는 공부방이 걸맞다.
민감한 날개벽은 조심스럽게 ‘터치’
발코니를 개조하다 보면, 날개벽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날개벽은 발코니와 거실 사이에 튀어나온 내력벽이다. 손을 대면 붕괴위험이 있어, 절대 훼손하면 안 된다. 날개벽을 이용, 책장을 짜면 유용하다. 모든 발코니를 다 개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조할 땐 반드시 2㎡ 이상의 대피공간은 남겨둬야 한다. 발코니를 고칠 땐 실내 공기와 외부 공기가 직접 만나게 되므로, 단열 문제를 확실히 해야 한다. 발코니 개조는 어떤 곳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큰데, 발코니를 모두 고친다고 가정하면, 30평형대는 보통 1000만원 정도 든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발코니를 확장할 때는 새시•난방•도배•천장•전용창•중문•몰딩 등이 필수 품목에 포함, 새시 설치비용이 전체 확장 비용의 30∼50%를 차지하지만, 확장 비용을 낮출 수도 있는 경우도 있는데, 확장 공사비를 제외한 발코니 확장 품목을 모두 분양가에 포함시키면 가능하다.
실질 분양가, 반드시 체크해야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는 대신 확장 비용과 각종 옵션 가격을 높게 받아, 실질 분양가를 높이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명목 분양가뿐만 아니라, 발코니 확장 및 각종 옵션 비용을 감안한 실질 분양가를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고생하며 어렵고 힘들게 모은 돈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서민들이 발코니 확장공사를 빌미로,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건설사들의 횡포에 의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발코니 확장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확장공사를 해야 하지만, 치솟는 집값으로 집 장만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요즘, 어렵게 집을 산 서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