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노심초사...과연
고구마는 얼마나 살아남을 것인가.
하지만
올해는 고라니에게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작년에는
애쓴 보람 그 자체라 수확도 많았고
그만큼 나눠 줄 일도 많고
벽난로에 구워 여럿이 함께 먹는 즐거움도 컸건만
올해는 아마도
고구마를 사들여 와야
겨울 내내 무설재를 방문하는 발길들과
입이 즐거울 모양이다.
그놈의 고라니라는 녀석들의 영악함에
완패를 당하고 보니
인간...별 것 아니다.
지난 봄
고라니들의 영역 침범에 무던히 애쓰다가
결국엔
울타리를 조성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녀석들이 얼마나 꾀가 많은지
윗녘을 막아 놓았더니
아래 고랑을 침범해 마구 헤집고 다니는 거다.
그래서 또 울타리를 만들고 나니
괜히
인간 인심만 사나워 보인다.
그러나 보라..
저 녀석들의 횡포와 못된 흔적을.
그리하여
날이면 날마다 보초를 섰건만 완패를 당한
무설재 쥔장과 신선의 꼴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어 포기를 하고 방치를 하니
고라니 라는 녀석들, 얼씨구나 횡재를 한 듯
온갖 밭고랑을 헤집고 다닌다.
완전 초토화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고구마도 있음이요
날 잡아 고구마를 캐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땀방울은 절로이니
에효라...너무 애쓴 보람 치곤
소출이 기가 막히다.
그러나
절대 못 얻을 결실 보다는 그래도 낫다 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무설재 식구들이다.
가족 모두의 힘을 소진 한 것에 비하면
너무 형편없는 생산성 이다.
...............웬수 같은 고라니들.
그래도 완전히 초토화 시키지 않고
지들 좋아하는 고구마만 삼켜 버린 것이 천만 다행이다.
김장용 채소들 까지 함락 시켰다면
아마도 날이면 날마다 고라니 사냥에 나서
기어이 그 녀석들을 잡아내
황천 길로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그 곁자락에
예쁜 꽈리가 위로의 눈길을 보낸다.
그참에 더 시들기 전에
무제 공간으로 들여 놓고
다친 마음 쓰다듬으며 눈길 사랑을 나누는 중이다.
게다가
날이 쌀쌀해질 즈음인지라
무설재 쥔장의 가장 큰 취약점...기관지와 성대가 부실함이니
그 사실을 기가 막히게 알아챈 우리의 秀慈님께서
근사하게 염색을 한
목도리를 선물로 보냈다.
정말
고맙고도 감격할 일이다.
한 여름만 빼고는 거의
폴라 티와 스카프나 목도리를 달고 사는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기가 막힌 횡재가 아닐 수 없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괘씸한 성의를 감사히 받는다.
...............................
고구마와 횡재...
그둘의 조합이 끝 날 즈음
퇴근 후의 발길들이 무설재를 찾았다.
안성 금광 저수지 곁의 사흥리 보건소 소장님과
그의 지인이다.
물론 전부터 안면이 있었지만
같은 주민으로서 눈인사였을 뿐
실제 상황 파악은 처음인지라
그들의 방문이 즐겁고
친밀하다.
그녀 이명숙님.
한 자리에서 25년동안 보건소 소장님을 역임한다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원래 인천 출생이나
결혼과 동시에 안성으로 둥지를 튼 이래도
한결같음으로 온 동네 주민들을 살피고 살핌이니
그녀의 보이지 않는 노력 봉사는 칭찬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녀
언제나 겸손과 겸양이 몸에 배인지라
그저 할 도리를 최선을 다해 한다 가 신조 일 뿐이란다.
그러게, 잘 살펴 보면
그림자 처럼 소리 소문 없이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충실을 가하는 보석 같은 인재들이
꽤 있음이니
그 중에서 최고의 미덕을 지닌 소장님이 아닐까 한다.
그녀 최수린님.
안성 금광 저수지 지나 세븐힐스 쪽으로 가다보면
삼흥리 라는 곳에서
자신 만의 세계에 빠져 조용히 지내고 있다.
오로지 인간 본연에 대한 공부에 공부만을 거듭한 나머지
아직 이뤄 낸 것은 없음이나
사실 세상사와 상관없이
자기만의 길을 간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한때 세속과 상관없이 스님이 되기 위해 애쓴 날도 있었음이나
7,8년의 세월을 투자하고도
먹물 세계에 합일을 이루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 이치와 인간의 길을 공부하고 있음이나
아직 정제되지 못한 그녀의 삶자락이
편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신관은 편하다니
앞으로의 날들을 지켜 볼 일만 남았다.
.............어쨋거나
하루의 바쁨은 이렇게 끝이 나고
다시 기약된 내일을 기대한다.
첫댓글 고라니 개체수가 넘 많아 졌음이야요~! 그래서 인지 요즘엔 예서 제서 로드킬 당하는 놈도 무척 많아요~! 암튼 속상허시겠슴다~! 위로의 말씀을 덧 붙이며...~!
많이 화납니다 ㅎㅎㅎ
고라니 어릴 때 데려다가 기르면 참 예쁜데........, 사람 냄세를 좋아해요 고라니가.
그냥 공존하면 왜 아니 예쁘겠습니까요. 남의 영역에 탐심을 가지니 그것이 문제인 거죠. 그렇다고 아기때 부터 키우긴 좀 그렇죠...한 두 마리도 아니니. 근데 고창에 있는 거여요? 성구씨 왔어요?
고창서 운전 배우러 다니는디 죽갔습니다. 오살하게도 힘드네요 운전이란 것이. 하이구 참 내. 내알 시험 본다는디, 암만 해봐도 팔십점을 넘서지를 못한, 장땡으로 떨어질 것 같으고.........성구는......뒈져버렸는가, 아니 오시네요. 여튼 고라니, 기르면 무쟈게 예쁘당게요. 길러서 고놈으로 고라니 유인해서 잡아봐요. 이이제이라든가 뭐라든가 그것처럼 ㅎㅎ....
옛말에 까치밥이라는 것이 있는디. 요새는 사람밥이라는 말이 있답니다. 뭔 말씀인지 아시죠? 우리집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는가 싶었는디요. 장마철에 우수수 떨어지고 몇 남았는데 말이에요. 아 글씨 고놈들이 뿔겋게 익어가니까는 까치들이 완전 전치를 벌여서는 글쎄, 없어요, 없어. 몇 개 겨우 남은 걸 장대로 따다가 내가 그랬겠지요? 오호, 그러니까 이것이 시방 까치가 사람 생각해서 남긴 거냐........
오호라...드디어 운전에 도전장 내미셨단 말씀? 잘 하셨습니다만 원래 처움엔 죄다 어리버리한 법입니다요 ㅎㅎㅎㅎ. 성구씨 연락은 아직 없군요....누가 누구 생각한다고라? ㅋㅋㅋ 무설잰 아직 감이 그득하니 감 따러 오소. 용근씨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