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김치
김장김치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그것은 기온차이에서 비롯한다. 북쪽지방에서는 기온이 낮으므로 소금 간을 싱겁게 하고 양념도 담백하게 하여 채소의 신선함을 그대로 살리는 반면 남쪽지방에서는 짜게 한다. 소금만으로 짜게 하면 맛이 없으므로 젓국을 많이 쓰며,고기국물을 섞기도 한다. 따라서 북쪽의 김치는 국물이 많고 담백하며 산뜻하고, 남쪽의 것은 빨갛고 진하며 국물이 거의 없다. 중부지방의 것은 고추와 국물을 적당히 써서 약간 붉은빛이 돌고 국물도 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특색은 지역간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어느 곳에 살든지 각기 자기의 기호대로 김치를 담그게 되었으므로,서울 안에서도 여러 지방의 김치가 혼합되어 큰 특색이 없어졌다. 젓갈도 여러 가지를 혼합하여 쓰고 있다. 충청과 경기지역에서는 까나리젓이라는 액젓이 널리 쓰인다.
중부지방으로 남과 북의 중간다운 김치의 맛으로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온갖 종류의 김치가 다 모여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겨울에는 영하 10℃를 내려가는 강추위를 겪어야 하므로 김장은 대개 입동을 지나서 시작하며 12∼2월까지 김장김치를 먹는데, 새우젓·조기젓·황석어(黃石魚:참조기)젓 등 담백한젓국을 즐겨 씁니다. 서울지역은 조선시대부터의 도읍지로 오랜 기간 문화 생활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김치도 궁중에서 많이 먹던 김치를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나 요즈음은 여러 지방의 사람들이 모여살므로 이외에도 아주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경기도지역은 김치는 모양이 화려하고 풍요롭다. 그리고 서해의 풍부한 해산물과 동해산간지방의 산채와 곡식재배가 어우러져 김치의 맛과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며 총각김치·보쌈김치·백김치·비늘김치·동치미·등이 있습니다.
강원도는 산맥을 중심으로 산간지방과 해안지방으로 나뉘어지며 산간지방에서는 야채로만 만드는 음식이 많은 반면, 해안지방에서는 해물을 많이 넣어 동해(東海)의 동태·오징어가 싱싱하여 특색 있는 김장의 맛을 냅니다.
창란젓깍두기·채김치·동치미·가지김치·해물김치 등의 김치가 유명하고, 특히 각종 해물을 듬뿍 넣어 담그는 해물김치는 단백가가 높으며, 이 지방의 별미로 손꼽힙니다.
간도 알맞고 서울ㆍ경기지방에 비해 소박하며 갓,미나리,대파,삭힌고추,청각등을 잘 쓴다. 배추와 무는 배추짠지,무짠지라하여 통으로 담그며 간을 층층으로 하여 여러 독 담근다. 또 배추와 무를 큼직하게 썰어 반반 섞은 섞박지는 깍두기 버무리듯 하여 젓국 달인 국물을 붓는다. 조기젓,황석어젓,새우젓을 많이 쓰며 총각김치도 많이 담그는데 서울의 깍두기 같지않고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하다.
맵고 짜고 진한 맛과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고춧가루 대신 고추를 불려 멧돌에 갈아 걸쭉하게 하여 젓국에 넣어 쓰고, 풀국을 넣어 단맛을 더 내기도 하며 주로 전라북도는 새우젓국을 많이 쓰고, 전라남도는 멸치젓국을 많이 씁니다. 김장김치 외에 예로부터 유명한 해남(海南)의 갓김치와 고들빼기김치가 있으며 특히 고들빼기를 소금물에 절여 쓴맛을 우려낸 다음 젓국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고 담그는 고들빼기김치는 그 독특한 향과 맛이 입맛을 살려줍니다.
경상도의 음식은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사용하여 얼얼하고 맵게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김치도 진한 젓갈맛과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따뜻한 기후 때문에 김치가 쉽게 시어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금간을 짜게 하고, 국물이 없으며 양념을 비교적 적게 담습니다. 젓국으로는 멸치젓을 주로 쓰는데, 그 중에서도 남해(南海)의 멸치젓이 유명하며 젓국은 달여서 삼베로 걸러 국물만 쓰고, 생갈치를 잘게 썰어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하여 소를 버무릴 때 섞어 만든 갈치속젓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합니다. 부추김치와 우엉김치는 경상도 지방을 대표하는 별미김치이다.
기후가 따뜻해 김장이 따로 필요 없다. 김치 종류도 많지않고 오래 먹을 만큼 담그지않는다. 동지김치가 유명한데, 음력정월에 밭에 남아 월동한 배추로 담근다. 망울을 맺은 연한 노란 꽃을 소금물에 절였다가 건져 멸치젓,마늘,고춧가루로만 버무려 잠깐 익히면 맛이 아주 상큼하다.
황해도의 김치는 서울·경기도·충청도 지방의 김치와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새우젓·조개젓으로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고수와 분디라는 독특한 향의 채소를 김치에 넣어 향긋한 향을 내기도 한다. 동치미·호박지·고수김치·보쌈김치 등이 있는데 특히 늙은 호박에 무청과 배추우거지를 넣어 담그는 호박지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동태나 생가자미, 굴 등 기름기 없는 해산물을 고춧가루에 버무려서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어 젓갈을 대신 합니다. 맵지만 짜지 않게 하고, 김칫국을 넉넉히 붓고서 익으면 쏘는 듯한 탄산의 맛을 느끼게 담그며, 동치미는 조선무를 소금에 절여 독에 담아서 무의 물이 흥건해질 때까지 두었다가 생강·마늘·파를 주머니에 넣어 위에 띄워 놓은 다음, 큰 돌로 눌러 놓고 삼삼한 소금물을 부어서 담그며 이외에 콩나물김치·파김치·동치미·대구깍두기·쑥갓김치 등이 유명합니다.
비교적 조기젓을 많이 쓰는 편이고, 배추와 무를 따로 담그기도 하지만, 2가지를 함께 통으로 담그고 국물을 넉넉히 하여 간을 싱겁게 합니다. 소를 맵지 않게 하고 흰색으로 깨끗이 담그며, 마늘·파·생강·배·밤 등 흰색 고명을 많이 쓰는 것이 특징입니다.