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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를 떠다니는 가벼움.. 일본 이와테 앗피고원 스키투어
* 이와테 앗피고원 스키투어 일정표
* 위치도
* 앗피고원 리조트 소개
* 앗피고원스키장 리프트 맵
* 앗피고원스키장 슬로프 맵
일본 스키투어로는 세번째..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이와테 앗피고원 스키투어를 나간다.
북해도 루스츠와 아키타 타자와꼬 스키투어를 경험해 본 터라 눈이 풍부한 일본스키장의 심설스킹이
기대도 되고, 특히 예전 캐나다에서 구입한 심설용 스키(캐슬레 MX88)가 잠자고 있어 그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사실 카약투어, 백패킹 등 국내여행만으로도 충분해서 해외로 나가는 것을 극히 자제해 왔는데,
알찬 특가할인 여행상품이 있어 집사람 온천도 할겸 겸사겸사로 참가하게 된다.
이번 패키지는 단 1회 출발하는 전세기편으로 일본 아오모리 공항으로 입국하게 된다.
보통 가는 날 오는 날 까먹고 실제 투어는 며칠 안되기 마련이지만 이 특별상품은 2박3일간을 빠뜻하게
움직여서 오가는 날 포함 3일간을 스키를 탈 수 있기에 마치 4박5일 정도의 일정과 맞먹으면서 그만큼
가격은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이벤트가 또 언제 생겨날지는 모르지만 고객의
입맛에 맞는 상품은 계속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많은 참가자로 만원의 성황을 이뤘다.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의 국립공원 하치만타이에 자리를 잡은 앗피고원은 주위를 표고 1,300m~1,500m의
높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고원지대로, 드넓은 초원과 아름다운 숲이 웅대한 표정으로 솟아있는 곳이다.
이곳의 기후는 눈도 많이 와서 5월까지도 스키를 탈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한 여름에도 서늘해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또한 심한 안개와 거친 바람 등 날씨의 변화가 심해 스키를 못탈 수도 있는 것이기에 행운이
뒤따라주어야 제대로 앗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앗피리조트 전경.
점심을 먹고 오후 2시쯤 바로 스키를 탈 수 있었다.
집사람은 리조트내에 있는 '파티오'라는 온천장으로..
중앙에 있는 8번 곤도라를 타고 바로 정상으로 올랐다.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고 흐림.
슬로프맵은 다니다보면 알게되기에 대충만 머리 속에 그려넣고 리프트맵은 꼼꼼히 숙지해야
짧은 기간동안 전코스를 다닐 수 있다.
우선 정상에서 제일 긴 코스인 야마바토 코스을 내려오며 몸풀기.
초심자도 가능한 5.5km의 길이를 자랑한다.
용평 레인보우 파라다이스 코스를 연상케하는데, 폭은 좀더 넓고 설질은 물론 최상이다.
건너편 니시모리산의 이지파우더 코스인 이누와시, 야마가라 코스가 보인다.
저곳에서 파우더 스킹을 기대하고 있다.
하단으로 내려가면서 중급자, 초급자 코스와 연결이 되는데, 주로 상급자 코스 위주로 설명을
할 예정이다.
J라인 세키레이 코스 상단부.
J라인 세키레이 코스 중단부.
오후 3시30분까지만 운행되는 왼쪽지역으로 가는 슬로프는 이미 모두 차단이 되어있어 주로 중앙부분에서만
탈 수 있었다.
일찍 어두워지는 관계로 오후 4시가 되니 벌써 야간 분위기..
중앙에 있는 1,2,3번 리프트만 야간에 운행하고 있다.
야간에 최상단부까지는 운행되지 않는다.
숙소에 있는 일식집에서 저녁식사.
식사후 온천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숙소 아래에 있는 온천 '파티오'.
오늘은 2박3일의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날이다.
그러나 날씨는 어제보다 더 흐리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오후 3시30분이면 크로즈하는 왼쪽지역으로 처음부터 이동해야 한다.
어제 중앙부의 느낌만으로는 국내 스키장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상단부에는 밤새 내린 눈으로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
S라인 세컨드 제1코스 상단부.
Q라인 제2자일러 B코스.
기가막히는 설질이다. 마음껏 활강의 자유를 만끽한다.
중앙 에어리어와는 다르게 이곳은 비로소 광막한 자연의 실체를 느낄 수 있었다.
하단으로 내려가면서 초심자코스와 연결되며 주위 풍광이 매우 빼어났다.
계속되는 눈으로 상고대는 더욱 짙어만가고..
눈이 와서 시야는 조금 가릴지라도 주위 풍광이 좋아져 이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심설용스키가 제대로 빛을 보는 순간이다.^^
U라인 세컨드 제3코스.
압설을 하지 않아 심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조금 짧은 것이 흠이다.
일반적인 스키기술로 이런 곳을 헤쳐가기는 어렵다.
이런 곳에서 심설기술을 익혀야 높은 산정에서 헬리스키를 탈 수 있다.
L라인 자일러 롱코스.
막힘없이 통쾌하게 가를 수 있는 곳이다.
산과 함께 춤을 추며 마음껏 스피드를 내본다.
거칠 것 없는 육신의 가벼움..
스키는 나라는 존재를 한없이 가볍게 만들어 그 자체로 자유로움이 되게 한다.
바로 여기에 스키를 타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
이곳에 자연설은 몸을 마음껏 맡겨도 전혀 무섭거나 하지를 않아 대범하게 스키조작을 할 수
있게 만든다. 국내에서 단단한 인공빙질로 움출러들게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맛에
해외스키여행도 다니는 것이고 실력은 그만큼 많이 늘게 돼있다.
P라인 제2 자일러코스A.
압설을 하지 않은 최고의 상급코스.
길면서도 경사도가 앗피에서 최고수준으로 상단부는 거의 자연 모굴로 이루어졌다.
상단부는 명실공히 블랙다이아몬드 one 정도의 등급을 줄 수 있겠다.
이곳에서의 스킹은 거의 환상이었다.
짧은 숏턴으로 치고나가는 맛이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쾌감을 준다.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자연설을 경험한 것이 바로 실력과 연결이 되어 지금 이 상황을 즐길 수
있는 것이리라.. 물론 그곳에 무지막지한 광활함에 비한다면 소규모이긴 하지만..
거의 왼쪽 지역을 다 마쳐갈 즈음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곤도라가 정지되고 정상으로 가는
리프트들도 스톱을 한다. 바람이 불며 눈보라가 일기 시작하니 그야말로 엄청나다.
역시 고원에 바람은 무섭다.
그런 일을 자주 겪었는지 곤도라가 멈추면서 은밀하게 숲 속에 감추어진 리프트들이 가동하기
시작한다. 12,16,17번 리프트들인데 이것을 이용해서 중앙에서 왼쪽으로 건너갈 수 있었고 왼쪽
9번 곤도라는 정지한 반면 10번 리프트를 타고 정상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나도 처음에는 이런 리프트들을 몰랐는데 우연히 발견해서 탈 수 있었다. 이래서 리프트 정보를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리프트별로 다른 운행시각도 알아야한다. 우리나라처럼 단일 스키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스키장과 스키장이 연결되어 운영하다보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머지 왼쪽 에어리어 구간을 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굳굳히 탔다.
안개가 짙어져 시야도 흐릿하고..
거의 감각으로 스키를 타는데 그것도 스릴과 긴장이 넘쳐 즐길만한 것이었다.
저녁이 되어 다시 중앙에서 계속 스키를 탔다.
오후 5시가 되니 눈은 그쳤는데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스키타러 리프트에 앉아있는 게 고통이었다.
거의 모두들 들어갔는지 슬로프엔 나 포함 몇명 밖에는 얼씬거리질 않는다.
그러나 본전 생각도 나고..ㅎ
우리가 누군가 끈기 있는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ㅋ
최후의 1인이 되어보자!!
나중엔 몸도 떨려오고 발과 손도 시렵고해서 1시간 일찍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루종일 탔는데 괜한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으리라..
내일은 바람이 불지 않기를 소망하며..
밤새도록 세찬 바람이 불어서 결국 앗피는 실패할 것인가 생각했는데..
아침이 되니 눈발은 내리는데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이곳엔 눈이 한번 오면 지겹도록 온다.
현재도 2m 씩이나 쌓여있고 눈치우기에 바쁘다.
여하튼 첫 곤도라를 타고 마에모리산 정상에 섰다.
하늘은 점점 맑아지면서 밝은 햇살이 내려비추고..
어제 찬공기 유입으로 추워져 단단히 싸메고 나왔다.
C라인 오타카코스 최상단부.
밤새 내린 눈으로 심설이 쌓여있다.
이곳은 조금 후에 다시 오기로 하고..
어제는 왼쪽 에어리어를 모두 돌았으니 오늘은 오른쪽 에어리어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니시모리산을 향하여..
파우더가 기다리는 곳이다.
니시모리산의 설경.
밤새내린 눈으로 주위는 온통 눈세상이다.
거기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도 잠잠하고..
드디어 앗피에서의 최고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3일간의 짧은 여정으로도 이렇게 행운을 누릴 줄이야..
하얀 눈의 속살이 이렇게 곱게 입자를 이루고 있다.
뒹굴고 싶을 정도로 유혹적이다.
H라인 이누와시 코스 상단부.
H라인 이누와시 코스 하단부.
심설 위에 새롭게 스키자국을 남기며 가는 맛이란..
심설 스킹은 눈의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 몸을 기우려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야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중경을 유지하되 눈 상태에 따라 약간의 각도를 달리한다.
경험에 의해 어느 정도인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평상시처럼 탄다면 앞으로 고꾸라지기 쉽고, 너무 후경이면 대퇴부에 몰리는 중압으로 오래 버틸 수
없게 된다. 또한 스키를 한쪽으로 중심을 과다하게 잡는다면 그만큼 눈에 빠지기 쉽고 헤쳐나가기가
어렵게 되므로 두 발에 균형을 유지해서 턴을 조작하는 것이 심설스킹에 기본이 된다.
마침 한국사람들을 만나 한컷 찍고..
뒤에 배경의 사람들도 멋진 설경에 함께 환호한다..^^
심설 위에서..
눈 위를 떠다니는 가벼움..
내 존재의 무게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삶이 이렇듯 가벼울 수만 있다면..
그러나 육신이 있고 존재해야 하기에 무거울 수밖에 없는 운명..
내가 존재하고 타인과 함께 하면서도 가장 가벼운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땀의 철학'에서 찾는다.
땀을 흘리고 인내하고 그러므로서 몸과 정신은 더욱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마치 고대 스토아철학이나 불교와 닮은 점도 없지는 않지만..
그 자체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것이 다르다.
맞으편 마에모리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야마바토 코스.
니시모리산의 파우더를 완전히 자욱을 남길 때까지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심설을 만끽했다.
일본의 온 이유를 충족한 셈이다.
실제로 이런 눈을 타러 먼 곳까지 온 것이지 국내처럼 압설된 곳을 타러 온 것은 아니었기에..
이제 다시 중앙부 C라인 오타카코스.
난이도 높은 정상부 급사면은 굴곡도 심하고 바람으로 눈에 두께가 일정치 않아 밸런스 맞추는 것이
까다롭다.
E라인 각코코스와 F라인 기츠츠키코스 진입부.
T바를 타고 올라오는 코스다.
스키전용코스이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코스라 설질이 좋고 급사면 완사면이 조화로워 다이내믹한
스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카빙으로 내리꽂는 연습을 많이하게 되고 그만큼 쾌감도
강하다.
이와테현의 상징인 이와테산(2,038m).
오늘은 날씨가 좋아 운좋게도 앗피 마에모리 산정에서 웅장한 이와테 산을 대면할 수 있었다.
마에모리 산정에서 바라 본 앗피고원.
저기가 선자령이라고해도 믿을 것 같이 비슷하다.
마지막날 초반에 심설 파우더를 즐긴 니시모리산 이누와시 코스.
이와테산을 배경으로..
이와테 산을 봄으로써 앗피 스키투어에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제 시간상 B라인 하야부사 코스 정상에서 마지막 다운 힐이 남았다.
앗피 정중앙에 대표격인 3km 코스.
이 코스를 바람처럼 날아 앗피에 전 구간 대장정을 마감하기로 한다.
온천장으로 향하는 집사람. 셔틀버스가 수시로 다니지만 가까운 거리라 운동삼아 걷는 중.
약 부작용으로 인한 가려움증으로 치료를 받는 중인데 이곳 온천물로 많이 좋아졌다고..
주말에는 온천이 일찍 오픈하는데 오늘은 월요일이라 오후 1시에 문을 열었다.
원래 계획으로는 11시에 오픈한다고 해서 온천 후 곤도라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 이와테산과
설경을 구경하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되어 아쉽게 되었다.
'파티오 온천장'에서..
이번 스키투어는 집사람과 동행하기는 했지만 나는 스키에 바빴고 집사람은 수시로 온천을 드나들며
서로가 별도의 목적으로 움직였다.
전체적으로 날씨가 좋아 스키를 못타는 경우는 없었고..
눈보라에 바람에 악천후도 있었지만 그로인해 설경이 아름다웠고..
마지막 날은 맑아서 앗피고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심설파우더 스킹을 제대로 했는데, 앗피의 한계상 조금 짧은 맛은 있다.
향후 일본 계획이 있다면 북해도 최고의 파우더 스킹지인 니세코 쪽으로 가서 본격적인 심설스키를
체험하고 싶다.
짧은 2박3일의 여정이었지만 만족감은 큰 스키투어였다.

첫댓글 다양하게 즐기십니다. ㅎㅎ 스키장은 한가한것 같군요. 이곳은 올해 눈이 거의 안와서 스키어들이 슬퍼하는데.
집사람이 온천하자고 졸라서 한번 다녀왔지요.^^
일본은 눈이 지겹도록 온다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